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의 일상성...

갱스브르 조회수 : 1,467
작성일 : 2013-08-13 12:09:32

영화 미포 미드나잇을 보고 있자니 배우들의 세월과 나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누구나 나이 먹고 시간에 스러져 한해 두해 보내면서두 와 닿지 않다가

부지불식간 정돈되지 않은 적나라한 나와 마주할 때 있잖아요.

매무새 다듬으려 거울 보는 건 진짜 자기얼굴이 아니라네요.

거울을 보는 행위 전에 표정을 만든다고...

순식간에 스치는 내 모습...가끔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보고 놀란 적 있었습니다.

무방비 상태에서의 나는 그리고 우리는 참 건조하고 무심합니다.

처음 비포 시리즈 봤을 때 유럽 열차 여행에 대한 낭만이 부풀었죠.

하지만 제가 줄리델피가 아닌 이상 에단 호크를 만날리는 만무..ㅋㅋ

그렇게 환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즐거운 맘으로 배회했던 영화였습니다.

어긋난 헤어짐 이후 다시 재회한 그들의 비포 선셋...

전 그 마지막 장면 줄리가 에단 앞에서 떠나야함을 종용하면서도 야릇하게 춤을 추던 그때 알았습니다.

둘이 뭔 일 난다고...ㅋ

그렇게 그림같이 만난 둘의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져 그 일상성의 하루하루를 보여주는 비포 미드나잇은

이상적인 연애에서 가장 현실적인 결혼의 이상을 제시합니다.

일상성에 대한 지루함이나 사랑의 감정이 식어 상실감에 허덕이는 무기력한 남녀가 아닌

현실을 직시하는 그들의 무심함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들...

그들은 정말 "대화"를 하고 있더라구요.

나중엔 저 대사들이 시나리오야..두 배우의 실제 대화야 ..할 정도로...

연애든 결혼생활이든 시간에 반비례해 대화는 줄잖아요.

꼭 말해야 아느냐며...

말해야 알아요, 또 말을 하며 살아야 하구요...

약간의 갈등을 소재로 집어넣긴 했지만 저 두 커플이 이혼하겠구나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을 얘기할 줄 알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알더라구요.

그냥 주거니 받거니 한다고 대화는 아님을 이 영화가 깨우쳐 주네요...

두 배우의 자연스런 주름이 주는 위로도 참 좋았습니다.

떳떳하게 흘러가는 거... 그게 용기지 싶네요...

IP : 115.161.xxx.2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글을 읽으니
    '13.8.13 12:15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그 영화가 보고싶어지네요.
    담담하게 글을 잘쓰시는듯.....

  • 2. 니니
    '13.8.13 12:24 PM (49.1.xxx.81)

    순식간에 스치는 내 모습...가끔 지하철 유리에 비친 모습보고 놀란 적 있었습니다


    마자요...저역시....

  • 3.
    '13.8.13 1:24 PM (211.234.xxx.72)

    저는 무척 좋았던 영화인데
    남편은 시리즈를 전혀 보지 않아서인지 비포미드나잇에 흥미 없다하더군요.
    혼자보기가 뭣해서 여태 미뤄뒀었는데
    원글님 글 보니 남편과 함께 봐도 될것같아요.
    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4898 이 더위에 어린이집 체험학습 꼭 가야하는지.. 8 .. 2013/08/13 1,636
284897 에어컨 환불받았는데요.. 4 에어컨 갈등.. 2013/08/13 1,929
284896 남산도서관 많이 더울까요? 1 ... 2013/08/13 1,029
284895 미래○○사·국제○○진흥원…국정원 가상의 업체 드러났다 1 세우실 2013/08/13 989
284894 [원전]서울대 서균렬 "일본산 식품 전면 수입금지할때&.. 3 참맛 2013/08/13 1,060
284893 사랑의 일상성... 2 갱스브르 2013/08/13 1,467
284892 헤나염색 집에서 할수있나요?? 12 새치 2013/08/13 4,550
284891 갑자기 숨이 콱 막혔다가 지금도 숨이 계속 차요 15 질문 2013/08/13 4,190
284890 고 2 여학생 기숙학원 어떨까요? 2 기숙학원 2013/08/13 1,520
284889 이사들어가는집이 곰팡이 투성이에 완전 더러워요ㅠㅠ 어떻게 해야하.. 3 mom1 2013/08/13 2,103
284888 행신동에 동물병원 추천 부탁드립니다. 1 강아지 키우.. 2013/08/13 1,107
284887 어느 종교인의 전 재산 2 참맛 2013/08/13 1,178
284886 샤넬 흰색백 어떻게 관리? 3 샤넬 2013/08/13 2,147
284885 그것이 알고싶다 의사사칭 와이프요.. 13 무한걸 2013/08/13 12,778
284884 82님들 가방브랜드 아시는분 ㅜㅜ 2 내가 이럴줄.. 2013/08/13 676
284883 에디 레드메인(테스, 레미제라블) 전 못생겼다고 생각되는데.. 8 어제 테스보.. 2013/08/13 2,010
284882 가지도 맛있고... 6 감사 2013/08/13 1,350
284881 일부 키가 안먹히는데요 특수문자 아시면 알려주세요 5 컴퓨터고장 2013/08/13 712
284880 헤어드라이기 정리 방법 좀 4 정리하고 싶.. 2013/08/13 3,877
284879 초1여아 한쪽눈을 깜박이는데 틱인가요?? 5 해바라기 2013/08/13 2,301
284878 오늘 82 정상인가요? 10 더운데 82.. 2013/08/13 2,096
284877 구글 애드센스 하시는 분 계세요? ... 2013/08/13 573
284876 거제도 여행 도와주세요(펜션등) 6 추억만들기 2013/08/13 1,568
284875 부산에 밤에 도착하데요...혹시 주변에 괜챦은 식당 추천해주세요.. 6 주니맘 2013/08/13 1,188
284874 이용녀할머니 별세뉴스 도넘은 악플…유족 고발키로 (종합) 10 세우실 2013/08/13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