권은희 “김용판 화내며 12‧12압수수색 영장신청 막아”“
허가했다 입장 바꿔”…이광석 서장과도 통화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39·현 송파서 수사과장)이 "김(용판) 전 청장이 압수수색 신청하기로 한 당일 오전에는 이광석 서장의 설득으로 찬성했으나 오후가 돼 입장이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30일 열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 과장은 "압수수색 영장을 준비하던 지난해 12월12일 김 전 청장이 다급히 전화해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막았다"고 밝혔다.
당시 수사팀은 국정원 직원의 주거지와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 등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권 과장은 앞서 여러차례 밝힌 바와 같이 "김 전 청장은 '내사 사건'이고 '검찰에서 영장 기각되면 어쩌냐'며 압수수색 신청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청장과 통화할 당시 이광석 서장도 곁에 있었다"며 "전화 내용을 말하자 이 서장은 '오전에는 압수수색 신청하기로 설득했으나 오후에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도저히 설득이 안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로 미루어 김 전 청장이 권 과장뿐만 아니라 이 서장에게도 검찰에 압수수색 신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
권 과장은 또 "7년 근무 동안 서울청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격려전화였다는 김 전 청장의 주장은 그날 아침 서울청에서 있었던 화상회의에서 격려 차원으로 했던 말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지방경찰청 증거분석팀은 국정원 직원의 ID목록과 '오늘의 유머' 등 사이트 등이 정리된 메모장을 확보했음에도 수사팀에 대선 당일에서야 전달했다"며 "이것만 즉시 알려줬더라도 3시간 이내에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몇 개의 개정으로 몇 백 개의 게시글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