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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하고 사이가 아주 좋았던 분들이나 좋지 않았던 분들

추억 조회수 : 1,787
작성일 : 2013-08-17 14:42:14

부모하고 사이가 좋았던 분들은 부모님 잃고 나면 그 휴유증이 오래 갈거라고 생각되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생전에 부모님중 어떤 한 분이든 사이가 좋았다기 보다 관계가 힘들거나 자식된 의무감에서 해왔던 분들도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맘이 힘들고 후회스럽고 어려운가요?

여기보면 부모하고 의절해서 살거나 어릴 때 정없이 키워서 사이가 서먹하다거나 특히 엄마나

아버지하고 사이가 안 좋은 사람들 이야기도 많던데 그런 분들 중에도 나중에 돌아가시고 나면 힘들고

후회스럽고 그런가요? 부모님과 관계를 끊고 살거나 부모님이 힘들었으면 돌아가시고 나면

홀가분해질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힘든 경우는 왜 그런지 그런 분은 없나 해서요.

저는 이제까지 보통의 평범한 엄마들에 비해서 잘해주지 못하는 엄마였지만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내가

일방적으로 뭔가를 해줘야 하는 그런 엄마여서 아쉬움도 많았고 그런 엄마 때문에 내가 인격이 형성되는데

자신감도 부족했고 나 위주보다는 다른 위주, 다른 사람 눈치와 평가가 좀 더 우선인 이런 사람이 되는데

엄마가 큰 원인이었다는 생각을 하는데 살면서 그게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알아도 잘 고쳐지진 않더라구요. 

그런 엄마가 불만스럽기도 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후회만 계속 되고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살아계실 때는 내 위치에서 잘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살았는데 지금 마음은 내가 마음을 너무 좁게

쓴 것같은 마음 뿐이고 되돌아 갈 수 없는 그 시간들이 괴로워요.

우리 엄마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대인 기피증세가 있어서 밖을 잘 안 나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녁거리 반찬사고 하는 잔심부름은 제가 했는데 뭐 사오라 하면 초등학교 다니는 애가 뭘 아나요

그러니 사오라는 그걸 반찬가게 아줌마가 주는대로 들고 오면 그게 본인 보기에 맘에 안들면 또 다시 바꿔오라고

또 보내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반찬가게 아줌마는 내가 애니까 또 만만한거고 그러니 그 중 안 좋은 걸 줬을수도 있고

그런데도 어른이 아니고 애가 오니 잘 안 바꿔주고 안 바꿔준다고 그냥

가면 나만 혼날테니 아줌마한테 사정하고 근데 그렇게 해서라도 바꿔가면 그걸로 만족하면 좋은데

그것도 아닐 때가 많아서 욕먹고 했던 기억이 있어요. 엄마는 어딜 가더라도 나가다가 밖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으면 자기 얘기 한다면서 다른 길로 돌아서 갔던 적도 있었고 그런 걸 은연 중에 보고 자라서인지

내 성격은 좀 소심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 무엇보다 내가 아니라 엄마 맘에 들게 하려고 무척 애쓰고 엄마가

좋다해야 안심이 되는 그런 식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중학교 가서는 지금도 기억 나는게 거의 항상 책가방 맨 뒤쪽은 집에 갈 때

무우나 야채 기타 반찬거리 사서 넣어가느라 약간 모양이 안 예쁘게 우그러져 있고 그 안은 국물도 좀 베어 있던

그런 가방 들고 다니던 제가 떠 오르네요. 그래서 저는 친구도 거의 없었고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삐쩍 마르고 소심하고 전혀 눈에 안 띄는 그런 애였던 기억이 나네요.

생일이라고 특별히 생일상이나 선물 같은 건 단 한 번도 챙겨 받은 적도 없었고 항상 내가 뭔가 엄마를 위해서

해줘야 한다는 생각 속에서 살았어요. 그렇다고 아버지가 살가운 것도 아니고 그림을 잘 그려서 상도 받고

했지만 그냥 그 뿐이고 그걸로 학원을 다녀 본다거나 학교 가는 것 이외에 그림이든 악기든 글짓기 상도

받았지만 어떤 학원이든 그런데를 다녀 본 적도 해달라고 한 적도 없어요. 밥 못 먹고 사는 정도는 아니어도

먹고 사는 것 외는 돈을 거의 안 쓰는 집이고 그걸 아니까 아무 요구도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엄마가 그걸 알고 교육에 신경을 써 준것도 아니니까요.

심지어 엄마는 학교 운동회 때는 물론이고 졸업식 때도 한 번도 학교에 와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 어쩌면 제가 그렇게 중학교 때까지 친구도 없고 존재감 없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 당시에는 교사들도 대부분 다 돈 있는 집 엄마들 바라기라 저 같은 애 뭘 어떻게

할 지도 모른 채 있는 걸 신경 써 주는 선생님도 없었고요. 무시나 안 하면 다행이었죠.

지금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건 고등학교 때 담임이 학기초에 가정 방문을 했는데 저의 집 순서가

되어서 저의 집에 갔다가 엄마가 숨어서 못 보고 간 게 기억에 남아요. 이유는 그냥 선생한테

내 꼴 보이기 싫다였는데 엄마는 그 때까지도 자신감부족으로 대인 기피증이 있었어요.

가족이나 동네 옆집같이 늘 보는 딱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엄마는 사람 만나는 걸 기피했어요.

전 그런 엄마 밑에서 컸어요. 화나면 아무 말이나 막하고 아버지 외도도 나한테 다 얘기해서 어린 중학생인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가슴이 막막했던 기억이 나네요. 외도 대상으로 지목한 게 동네 아줌마였는데

나더러 아버지 뒤를 캐보고 따라 가보라고 하기도 하고 실제로 그래서 아버지 나가고 뒤를 따라 갔던 적도 있어요.

사실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그걸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데 내 소도 참 힘들었고 그 때는 항상 그 이후로도

가끔씩 아버지 욕하고 그래도 이혼 안하고 사는 건 나랑 동생들 때문이라 말했는데

실제로 한 번 이혼 직전까지 갈 정도로 크게 난리가 난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아버지가 말해주더군요. 결혼 전에는 몇 마디 안해 봐서 수줍어서 그런 줄 하고 나서보니 성격이 답답하고
아버지가 보기에는 지능이 약간 아주 약간 떨어지더라고 말을 하대요. 하지만 그래서인지

다른 한 편으론 남 해꼬지 하거나 뒤로 뭘 꾸미거나 그런 짓은 못하죠.

집에서 밥하는 거 외엔 애들 학교 생활이 어떤지 교육이 어떤지 재테크가 어떤지 집 꾸미는 게 어떤지

돈 버는 게 어떤지 이런 건 거의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말년에는 대인기피증은 나아지셔셔 동네 사람들과 다니며 자기 손으로 돈도 약간 벌어보고 하셨어요.

전 이런 집이 너무 싫어서 고등학교 와서 공부를 열심히 했고 학교 외에 아무 도움도 없었지만 다행히 서울로

대학교를 왔고 그 이후로도 계속 엄마가 뭔가 필요한 거 있으면 내가 다 사주고 부쳐주고 했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파서 집안 일을 못해서 음식이 문제가 되서 음식도 많이 주문 해주고 그렇게 지냈어요.

나한테 못해주고 이해도 못 해 준게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안 됐기도 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잘 해줄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공부 잘해도 그거 자기한테나 좋지 나한테 좋은 게 뭐가 있냐던 소리도 들었었는데 어깃장 놓는

소리도 참 많이 했고 뭘 사주면 거의 항상 불만스러운 점 만 얘기해서 힘들게 했고 그건 본인이 평생 그런

걸 당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럴 때 기분이 어떤 건지 몰라서 그럴거라 생각해서 그런 거 다 그러려니 하고 살고

하면서 나는 나대로 잘한다고 생각해왔어요.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는 사흘간 밤에 옆에 붙어 있으면서 찾을 때마다 대답하고 지키고 있다가 그러고도

몸에 살이 다 빠진 것 같은 상태에서도 이틀을 버티시기에 또 살고자 하는 마음이 엄청나게 강했고 해서

마지막 임종 전 날 자리를 12시간 이상 비웠더니 그 사이에 임종을 하셔셔 마지막에 얘기를 못 한게

너무 마음에 남아요. 돌아가시기 며칠 전 간병하는 사흘 동안 엄마가 말은 못해도 나를 알아보고 있었고

그 때 많은 말을 해서 혹시나 임종 때 못 봐도 여한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서 마음에 회한이

전혀 남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지금도 너무 마음이 힘들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시어른들은 소천했다는 말을 수술했다는 말로 알아 듣고 그래서 문상에 안 왔다 하니 평소에 그런 상황에

대해서 미주알 고주알 얘기 하는 사이도 아니고 그 단어를 못 알아들을 만큼 언어거 짧으신 분도 아닌데

갑자기 그런 전화를 하는데도 그렇게 알아들었다니 뭔가 꼬일려면 그렇게도 꼬이는지 제 마음이 힘드네요.

늦어도 가봐야 한다고 해서 삼우제 가는 날 시부모님도 집에 같이 내려 갔는데 내 생각에는 간다고 미리 말하면

집에 부담 될 것 같아 그건 얘기 안 하고 그냥 나 터미널에 데릴러 나오지 말라고 했더니 그러기로 해놓고

원래는 내가 도착하면 같이 삼우제 지내고 절에 가기로 해놓고 그 사이에 바뀌어서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삼우제 다 지내고 아버지랑 형제들 절에 간다고 그걸 몇 번 연락해줬는데 내가 차 안에서 자는 바람에

연락을 못 받아서 터미널에 도착하니 아버지는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길에서 시부모님 대면한 꼴이

되어서 그것 때문에 또 아버지 화내고 나도 일이 왜 자꾸 이렇게 꼬이는지 안 그래도 내 맘 같아서는 

시부모님  안 모시고 가고 싶었는데 내 마음은 내려 놓고 다른 사람들 마음 편하라고 한 게 이렇게 꼬이니

도대체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도 마음이 힘들고 임종 전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 뿐이고 아직도 아무 것도 못하겠어요.

얼마나 지나야 제가 일상으로 돌아오고 뭘 어떤 걸 해야할까요.

     

IP : 182.172.xxx.24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
    '13.8.17 3:49 PM (1.126.xxx.168)

    두 분다 열심히 나름 사셨네요
    돌아가신 분 생각은 그만 하세요.
    이제 그만.. 딱 그만 두세요.

  • 2.
    '13.8.17 3:53 PM (211.234.xxx.223)

    절에서 49제 지내기로 했어요.
    크고 나서 생각하니 한편으론 자기가 그렇게 단순하고
    부족하게 태어날려고 해서 그렇게 태어난것도 아니고 안됐다는 생각도 있고 다른 한편으론 그래서 나나 가족한테 엄마로서 보통 생각하는 정도도 다 못 해 준거 생각하면 원망도 많이 들고 그런 여러 감정이 들어서
    마음이 복잡해요.
    저만 제대로 학교 마쳤지 나머지 애들은 그렇지 못한데
    학교 생활에 전혀 도움을 못 주었고 그런 걸 어떻게
    해줘야 하는건지 안 했다기 보다는 몰라서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집에만 있는 분이었어요.
    그러니 형제들은 거의 엄마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정도의 정서적인 보호도 못 받고 큰거죠.
    그냥 밥 해주고 빨래 해주는 정도였고 자기도
    힘들어 그랬겠지만 신경질만 엄청 많이 내는 엄마였죠.
    나이들고는 조금 기피증도 나아지고 신경질도 나아진 정도였지만 그 땐 우리도 다 큰 상태였죠.
    한 때는 돌아가시면 마음이 편한 것도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냥 모든게 내가 후회스럽고
    여러 가지로 정말 감정이 복잡합니다.

  • 3. 병원에
    '13.8.17 6:46 PM (211.234.xxx.223)

    집으로 모시기 전 병원 6인실에 있을 때
    남편의 권유로 남편이 병마와 싸워 이기는 힘을 달라고기도하고 마지막에 아멘할 때만 따라서 엄마가 아멘
    따라 했어요.
    평소에 기독교에 대해 너무나 적대적이어서 의외였지만
    그만큼 삶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아멘으로 구원받고 천국에 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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