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스포 포함 열심히 리뷰들 (언론, 이곳 게시판) 읽다가
어제 드디어 봤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열차버전" 이라는 데 동의하구요,
씬들은 거기에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 장면들도 많이 겹치네요.
민중-사회의 구조 등 이데올로기적 메시지에서 한단계 나아가 blue ocean 격 해결방법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끝장면, 아이디어는 무리 없지만 완성도에서 좀 더 신경 썼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입니다.
좀 더 드라마틱한 미장센이었음 좋았을 거 같아요. 원근, 입체감 좀 더 살리며..
스타일면에서 비교적 저예산 (헐리우드 기준) 으로 블럭버스터급이라 생각되구요
일부러 골고루 인종 넣은 거... 약간 뻔하기도 하지만 의미가 있다고 보구요.
그리고 또 이름들.
William 과 Gillford 가 원래 서양식 이름인데 길리엄과 윌포드로 변형했네요.
Mason .. 처단자 이미지가 강한 이름이구요.
냄궁, 발음을 고쳐주면서, 남궁 민수.. 두 글자, 세 글자식 동양 이름에 익숙한 서양인들에게 또 다른 패러다임
제시했다고 보는 비약도 해 봅니다.
요나... 성경에 나오는 고래 뱃속 요나가 연상되기도 하구요.
티미. 작다는 의미가 이미 내포되어 있는 이름이죠. Tim 자체도 그렇고 애칭으로 만든 것도 그렇고.
담배..의, 연기의 의미.
마지막 말보로.
장면이 삭제되어 남궁이 어떻게 다시 담배를 손에 넣게 되었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눈에 띄더군요.
담배로 인해 릴렉스되어 회상하고 이야기 털어놓는 주인공. 지극히 한국 Nam 자의 정서이며 시대와 역행하는
부분도 느껴져 조금 진부한 아쉬움으로 다가왔구요. (담배 모티브가 제게는 아쉬웠던 점^^)
오히려 이걸 잘 살려 윌포드와의 대화에서 앞장면과의 개연성 유지에 이용했다면 모르겠습니다.
(스포 안되게 쓰려니 힘드네요^^ 길리엄이 윌포드와의 대화 경고하는 내용이 살려지지 않는 점 아쉬워요)
그리고 나중에까지 살아남았던 불사조같은 백인남자. 뭘까요?
이 점에 대한 설명부족. 역할과 이유 등등.
그러고보니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나고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직원들은 어떤 봉급체계인지 급궁금해지네요.
회사 충성도에 대한 개연성이 좀...^^ (농담입니다)
이 점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죠.
틸다 스윈튼 연기 너무 좋았지만
1차원적인 연설... 뜬금없는 유머 코드 (통역중단).. 관객의 긴장감을 풀어주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좀 뭐가 안맞는단 느낌. 여기서 바로 찰리와 초콜렛 공장. 영화의 묵직한 전반 분위기속에 어설프게 끼워넣은
동화 판타지 같단 생각 들었습니다. (이 뿐 아니라 교실 칸에서 정점을 이루구요. 각각 객실칸은 다른 영화들과의
데자뷰가 많네요. 불만은 없고요. 좀 더 치밀하게 연출되었음 하는 아쉬움이 또 들었어요. 데자뷰에 그치지 말고
좀 더 크리에이티브가 추가되었었으면 하는..)
바로 이 부분 등에서 "숟가락으로 떠먹임" 당하는 조금 불쾌감 드셨을 테구요.
윌포드와 길** 과의 관계.
윌**의 입장에서만 들은 거라 100%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복선이나 뉘앙스도 있었음 좋았을 거라 생각하며
또 아쉬움. 윌** 만의 설교도 조금 지루함.
대체적으로 설교 scene 들을 평면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조금 시공간적 입체감을 가미했으면 어떨른지..
결론은,
저는 온가족이 돈 주고 볼 만 했구요!!! ^^ (남편은 고개 가로 저음. 아이들은 울버린과 비슷한 재미수준이라고 함.
레미제라블을 뮤지컬, 영화까지 아주 아주 감동 깊게 봤던 중/고딩생들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점이 딱히 와닿진 않았대요.
저도 동감. 메시지가 좋았던 거에 비해 그렇게 임팩트있게 연출되지 않았어요. "떠먹여주는 거"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인지.. ㅡ.ㅡ)
많이, 많이들 보셔서 한동안 회자되었으면 하는 주제라고 생각됩니다.
레미제라블을 보고 같은 마음이 들었거든요.
봉감독, 좀 더 연마해서 뻔하지 않고, 생각하게 해 주는 (원래도 재미와 개념을 잘 혼합한다고 하지만)
세계적인 작품들 많이 만들었음 좋겠네요.
이창동 감독은 요즘 뭐하시나...
애국심으로 영화 보는 건 절대 아니지만,
개념 있는 한국 감독들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