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서울대 시국선언 전문 보세요.

아아 조회수 : 1,227
작성일 : 2013-06-19 11:29:56

뭉클하고도 가슴이 뜁니다.

이런 게 젊음이죠.

희망이 보입니다.

 

 

 

지난 6월 14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불구속 기소되었다. 지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국가정보원 소속 직원들에게 인터넷상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이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종북 세력'에 대항하는 심리전을 수행하고 종북세력의 제도권 진입을 차단한다는 미명 하에 직원들에게 선거 개입을 지시하였다. 국가정보원은, 막대한 재원과 조직력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정보력으로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기만하고 속이고 있었다. 우리는 국민의 눈길이 닿지 않는 정부기관이 반공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모습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게다가 이 문제는 사건이 알려진 지 반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재판에 넘겨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경찰에 의한 수사축소 및 은폐 사태가 있었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재직 중이었던 지난 12월,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인터넷 댓글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자, '신속한 수사'를 이유로 키워드를 78개에서 4개로 축소수사하였고,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두고 갑자기 무혐의 내용의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도록 지시하는 등 특정 후보에게 명백하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

결국 검찰에 의해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수천 건의 댓글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김용판 전 청장도 불구속 기소가 되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한패가 되어 정권 재창출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국민들의 주권 행사에 개입한 국가권력, 정부는 엄중한 조치를 단행하고 재발 방지를 보장하라.

이 문제의 핵심은 정부의 핵심적인 권력기관들이 국민들의 주권이 행사되는 선거에 개입하여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점에 있다. 본 사건은 공권력이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을 불법적이면서도 은밀하게 행사할 때,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1조가 공문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오늘날 보통, 직접, 평등, 비밀원칙에 기반을 둔 선거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저항과 희생에 기반한 성과이다. 그러나 권력기관들이 정권의 개가 되어 오히려 국민들의 여론을 통제하는 데 앞장서는 오늘날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 모습이 군사정권 하에서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보안사령부가 수행하던 역할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국가권력의 이름으로 짓밟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관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인 황교안의 행보를 보면 정부가 이 사건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는 이미 원세훈 전 원장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한다는 검찰의 입장을 꺾은 바 있다.

국가정보원의 범죄사실을 공개한 내부고발자들은 파면, 기소 처분된 데 비춰볼 때 범죄의 총책임자인 원세훈, 김용판에 대한 처분은 이상하리만큼 가볍다. 벌써부터 정권의 외압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본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반공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국가정보원의 행보를 옹호하면서, 국가권력기관이 민주주의의 절차를 마음대로 훼손하고 있는 중차대한 문제를 회피하지 말라. 서울대 총학생회는, 공권력을 이용하여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국가정보원 인사들과 축소수사와 허위보도로 국민을 속인 경찰 관계자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국가권력기관이 어떠한 형태로도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국민들을 속이지 않겠다는 약속과 구체적인 방안을 정부 스스로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정부가 책임지고 이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 땅의 국민들과 함께 더 이상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모습을 방관하지 않고 직접 일어날 것이다. 민주주의를 우습게 여기는 권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역사로부터 똑똑히 기억하기 바란다.

선거에 개입하고 수사를 축소 은폐한 관련자들을 처벌하라!

권력기관의 간섭 없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보장하라!

민중해방의 불꽃

제55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IP : 124.50.xxx.4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 오랫만이다
    '13.6.19 11:35 AM (121.147.xxx.151)

    서울대 시국선언

  • 2.
    '13.6.19 11:47 AM (124.50.xxx.49)

    작년 선관위 디도스 사건 있었을 때도 서울대 시국선언 하지 않았나요?
    근데 지금은 워낙에 사람들이 패배주의에 젖어 있고 집단적으로 나서주는 힘이 간절할 때라 더 반가운 것 같아요. 저쪽 동네 인간들이 또 서울대 하면 더 껌뻑하는 것도 있고. 어쨌든 고맙고 기특해요.
    박지성건...그런 감이 있네요. 전 결혼소식도 방금 여기서 보고 며칠전 스캔들 난 김사랑? 했는데 것도 아니고, 사실 그 외에 별 관심도 없네요.ㅎ

  • 3. 걱정
    '13.6.19 11:48 AM (168.126.xxx.3)

    서울대 시국선언...우매한 대중이 되면 안되는데..

  • 4. ㅠㅠ
    '13.6.19 11:49 AM (59.18.xxx.106)

    많이 읽혀야 할텐데....

  • 5. universe
    '13.6.19 11:51 AM (14.37.xxx.15)

    전 국정원장 & 전 서울경찰청장 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저들이 용의주도하게 움직인데는 뭔가 컨넥션이 없인 힘들 것 같은데요.

    개가 그냥 날 뛰나요?

  • 6. ...........
    '13.6.19 11:52 AM (116.127.xxx.234)

    멋져요. 이런 게 지성이죠.

  • 7. 마음이 아프네 ..
    '13.6.19 11:56 AM (58.234.xxx.175)

    고맙고 미안하고..

  • 8. 진주이쁜이
    '13.6.19 11:56 AM (182.214.xxx.6)

    박지성이가 지성인들의 시국선언에 물 먹이네//////

  • 9. 역시
    '13.6.19 12:05 PM (175.198.xxx.105)

    서울대가 대한민국의 지성임을 입증하네요.

  • 10. 짝짝짝
    '13.6.19 12:08 PM (112.214.xxx.164)

    박수 보내드립니다.

  • 11. 엘리트라
    '13.6.19 12:12 PM (67.87.xxx.210)

    아직 지식인의 길을 가네요. 연세대 고려대의 동참도 기대합니다.

  • 12. 비트
    '13.6.19 12:14 PM (121.173.xxx.164)

    멋져요. 이런 게 지성이죠.,,,2

  • 13.
    '13.6.19 2:05 PM (112.217.xxx.67)

    아...
    젊은이들에게 박수 보냅니다.
    지식인들이 일어서야 할 때인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2553 오늘 하루 서울..어디갈까요? 5 오늘 09:15:13 241
1682552 종부세 몇백, 몇천, 1억 트라우마 있는 분 6 .... 09:14:59 332
1682551 형부의 말실수 12 09:13:29 735
1682550 나이키 패딩 세탁 질문드려요 꼭 드라이크리닝 해야 하나요? 2 09:12:48 108
1682549 애들이랑 육체적 이질감이 없어서 신기해요 11 22 09:11:15 508
1682548 톡딜에 풍년후라이팬 3 톡딜 09:10:33 219
1682547 중국해커들이 윤석열 당선 시켰다 이말인가요? 5 0000 09:07:19 282
1682546 아파트에서 전기 히터 사용하시나요? 5 추워 09:03:46 252
1682545 요즘엔 등산복 비싼거 많이입든듯~ 3 등산복 09:03:32 501
1682544 마은혁 판사님 6 --- 09:03:30 655
1682543 목폴라 이너티 2 주름 09:00:43 195
1682542 한달 50정도 없는 돈 취급 가능한데 재테크? 8 ........ 08:51:58 1,098
1682541 칼국수 먹으러 갈건데 1 08:46:10 573
1682540 뒷구르기 가능하신가요 12 ㅇㅇ 08:37:05 755
1682539 기초연금 문의 20 연금 08:32:30 1,115
1682538 며칠전 눈펑펑 오는 날 이사하신 분 4 ... 08:18:35 1,455
1682537 연말정산으로 월급의 3분의1이 날아갔네요ㅠㅠ 12 ㅠㅠ 07:48:06 3,286
1682536 남편은 결정과 선택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실패했을 때도 회피만 .. 4 책임감 07:39:48 1,082
1682535 네이버페이(이번주 종합) 포인트 받으세요 1 ... 07:38:56 493
1682534 이재명되면 주식 살아날거 같아요 32 저는 07:35:53 1,483
1682533 고양이가 밥을 안먹어요 도와주세요 11 ㅇㅇ 07:29:42 670
1682532 유시민 말처럼 우리나라 선관위 해킹위협없어요 24 .... 07:15:23 2,072
1682531 김명신, '논문 표절' 결과 수령했다…석사, 박사 학위 줄줄이 .. 10 다음은 국민.. 07:13:29 2,823
1682530 저희집 강쥐 3 07:06:36 600
1682529 눈밑지방재배치하신분들 몇살때 하셨나요? 12 눈밑지방재배.. 07:00:23 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