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친정에 제사가 있었습니다.
친할머니 제사요.
서울에 사시는 막내 고모와 고모부가 오셨지요.
고모부는 초등교사세요. 고모는 결혼과 동시에 전업주부.
저 어릴때 기억엔 고모가 넉넉하게 생활하진 않았어요.
알뜰하고 집에서 애들 간식도 잘 만들어 주던 그런 모습이 기억나요.
그래도 고모가 열심히 모아서 (시댁에서 물려받은 재산없어요)
지금은 서울 북쪽에 아파트2채 소유하고 있고
아들, 딸 모두 좋은 대학나와서 대기업 들어가고
몇년전에는 자가용도 구입해서 재미있게 사세요.
25년 정도를 자가용 없이 사셨어요.. 고모부와 고모가 운전면허가 없으셨어요
고모가 몇해전 운전면허 취득하고 중소형 자가용도 한대 마련하셔서
요즘은 여기저기 드라이브며 여행 다니시며
본인 스스로 만족 많이 하시고 재밌다고 하세요.
돌아가신 시어머니도 꽤 오랫동안 모시고 살았어요
본인 스스로는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이들 2명 키우고 서울 4년제 사립대학 보내고 큰아들은 대학원까지 보내고,
초등교사 월급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았음은 뻔히 보이죠.
게다가 홀시어머니까지 모셨으니까요.
저희 엄마한테 듣기에는 고모가 주식을 해서 돈을 좀 벌었다고 하던데 자세한건 몰라요.
이제 아이들이 회사 다니니, 애들한테 돈 들어가는 일도 없을테고
요즘은 운동 하시고 일주일에 한번식 절에 가고 법회 다니시며 지내시더라고요.
어제는 절에 다니는 이유를 말씀하시는데
'저 사람을 바꾸려는게 아니라, 내가 바꿔려고 다니는 거잖아요. 그래도 가끔은 화도 나고 힘들지만
내가 바꿔려고 열심히 다니는거죠..'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 고모가 무척 여유로워 보이고 마음의 부자처럼 보였어요.
고모 얼굴에 평온함이 보여요.
또 한명의 제 주변 어른... 시어머니
어림잡아 부동산 재산만 30억 넘게 가지고 계시고
아무리 아파도 오후3시 장이 끝날때까지 주식하시다가 3시넘어서 병원 가시고
만나면 늘
돈이 없다, 돈만 생기면 뭐 하고싶다, 돈이 안돈다.... 돈 얘기만 줄줄 ...
만날때마다 돈 얘기만 하시니 불편하고 궁색해 보이기가 이루 말할수가 없네요.
정말 가진게 없는 분도 아닌데 돈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으세요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사업해서 돈 벌 방법 없는지 구상하시고 만나도 늘 그런 얘기만 하세요.
농사, 가게, 태양열 등등... 남편은 늘 투자대비 수익성 없다고 말하고 끝납니다.
천주교 다니시는 시이모님(본인 여동생) 이랑 종교 얘기가 나오니,
절에가도 죄다 돈 내라고 하니 다니기 싫다. ( 표면적으론 불교지만, 일년에 한번 가실까 말까해요)
교회나 절이나, 천주교나 다 돈만 내라고 한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다른 얘기는 듣지도 않으시고 그저 본인 하고싶은 말만 하십니다.
그때 시이모님도 종교를 믿는 이유에 대해서 '나 스스로를 다스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시어머니는
화나면 불같이 지르시고 '내 성격이 이런데 어쩌라고'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세요.
고모보다 15살은 많은 시어머니지만....
재산도 훨씬 더 많은 시어머니지만...
저희 고모가 훨씬 성숙하고 어른스럽고 부자라고 생각되네요.
나이들어 품위있는 생활이 기본적으로 돈 없이는 안되는 거지만
돈만큼 필요한건 인격인것 같아요.
그 인격은 꾸준히 본인 마음을 갈고 닦아야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점 깨닫네요.
요번주 시댁가야 하는데
벌써 스트레스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