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기처럼...

씩씩하게 내리는 비 조회수 : 692
작성일 : 2013-07-11 13:23:25

병원을 다녀봐도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팔꿈치 통증이 요즘 나를 괴롭힌다..

팔을 무조건 쓰지 말라고 해서... 거의 모든일을 내팽개치고 무작정 빈둥거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왼팔에도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내손으로 자유롭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상황들이 못견디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

정형외과, 신경외과를 다녀보다가 아는분이 권해주신 한의원에를 간다...

웬일로 아침 일곱시에 저절로 눈이 떠진 아침이다... 이런날이 별로 많지 않음으로.. 갑자기 행복해진다

한의원의 한약냄새... 뜸뜨는 냄새... 이런 것들이 나는 참 좋다.

침을 맞을때 배에 올려주는 핫팩의 따뜻한 기운...

간호사들의 소근거림은 잘마른 이불호청처럼 귓가에서 뱅뱅돈다...

뜸이 뜨거우면 말씀하세요... 사그락사그락

소독해드릴게요... 사그락

게다가 여기 의사선생님은 보통의 의사들처럼 가녀리거나 창백하지 않다...

대개의 의사들은 영양분이 적절하게 배합된 물에서 키워진 식물처럼... 희고 가늘고, 청결하고 냉정하다...

그런데 이분은 튼튼한 어깨에 아주 다부진 운동선수같은 체격을 지녔다...

운동을 아주 열심히 하는 모양이다...  이런 의사선생이 나의 양팔을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묻고 또 묻고... 아주 심각한 표정을 침을 놓고...

나는 이 분이 나를 어떤 어려움과 위험에서 지켜주고야 말 것 같은 착각에 빠져버렸다...

아무도 나의 아픔이나 어려움에 이토록 진지하게 마음과 귀를 열어주지 않았는데 말이다...

심지어 의사들 조차도...말이다..

하마트면 너무 감격하여 눈물을 쏟을 뻔 하였다...

하긴 나처럼 심한 상처도 없고... 사지 멀쩡해 보이는 환자에게...(그것이 누구일지라도)

난들 얼마나 더 따뜻한 태도를 보일 수 있을랴..

하여튼 나는 나이와 비례하여 내 속에 충만한 주책이 시도때도 없이 밖으로 표출되려함이 몹시

당황스러울 뿐이다...

감격스러운 치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린다...

나는 아주 커다란 골프우산에 장화를 신었다...

비오는 날 장화를 신으면 마음이 안온해진다...

어떤 물구덩이도 두려움없이 내딛을 수 있는 자신감이 나를 당당하게 해준다...

아주 튼튼한 안전막을 치고 있는 느낌이랄까...ㅎㅎ

시퍼렇다못해 시커멓게 보이는 나무들이 비바람에 흔들린다...

마치 시비를 걸어오는 동네 건달패마냥... 그렇게 껄렁껄렁 흔들린다..

 

 

 

 

IP : 124.50.xxx.1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7.11 1:37 PM (59.28.xxx.116)

    참 글 잘 쓰시네요 .
    글이 찬찬하고 좋습니다.
    원글님 따라 한의원 건강한 의사도 만나고
    장화 신고 빗길에 나선 것처럼 느껴져요.^^
    종종 이런 일기 엿보고 싶네요~

    좋은 글인데 댓글이 없어 조회수가 적은가 하여
    댓글 달아봅니다.

  • 2. ...
    '13.7.11 1:38 PM (59.28.xxx.116)

    참, 통증은 어서 나아지시길 바랍니다~

  • 3. oops
    '13.7.11 1:41 PM (121.175.xxx.80)

    간호사들의 소근거림은 잘마른 이불호청처럼 귓가에서 뱅뱅돈다...

    시퍼렇다못해 시커멓게 보이는 나무들이 비바람에 흔들린다...
    마치 시비를 걸어오는 동네 건달패마냥... 그렇게 껄렁껄렁 흔들린다..

    우와~~~~....!! 혹시 수필? 시? 그쪽 프로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9931 사주보시는 분 계세요?양력생일을 음력으로 5 음력생일 2013/09/23 1,722
299930 모던 앤틱 책장을 찾아요. ... 2013/09/23 891
299929 동양종금에 주식있는건 괜찮은건가요? 1 걱정 2013/09/23 2,498
299928 네이버 LINE 탈퇴는 어떻게 하나요? 언젠가는 2013/09/23 2,701
299927 추석에 여행 다녀왔는데 선물 돌릴까요?.. 6 .. 2013/09/23 1,301
299926 유심기변 자사 31일 타사 93일,,이게 무슨말인지?? 2 // 2013/09/23 1,442
299925 스맛폰에서 컴으로, 컴에서 스맛폰으로 복사 붙여넣기앱 3 우리는 2013/09/23 865
299924 [펌] [언소주 호소문]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으로 벌금형을 받은 .. 7 노로이세이 2013/09/23 1,386
299923 동양증권직원은? 6 동양 2013/09/23 3,393
299922 잘하고있는 걸까요? 6 ...., 2013/09/23 978
299921 영어1문장 문법적으로 설명부탁드려도 될까요? 3 ^^ 2013/09/23 861
299920 대신증권 CMA는 괜찮을까요? 1 .. 2013/09/23 1,277
299919 노빈손시리즈 어떤가요? 2 역사책 2013/09/23 906
299918 여대생 겨울 혼자 유럽여행 조언구합니다. 23 유럽여행 2013/09/23 4,670
299917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6 여쭈어 보고.. 2013/09/23 1,023
299916 45년 동안 여자를 한 스토킹한 남자 2 항문막혀 2013/09/23 3,147
299915 3G폰은 LTE로 사용못하나요?? 2 /// 2013/09/23 939
299914 리모델링후 신라 파크뷰 다녀오신 분~~~!! 5 한복입고 갈.. 2013/09/23 1,714
299913 어떤 일을 해야하나요? 1 정말 2013/09/23 770
299912 시청이 직장인데 살고 계신 동네로 저 좀 초청해 주세요~ 8 서울인 2013/09/23 1,893
299911 스피커 Bono Boss (BOS-A2) 이거 짝퉁인가요? 3 .. 2013/09/23 733
299910 어제 저녁 한우 얻어 먹었어요~~^^ 12 한우로 배 .. 2013/09/23 2,711
299909 오늘부터 운동 가려 했는데 6 부추추 2013/09/23 1,502
299908 향수 질문이에요~ 잘 아시는분들 ㅠㅠ 46 향수 질문 2013/09/23 5,590
299907 밀레 식기 세척기 쓰시는 분들 어떤 모델이 좋은가요? 3 밀레 고민 2013/09/23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