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남편과 싸웠네요.
아이 돌잔치 문제 때문이었는데,
남편은
"우리 가족들이 이렇게 저렇게 하길 원한다"면서
이미 결론이 난 것처럼 단정적으로
"남들 하듯이" 하자 했고
저는
"단 한 번도 둘이 상의해 본 적 없지 않냐..
나는 최대한 간소하게 했으면 한다" 말했습니다.
그러자 대뜸
"그럼 니가 원하는 건 뭔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
휴..........;;;;
얼마 전엔,
평일에 나 몰래 네 번이나
누나 태우고 매형이 수감(사기죄)되어 있는 교도소에 들락거렸더군요.
반나절 이상이 걸리는 곳인데
나중에 들키니까 하는 말이
"깜빡 잊고 말 안했어"
라고 변명을 하더군요. 네 번이나.
제가 그랬죠...
"당신은 우리 집안의 가장이야.
가장이 회사 간다고 나가서 그렇게 다녔는데,
퇴근해서 말을 해 줘야지, 그게 반나절 만에 까먹을 일이며
몇 달이나 지나서 시댁 식구들한테 뜬금없이 그 이야길 들어야 겠냐"
이렇게 얘길하면
"좀 이해해 줄 수 없냐.. 왜 그렇게 따지냐?"
기분 나빠하고.. 화를 내고...
매사 이런 식입니다..;;;
'누구네 아드님'과 잠시 같이 사는,
그런 불편하고 불안정한 기분의 연속이예요.
나랑 상의도 해 본 적 없으면서,
시댁 식구들과는 나 없을 때 전화 수시로 주고 받으며
세부사항 논의 다 하고....
날짜가 가까워 오면 (제사, 행사 등)
보름 전이든, 일주일 전이든... 뜬금없이 통보를 합니다.
"몇 일 몇 시에 어디로 모이래. 엄마가"
"토요일에 벌초 가재. 형이."
백일상 차리는 것도
시어머니가 하라는 날짜에, 시댁에서 안 한다고 기분 나빠하고...
돌잔치도 시댁 식구들이 원하는대로
딱딱 안한다고 정색을 하며 기분 나빠하고...
아이 키우는 세세한 부분도
시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안한다고
"그냥 엄마가 시키는대로 좀 하면 안되냐???"
남편이 하는 일이 자동차 영업이라,
주말/연휴 때가 제일 바빠요.
'남들이 쉴 때' 그럴 때 차를 보러 와서 사니까요.
그래서 저도 주말엔
아예 가족계획을 안 세운지 오래입니다.
마트에 장보러 가는 것도 한 달에 딱 한 번이예요.
시댁까지 거리가 왕복 두 시간...
주말에 시간 만들기가 제일 힘들지만
그래도 매달 한 두 번 씩은 꼭 갔는데
어제도 싸우면서
남편 하는 말이
"뭘 얼마나 (우리집에) 자주 갔다고 그러냐??"
기가 차고, 어이가 없어서....;;;
친정에는 1년에 딱 한 번씩만 갔습니다.
올해는 아직 가지도 못했네요. ㅠㅠㅠㅠ
왕복 8시간 거리이기도 하고,
남편이 주말/연휴에 제일 바쁜 사람이라
결혼 5년 간..
제가 웬만해서는 가자고 조른 적이 없거든요. 미안해서.
명절 때는 차가 너무 막히니까 안 갔고..
그렇게 나름 배려해 주고, 이해해 주면서
시댁에는 매달 한 번 이상, 많으면 세 번까지 갔고,
시댁 행사/제사에 빠지거나
일 열심히 안한 적 없는데...
애 낳기 보름 전에도,
애 낳고 20일 만에도 가서
줄곧 서서 명절/제사 준비 다 도왔는데....
말을 저따위로 하니까
너무 화가 나고, 기가 차고, 먹먹해서
기운이 다 빠져 버리더군요....
'아... 내가 그동안 멍청했구나.. 잘해줘 봤자, 고작 저렇게 받아 들이는데..'
남편에게 문제를 지적하고,
"나는 이런저런 게 기분 나빴다, 섭섭했다" 얘기하면
"내가 뭘 그리 잘못했냐"면서
펄쩍 뛰고.. 자기 머리를 주먹으로 치고..
내가
"시댁에 한다고 했는데, 당신은 처가에 전화 한 번이라도 했어?"
라고 불만을 표시하면
"그래~ 다 내 잘못이다.. 다 내 잘못~"
이러면서 사람 말을 꼬아서 받아들이고...
예전에 시댁 문제로 너무 많이 싸워서
정신과 부부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남자 의사가 하는 말이,
"남편분이 가장노릇을 확실히 하셔야 한다, 어머니의 아들이 아니라 한 집안의 가장이시다"
라고 여러 번 얘기하더군요.
그런데도 바뀐 건 별로 없고,
항상 같은 패턴.. 같은 주제로 싸우네요...
이젠 화해하기도 지칩니다.... 너무 답답해요..ㅠㅠ
주변에다 얘기하자니,
누워서 침뱉기 같고...
친정에 얘기하자니,
속상해 하실 것 같고...
여기다 상담해 봅니다..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