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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환각이 깊어졌다 얼굴들이다
도대체 뉘신가 둘러보다 모두 내가 분만한 연인들임을 안다
마른 젖이 핑 도는 까닭에
모든 환각은 생활 뒤에 있어야 하건만
그러나 나비가 되든 꽃잎이 되든 몰래 날아오르건만
일상을 떠밀고 전면에 나선 저것들
오랜 수면부족 탓이라 노화현상이라 단언하지만
소붓소붓 싸락눈처럼 내리는 졸음 사이
밥 먹다 숟가락 놓치는 거친 졸음 사이
온힘으로 나를 저울질한다
저 딴엔 먼 시간을 거슬러왔을, 눈금 총총한 저 순간들
앉힐 만한 자리가 없다
녹슨 주전자처럼 내 세간에 어울리지 못하고
한켠에 비집고 앉아
내 입을 그저 지껄이는 주둥이로 만들어버린다
절망도 분노도 손님으로 대접해왔듯
내 책임은 그를 접대하는 일
환각은 또 하나의 내 영혼이 틀림없기에
생활에 뛰어든 푸른 물결이겠기에
꿈의 형식을 풀듯 환각의 방정식을 배우기로 한다
돌아온 옛 연인들이여 고단했던 네 청춘들이여
이름 얻지 못한 사생아처럼 춥지 말라 굶지 말라
당부하고 당부한다
대책 없이, 일상의 저울대 평평해진다
- 김수우, ≪幻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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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5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5월 15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5월 15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7435.html
2013년 5월 15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5/h2013051420221375870.htm
소스가 워낙 엄청나다보니 요즘 만평들은 하나같이 걸작이로군요.
특히나 경향 장도리는 개인 기준에서 연타석 홈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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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은 무뢰한의 마지막 도피처이다.”
- 사무엘 존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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