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남자아이 아침마다 학교 보내는 게 지옥이에요.
8시 30분까지 등교해야 하는데
8시에 깨워도 안 일어나요.
예전에 더 일찍 깨워도 핸드폰 시간 보고 절대 안 일어나서
궁여지책으로 아이랑 타협한 게 8시에는 꼭 일어날 테니 그 전에 깨우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근데, 이마저도 잘 안 돼서 결국 8시 5분 전부터 일어나라고 얘기하게 돼요.
알았어요, 알았다니까, 알았으니 내버려둬요, 이걸 8시 5분까지 해요.
그리고도 어찌어찌 겨우 일어나 나오면 식탁에서 2차가 시작돼요.
숟가락 들고 식탁에 머리 파묻고 다시 자는 거예요.
학교까지는 걸어서 8분 정도, 빨리 걸으면 6분에도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튼 8시 20분에는 나가야 지각을 면하는데(아파트 고층이라 엘리베이터 놓치면 2-3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함)
어떤 때는 15분까지 식탁에 저러고 앉아 있어요.
그러고는 한두 숟갈 뜨다 말고 교복 갈아 입고 나가요.
이 닦기는 말할 것도 없고 세수도 안 하고 나가요.
30분 이후에 가면 학교 교문에서 지각한 애들 다 모아 세워두고 벌점이랑 벌칙도 받아요.
몇 번 당하고 스스로 고치게 내버려두라고 해서 내버려뒀더니
계속 지각해서 담임한테 전화왔어요. 어머니, 신경 좀 써 주시라고ㅠㅠ
극약 처방으로 아침 다 차려놓고 집에서 나온 적도 있어요.
시간 알려주고 지금 안 일어나면 지각이니 알아서 하라고...
9시 반에 학교에서 전화왔더라구요. 그때까지 자고 있어서 결국 무단 결과 처리ㅠㅠ
그런데도 여전히 똑같아요.
담임이 너무 어이없어 하면서 나중에 학교 지원할 때 그런 기록이 얼마나 큰 마이너스가 되는줄 아시냐고...
어머니가 신경써주지 않으시면 곤란하다고....
정말 어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학교에서는 지각하는 것만 빼면 모범생이고 공부도 잘해요.
오늘 아침에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는데
투덜거리고 계속 항의하면서(늦지 않았다, 밥 안 먹고 가면 된다...) 식탁에 앉더니
지금 몇 시냐고, 8시 7분이라고 했더니
그럼 자기가 오늘 밥 다 먹고 가서 지각 아니면
내일부터는 8시 7분 전에 깨우지 말라고, 절대 안 일어난다고 버럭거리더라구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아이 등짝을 손바닥으로 네다섯 번 후려쳤어요.
니 마음대로 하라고... 밥도 먹지 말고 가라고...
아이도 너무 놀라서 아무런 반응도 못하고 고개 숙인채 미동도 않고...
저는 그냥 등돌리고 거실로 와버렸어요.
아이는 좀 있다가 일어나더니 방문 꽝 닫고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학교에 갔구요.
저는 지금까지 망연자실이에요.
제가 이렇게까지 분노조절을 못하는지, 그동안 아이와 갈등(이것 말고도 사춘기라 말대꾸도 심하고 갈등이 많은 게 사실이에요)이 결국 이렇게 폭발한 건지....
학교에서 돌아오면 뭐라고 해야할지, 앞으로 아침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무런 생각이 안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