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의 일상성...

갱스브르 조회수 : 1,501
작성일 : 2013-08-13 12:09:32

영화 미포 미드나잇을 보고 있자니 배우들의 세월과 나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누구나 나이 먹고 시간에 스러져 한해 두해 보내면서두 와 닿지 않다가

부지불식간 정돈되지 않은 적나라한 나와 마주할 때 있잖아요.

매무새 다듬으려 거울 보는 건 진짜 자기얼굴이 아니라네요.

거울을 보는 행위 전에 표정을 만든다고...

순식간에 스치는 내 모습...가끔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보고 놀란 적 있었습니다.

무방비 상태에서의 나는 그리고 우리는 참 건조하고 무심합니다.

처음 비포 시리즈 봤을 때 유럽 열차 여행에 대한 낭만이 부풀었죠.

하지만 제가 줄리델피가 아닌 이상 에단 호크를 만날리는 만무..ㅋㅋ

그렇게 환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즐거운 맘으로 배회했던 영화였습니다.

어긋난 헤어짐 이후 다시 재회한 그들의 비포 선셋...

전 그 마지막 장면 줄리가 에단 앞에서 떠나야함을 종용하면서도 야릇하게 춤을 추던 그때 알았습니다.

둘이 뭔 일 난다고...ㅋ

그렇게 그림같이 만난 둘의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져 그 일상성의 하루하루를 보여주는 비포 미드나잇은

이상적인 연애에서 가장 현실적인 결혼의 이상을 제시합니다.

일상성에 대한 지루함이나 사랑의 감정이 식어 상실감에 허덕이는 무기력한 남녀가 아닌

현실을 직시하는 그들의 무심함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들...

그들은 정말 "대화"를 하고 있더라구요.

나중엔 저 대사들이 시나리오야..두 배우의 실제 대화야 ..할 정도로...

연애든 결혼생활이든 시간에 반비례해 대화는 줄잖아요.

꼭 말해야 아느냐며...

말해야 알아요, 또 말을 하며 살아야 하구요...

약간의 갈등을 소재로 집어넣긴 했지만 저 두 커플이 이혼하겠구나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을 얘기할 줄 알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알더라구요.

그냥 주거니 받거니 한다고 대화는 아님을 이 영화가 깨우쳐 주네요...

두 배우의 자연스런 주름이 주는 위로도 참 좋았습니다.

떳떳하게 흘러가는 거... 그게 용기지 싶네요...

IP : 115.161.xxx.2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글을 읽으니
    '13.8.13 12:15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그 영화가 보고싶어지네요.
    담담하게 글을 잘쓰시는듯.....

  • 2. 니니
    '13.8.13 12:24 PM (49.1.xxx.81)

    순식간에 스치는 내 모습...가끔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보고 놀란 적 있었습니다


    마자요...저역시....

  • 3.
    '13.8.13 1:24 PM (211.234.xxx.72)

    저는 무척 좋았던 영화인데
    남편은 시리즈를 전혀 보지 않아서인지 비포미드나잇에 흥미 없다하더군요.
    혼자보기가 뭣해서 여태 미뤄뒀었는데
    원글님 글 보니 남편과 함께 봐도 될것같아요.
    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7659 친정엄마랑 얘기하면 자꾸 화가나요 6 친정 2013/08/18 3,993
287658 '엄마 나 응가 했어'- 한강수영장의 불편한 진실. 7 기사 2013/08/18 3,747
287657 아파트 배관 공사로 온수 안나올 때 샤워 어떻게하세요 10 온수 2013/08/18 4,023
287656 사과 커터기 어때요? 5 cherry.. 2013/08/18 1,186
287655 아보카도 싸게 구할 만한 곳이 있을까요? 2 Loggin.. 2013/08/18 3,433
287654 겨울 코트 고르려 하는데요 1 sooyan.. 2013/08/18 875
287653 캐나다 포테이토칩 찾아주세요ㅠㅜ 3 ㅡㅡ 2013/08/18 952
287652 장남이 딸만 있는 경우 이후 제사는? 14 궁금해요~ 2013/08/18 5,641
287651 오이지 아삭 절구기 물엿 대신 설탕 오이지 2013/08/18 1,414
287650 짐 전력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5 어이없어 2013/08/18 1,010
287649 애엄마는 잠재적 진상인가요... 62 ..... 2013/08/18 9,417
287648 잡월드 원하는 체험실은 다 마감이네요? (결석하고가려는데도) 청소년체험실.. 2013/08/18 953
287647 길가다가 잘생긴 남자 있으면 쳐다 보시는 분 계시나요? 11 홍당무 2013/08/18 15,719
287646 도형 아이큐 테스트를 했는데.. 6 고딩 2013/08/18 1,965
287645 시스템이 망가져버린 나라.. 현재 대한민국 7 답답하다 2013/08/18 1,715
287644 차의 세계에 입문하고 싶어요~ 6 커피 마시면.. 2013/08/18 1,389
287643 엄청나게 큰 바다를 보는 꿈 7 Estell.. 2013/08/18 5,792
287642 내가 아시는 분이 아니라 아는 분 .. 1 .... 2013/08/18 1,085
287641 아이오페 xp 에어쿠션 어떤가요? 5 두잇두잇 2013/08/18 3,103
287640 어머니들~ 중 고딩 딸들 머리에 전혀 터치 안하시나요? 12 궁금 2013/08/18 2,801
287639 주원 연기 잘하네요.. 2 주원좋아 2013/08/18 1,808
287638 '그것이 알고싶다' 안타까워서... 12 네가 좋다... 2013/08/18 12,128
287637 한살림은 믿을만한 이유가 뭔가요? 27 동동 2013/08/18 6,185
287636 우리나라외식은 일식 이탈리안식이 대세 3 ㄴㄴ 2013/08/18 1,728
287635 명사+명사=단어 16 도와주세요.. 2013/08/18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