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말투는 좀 왈왈해요. 목소리 자체가 특이하진 않은데
원체 좀 까불까불 거려서 가까운 사람들은 코미디언 하라고 자주 그러고요.
엊그제 백화점에 갔는데 정말 무수히 본 그날의 수많은 점원 중에서..
한 언니가 말투가 너무 조근조근하고 차분하고 다정한 거예요.
얼굴로만 치면 그 언니보다 예쁜 사람도 많았겠지만
상냥하고 말이 느릿하고 하니까 왠지 나에게 잘해주는 거 같고
나도 같이 친절하게 대하게 되고, 얼굴도 곱하기 몇배로 더 예쁘게 보이더라고요.
연예인들 중에 목소리 곱게 내는 사람들은 내숭이나 가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사람(?)이 그러니까 뭔가 오오... 신기하면서 부럽고 또 닮고 싶고 그랬어요.
그래서 일단 가족들한테부터..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고운 목소리로 말해보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악 소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연기를 하고 있는듯한 기분이..!! 참을 수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말씀에 따르면 제가 바깥에서 남자랑 데이트하고 있을때 엄마가 전화 거시면
저도 막 여우처럼 가식적으로-_- 말을 한다고는 하는데요.
그건 거의 본능적으로 -_- 하는 건지... 평상시엔 잘 안 돼요.
말하는 속도도 좀 줄여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말투만 느려도 뭔가 생각이 깊어보이고 좀 더 교양있어 보이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그 말씨 에쁘던 언니가, 그날 본 수십명의 여자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걸 보면서
목소리의 힘을 새삼 느꼈답니다. 예쁘게 말하는 것도 연습으로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