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3살된 딸아이가 있는 아기엄마에요.
10 여년전 대학교에 입학해서 한참 노는데 맛이 들여져서
매일 술에, 밤 12시는 기본에, 택시타고 귀가는 비일비재 였어요.
근데 술먹고 노는건 좋아하는데 주량이 그다지 세지 않아서 매번 술을 마시면 취하고,
버스나 지하철에선 자다가 집을 지나친 적도 있구요.
그러다 보니 택시도 여러번 탔지요.
자신의 주량을 알면 절제할 줄 알고 적당히라는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한심하네요.
왜 그리 술먹고 취해서 노는게 좋았는지...
부모님도 걱정을 참 많이 하셨는데, 음식 장사를 하시다보니 가게 끝나는 시간이 늦는지라
귀가시간에 본의 아니게 엄격하지 못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더 막무가네로 논것도 같네요.
어느날 늦게 놀다 집에 가는데, 어쩌다보니 새벽3시가 다되가는 시간에 핸드폰도 꺼져버렸죠.
집에서 난리가 날것은 뻔한 일이었구요.
딸이 새벽3시가 되도록 안들어오고, 핸드폰도 꺼져있으니...
그날 밤 집에 들어가니 아빠가 깜깜한 거실에 혼자 앉아계시고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죠.
다음날 눈치를 봐서 일찍들어가 부모님 오시기 전에 자는척을 했는데,
아빠가 술을 정말정말 많이 드시고 들어오셔서 흔들어깨우시며 거의 우시다시피 하셨어요.
'내가 뭘 그리 잘못했냐...왜 날 이렇게 괴롭게 하냐...'셨어요.
시간이 지나 그일은 점점 희미해졌지만,
세월이 흘러 딸아이를 가진 저는 그때 제가 얼마나 불효를 저질렀는지 이제야 가슴을 치네요.
물론 세상이 자기 뜻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술에 취해 택시에 잠이 들었을 대구 여대생이 꼭 예전의 저를 보는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섬뜻합니다.
네. 제가 운이 좋았던 거겠죠.
그렇게도 여러번 택시에 술에 취해 잠이 들어도 집앞에 무사히 데려다주시고, 흔들어깨우신 택시기사님을 비롯해...
하지만 지금은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과거에 그랬던 것도 정말 후회합니다.
범인놈은 때려죽여도 시원찮은건 당연하고요,
그전에 우선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는건 정말 위험해요.
저부터 반성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