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온다기에...어제 모처럼 쉬는 남편과 고속버스로 휭~다녀왔습니다.
대학생 딸아이에게 같이 가자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서 꾀병을 하네요...ㅎㅎ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2시간 40분쯤 걸렸어요.
올림픽도로와-춘천 고속도로-미시령을 지나니 금방이네요.
82에서 검색한대로
택시로 봉포머구리집 가자니까 금새 데려다 주었어요.
줄 서는 집은 절대 안들어가는 남편때문에
줄을 많이 서면 어쩌나...걱정했는데
워낙 일찍 8시에 출발했으니 식당에는 11시쯤 도착.
점심시간이 일러서인지 다행히도 줄은 안서고...그래도 식당 안에 손님이 많더군요.
성게모듬물회...12,000원
경상도 사람인 울 남편은 시고 달고...물회를 안좋아해요.
그런데도 제가 시킨 물회를 앞접시같은 종지에 몇 번이나 덜어가네요.
그렇게 시고 달고 맵고...그렇지 않고 먹을만 했대요.
모금으로 나오니 어떤게 성게인지...
그래도 해삼, 전복도 보이고 오징어며 여러가지가 푸짐히 들었어요.
다음에 오면 자기도 한 그릇 시킨다네요.
애들 오면 잘먹겠다...합니다.
남편이 시킨 멍게비빔밥...10,000원
초고추장, 참기름 맛도 고소하고 그런대로 먹을만했어요.
물회도 먹고, 멍게비빔밥도 먹고
반찬도 그런대로 괜찮고...팥과 옥수수를 달달하게 조려준게 맛있었어요.
나올 때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변을 걸어서 영금정까지 갔어요.
날이 무척 더웠는데...안개 살짝 끼어서 파란 바다는 못봤어요.
항구라 그런지...제가 잘못 봤는지
모래사장에 밀려오는 바닷물에 기름이 섞인 듯...무지개빛 기름띠가 보이는듯...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씩 마시면서 푹 쉬고
속초항 난전에서 작은 오징어회를 한 접시 먹고
엿장사 꽹가리에 이끌려 엿도 사먹으며
다시 걸어서 새로 놓인 다리 건너...아바이 마을에서 갯배를 타고 중앙시장으로...
갯배는 처음탔는데...
그건 바다 위를 걸어가는거나 마찬가지였어요.
누가 그런 것을 생각해 냈는지..참 지혜로운 운송수단이더군요.
승선요금 200원.
중앙시장 가기 전 골목에서 아바이 순대랑 오징어 순대를 저녁 삼아 먹었는데
꽤 비쌉니다.
한 접시 1만원 하는 곳도 있고, 1만5천원 하는 곳도 있고.
저는 뭐라도 맛있게 먹는 편이라...이것도 맛있던데요.
아바이 순대...이게 진짜 순대아닌가요?
중앙시장에서는 아이들 주려고 메밀부침 몇 장 사서 포장하고
벌써 수수부꾸미는 품절.
황태채도 사고, 냉면 위에 얹어 먹는 명태무침도 사고...
사람마다 닭강정 들고 가던데...그건 참았어요.
어디 갈때마다 82 검색해서 여행정보를 얻고 가는데
봉포머구리집 호불호가 갈린다지만...저는 '호'쪽에 서고 싶어요.
하루 전인가 대문에
여행갔는데 남편이 아무것도 정하지 않는다는 글도 올라왔던데
은근술쩍 82를 검색해 두면
남편이 살짝 망설일때, 여긴 어떨까...제안이 제법 잘들어 맞더라구요.
82님들의 눈과 입이 참 매섭다는걸 느끼게 해주요.
어딜가든 잘 먹고 오면 뿌듯한거 아닌가요.
장마를 앞두고 휘리릭 다녀온 당일치기 여행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