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지 한 달 반 정도 되었어요.
연애결혼이었고, 많이 배려하고 사랑해주던 남자와 결혼한 건데도
저는 아직까지 결혼을 왜 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들어요..ㅠ.ㅠ
1. 가사일에 대한 부담감
결혼하고 몇 주는 시키는 건 군말 없이 웃으며 하는데,
자발적으로 뭘 하는게 하나도 없는거에요.
그래서 왜 시키는 것만 하냐, 우린 맞벌인데 서로 자기 일이다 생각하면서
알아서 해야지 나 번번히 시키는 것도 스트레스다 했어요.
처음엔 방 걸레질도 왜 해야 하냐고 반문하던 사람인데,
이래저래 설득하고 난리치고 해서 이젠 퇴근 먼저 하면
집도 치워놓고 설거지도 해놓고 해요.
2. 경제권에 관한 문제
제가 경제권 갖고 살림하겠다 했는데 이 부분에 거부감이 있어해요.
월급여는 남편이나 저나 비슷해요. 오히려 이런 저런 혜택 따지면 제가 더 많이 버는 듯 해요.
무조건 달라는 것도 아니었어요. 사용내역은 공유하고, 큰 살림 들이는 건 상의하겠다 했어요.
여자가 무조건 경제력 가져야 한다 주의는 아닌데, 워낙 본인이 깜빡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제가 하겠다고 한거였거든요.
사실 남편은 굉장히 아껴쓰고, 제가 뭔가 사고 싶다고 했을 때 반대한 적은 없어요.
저 역시도 남편이 뭔가 사겠다 했을 때 반대한 적은 없지만,
저의 소비패턴은 지금 이 순간 적정 수준은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주의...
경제권에 관한 부분은 아직 얘기 진행중이에요.
결혼 하고 나서 제가 우울해 하는 것을 본인도 마음아파 해요.
제가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내내 울상인 것도, 신혼부부스럽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제 마음 한 켠에 항상 뭔가가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으니
서로 둘이 끌어안고 TV도 보고 밥도 먹고 하다가 저 혼자 있을 땐 결혼 왜 했나 싶은거에요.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계속 의견조율을 해나가야 하니 이게 너무 스트레스인거 같기도 하고...
(남편은 의견이 다르다고 화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뭔가 조근조근 설득해야 하는 스타일)
주변에 결혼한지 1년 안팎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다들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한 반 년까지는 서로 다른 부분을 맞추느라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행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걸까요, 아님 결혼생활에 문제가 분명 있는 걸까요..
기혼자이신 분들 신혼 초기에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