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들이 반쯤 한시적/영구적 전업주부가 되어가는 시기예요.
애기 낳고 그런 경우도 있고 애기를 가지려고 그런 경우도 있고 그거랑 상관없이 남편 직장 이동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고 가끔은 본인 직장 사정에 따라서 쉬는 친구들도 있고요.
그런데 하나같이 다들 너무 좋대요.
비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서 올레티비만 봐도 좋다고 하고
일주일 내내 외출 안하고 있어도 괜찮다고 하고
학원 하나 다니는거 말고는 남편도 매일 늦고 해서 아무 일정도 없고 만날 친구도 없어서 심심하지만 그래도 좋다고 하고
큰애 공부봐주고 작은 애 임신하고 있어서 몸도 무겁고 앞날도 걱정되지만 그래도 휴직해서 살거 같다고 하고
신기하게 다들 좋대요.
저는 신기한게 처녀때 3개월 정도 백수기간 있었는데 별로 안 좋았던거 같고 (그냥 오후까지 늦잠자다가 일어나서 엄마가 밥주면 먹고 엄마랑 티비보다 4-5시쯤 샤워하고 화장하고 나와서 친구들 만나고 11시쯤 들어가서 인터넷하다 새벽에 자는 날 반복) 3개월 출산휴가인적 있었는데 애기 이쁘고 그런거랑 별도로 그때도 별로 안 좋았거든요. 회사를 나가고 싶은건 아니었는데 뭔가 남편은 출근하고 친구들도 회사고 하루종일 말 못하는 애기랑 동네아주머니, 택배아저씨, 도우미아주머니, 가게 주인들이랑만 대화하고 살고 뭔가 시간은 가는데 할건 없고 심심심심...
남편은 걔네는 뭔가 자기가 처한 상황에 만족하고 이건 이런대로 좋고 저건 저런대로 좋고 현실에 감사하는 스타일인거라고
마치 저는 안 그렇다는 양 (대놓고 말한건 아니지만) 얘기하네요.
저도 막상 집에서 아기 키우고 살림하고 하다보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