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네살이고.. 이제 둘째를 7월에 출산하게 됩니다.
막연하지만 강하게, 둘째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애 둘은 있어야지, 라기보단 딸은 있어야지 하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임신하고도 왜 그랬는지 당연히 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둘째도 아들인걸 20주 즈음에 알았어요.
실망하고, 서운한 맘이 아직까지도 남아있어요.
첫째 때처럼 설레지도 않고,
여자아기만 보면 그렇게 이쁘고 부러워보일 수가 없고,
심지어 아기가 아니라 그냥 길거리 지나다니는 모녀만 봐도 부러워요.
지금도 희망수첩 읽다가 나도 저런 엄마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딸의 출산과 육아를 옆에서 도와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딸을 다독여주고 싶었는데.
긴 머리를 예쁜 리본으로 묶어주고 싶었는데.
손잡고 아이스크림 사먹고 싶었는데.
계속 이런 생각만 하게 되어요...
운동복 입고 손잡고 아파트 현관 나서는 고등학생 딸과 엄마 보면서,
함께 쇼핑나온 대학생 딸과 엄마 보면서,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고요.
뱃속 아기가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ㅜㅜ 두렵기만 해요.
얼마나 먹고 자는 일로 날 힘들게 할까. 얼마나 울까. 난 또 얼마나 맘 졸여야할까.
그런 생각 하면서, 그래도 딸이라면 이런 힘든 시간을 극복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만 남고.
안하려고 노력하는데도 자꾸만 떠올라서 뱃속 아가한테 너무 미안해요.
태교도 제대로 못하고...
저 좀 위로해주세요. 아들들도 이쁘고 사랑스럽다고.
엄마로서 딸엄마 못지않게 행복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