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개월 차에요.
결혼 할 당시 전셋집 값의 20% 가량을 시부모님이 구하신 돈으로 충당했어요.
처음에는 모자라던 돈이 큰 금액이 아니어서 대출 받으려 했으나
이자 내는 거 아깝다며 구해오셨길래 당연히 자식 결혼한다고 보태주시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덧붙이면…
제가 직장생활을 한 지가 2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라 모은 돈이 많지 않아
저희 부모님이 보태셔서 거의 혼수+집+결혼식 비용 다 합쳐서 남편쪽과 저희 집에서 각각 반반씩 부담한 셈이에요.
저 위에 적었던 출처를 알 수 없는 일부의 돈 빼고요.
혼수는 앞으로 십년은 쓸 테니 너무 싼 걸로만 할 수 없어서
당시 4개월 결혼준비 하면서 받았던 제 월급이랑 성과급으로 괜찮게 했어요.
누가 보더라도 혼수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고요.
대신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정말 저렴하게 욕심 부리지 않고 했어요.
신혼 여행도 가고 싶은 데로 갔지만 욕심 안내서 많이 들진 않았구요.
근데 결혼한지 한 달 조금 넘었을 때 시어머니께서 그 때 보탰던 돈 달라고 얘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저는 큰 금액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그냥 저희 주시는 건 줄 알았는데(그 당시엔 명확하게 아무 얘기도 하신 적 없음)
남편을 통해서 언제쯤 갚을거냐 물어오셨더라구요.
금액에 상관없이 주신게 아니라 빌려주셨더라도 감사한 일이란 건 알지만
저는 좀 내심 서운하긴 했어요.
자리도 잡기 전이고, 집에 필요한 소소한 물건들도 다 없어서 살 것도 많고
식장 비용, 회사에 돌린 답례품 이런 것들 카드로 긁은 거 메꾸느라 돈 나갈 곳 천지인데 그런 얘기를 꺼내신게요.
암튼 결론적으로는 남편과 결혼 초반에 경제권 때문에 의견이 오고 가면서,
갚겠다는 조건 하에 경제권은 제가 갖기로 했어요.
(직장생활은 남편보다 더 짧게 했어도 급여는 제가 조금 더 많아요.)
하지만 공인인증서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냥 급여일에 월급을 저축 계좌로 옮겨주는 정도에요.
저한테 오픈하지 않은 크지 않은 비자금 조금 있는거 같긴 하고요.
그런데 이번에 남편이 이직하면서 퇴직금 받은 거에 결혼 후 매달 모은 돈을 합쳐서
빨리 시어머님께 돈을 갚자고 하네요.
그거 다 갚고 통장에 십원도 안 남으면 저는 불안할 꺼 같아서 좀 미루자고 하고 있고요.
갚겠다 했고 생각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돈 좀 모일라 하니 홀랑 갚자고 하는게 좀 마음이 상해요…
일년 반 뒤에 전세금 올려달라고 할 지도 모르는 일이고 어디에 돈이 급하게 쓰일 곳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결혼하고 나서 돈 한참 나갈 곳 많은데도 몇 개월간 알뜰하게 저축한게 억울하기도 하고.
어련히 잘 알아서 할까 못 미덥나 싶기도 하고.
어제 갚자는 얘기 들으니까 짜증도 나고 울적하기도 하고 그렇네요ㅠ.ㅠ
이자는 안내지만 마미론도 정말 갚아야 마음의 부담이 끝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