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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구본준 기자가 본 윤창중

공감 조회수 : 4,782
작성일 : 2013-05-11 14:07:16

subject  
  

구본준 기자가 본 윤창중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있다.
특정 인물이 언젠가 사고를 칠 것 같다는 예감은, 거의 대부분 정확하다.
그리고 이런 사고를 치는 인물은 따로 정해져 있고,
그 사고는 그 사람의 수준과 스탈에 딱 맞게 치는 법이다.

인생의 절정을 맞아 처음 떠난 가장 중요한 출장에서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메가톤급 사고를 치는 캐릭터라면
사고 방식 자체가 늘 사고를 치는 쪽으로 맞춰져 있거나,
그 인생 자체가 사고와도 같은 인물일 것이다.

화려한 출장길이지만 스트레스는 엄청나게 높아졌을테고,
그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생각도 더욱 강해졌을 것.
그래서 평소 해오던대로, 원하던대로 동물처럼 본능을 따르지 않고서야
저런 사고를 칠 리가 없다.

저런 위치까지 오른 사람이 순간적으로 미친 걸까,
도대체 어떻게 상황에서 저런 짓을 했을까,
라고 궁금해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960년대 이전 태생들인 윤창중 세대들은 정치인이 되려 기자가 된 이들이 많다.
한국에선 꿈 많은 젊은이들이 정치인이 되는 기본적인 코스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당료로 들어가서 성장하기란 불가능하고,
그래서 정치인을 많이 배출하는 다른 직업을 먼저 가진 뒤 정계로 진출하는게 일반적이었다. 그 대표적 통로가 언론계와 법조계였다.

윤창중은 1956년생, 우리 나이로 쉰여섯이다.
그의 또래 기자들 중에서 상당수가 정치인이 되는 데 성공했다.
정치인이 되는 기자들은 평가야 어떻든 기자로서는 나름 잘 해야 가능하다.
기자 일도 제대로 못하는데 국회의원이 되기란 어려운 법이니까.

그 또래들 중에서 윤창중은 정치인이 되지 못했던 이다.
물론 그는 끊임없이 정치를 추구했다. 선거 때 뛰어들었다가 다시 언론사로 돌아오고, 그 뒤에는 사실상 정치인이라고 해야할 수밖에 없는 글을 썼다.
여와 야를 모두 간보고 다녔지만 그럼에도 그를 발탁하는 정당은 없었다.

정치인들은 평생 사람들만 상대하며 사는 이들이다.
나쁜 정치인이든 좋은 정치인이든 늘 사람을 평가하는 능력으로 살아남는다.
그런 정치인들이 왜 윤창중을 정치권으로 끌어들이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앞서 말했던 사람에 대한 예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저 사람, 언젠가 사고칠 캐릭터 아닐까'는 생각은 의외로 정확하니까.

정치인들은 언제나 자기 주변에 괜찮은 사람을 끌어들여 연결하고 관계로 발전시키기를 좋아한다. 그렇게 관계 맺을 사람이냐 아니냐는 결국 평판으로 결정난다.
그래서 평판은 흔히 `남이 써주는 내 이력서'라고 한다.

사람을 보는 기준은 그 사람이 몸담고 있는 `계'(界) 내에서의 평판이 가장 정확하다.
외부에서 보면 괜찮아도 자기 계에서는 형편 없는 이들이 많다.
적어도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한 사람은 그 분야 선수들 안에서 정확한 평가가 내려지는 법이다.

내가 보는 윤창중은 기자로선 평가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런 기자 하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비웃게 만들까라는 것뿐이었다.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아마도 많은 정치인들이, 기자들이 그의 능력을 이런 수준으로 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큰 일을 해보겠다는 꿈은 점점 멀어져가고,
그런 상황에서 그가 택한 방법이 `선동과 물어뜯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기 편으로 삼을 수 잇는 진영 사람들이 대놓고 하고 싶지만 차마 못하는 말,
술 마시면서는 하지만 글로는 못 쓰는 말들이 있다.
그런 말을 정말로 글로 써버리는 사람, 내가 본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픈 일을 대신 해주는 사람들을 결코 중용하지 않는다.
자기 손에 피를 묻히는 사람은 언제나 도구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것도 결코 드러내보이지 않고 싶어하는 도구일 뿐.
킬러나 청부업자를 친구나 측근으로 쓰는 사람은 조폭들뿐이다.

그런 사람이 고위공직자가 됐다.
누구나 예측하는 `사고칠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감조차 없다는 것이고,
그건 사람을 평가하는 안목 자체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다.

문제적 인간들은 자기에게 도움이 될 윗사람들에겐 한없이 비위를 맞추고,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힘이 약하다고 보이는 이들에겐 황제처럼 구는 법이다.

나이가 40 이상인 사람이라면, 더군다나 정치인이라면,
그런 사람이 조직 생활을 해보든 해보지 않았든 사람들의 습성과 행태를 모른다면
정치를 해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한번 색달라보여 수첩에 적으면 고위공직자가 되는 이 현실은
인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인간이 뭇 인간들을 지휘한다는 이야기여서
이 황당한 사건을 보면서도 분노하기도 비웃기도 쉽지가 않다.
IP : 125.177.xxx.83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13.5.11 2:14 PM (125.177.xxx.83)

    저런 막장 인간, 막장 인간을 임명한 사람볼 줄 모르는 대통령,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대통령 감 볼 줄 모르는 국민들이 모여 만들어낸 총체적 막장 드라마~

  • 2. 현빈맘
    '13.5.11 2:15 PM (112.154.xxx.23)

    우리의 현실이 암울하네요..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사람을 제대로 보는 눈 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을 앉혀놓았으니...
    예고된 참사가 맞습니다

  • 3. 창조문화
    '13.5.11 2:16 PM (175.197.xxx.35)

    결론은 창중이는 떡밥이고
    그네꼬의 무능, 무지, 무뇌, 무시하는 글이네요. 잘썼다.

  • 4. 무릎치기
    '13.5.11 2:19 PM (112.187.xxx.73)

    누구나 예측하는 `사고칠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감조차 없다는 것이고,
    그건 사람을 평가하는 안목 자체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다.
    -------------------------------

    이 부분이 정말 무릎치게 만드네요.
    사람보는 안복 자체가 실종되었으니 앞으로 배가 산으로 갈 지 어디로 갈 지,..
    이나라 어찌 될 지..

  • 5. 구구절절 동감
    '13.5.11 2:33 PM (116.120.xxx.122)

    결론은 창중이는 떡밥이고
    그네꼬의 무능, 무지, 무뇌, 무시하는 글이네요. 잘썼다. 2222

  • 6.
    '13.5.11 2:34 PM (1.217.xxx.250)

    선동과 물어뜯기를 통해
    박근혜 눈에 띄인거고
    좋아라 임명한 박근혜가 ㅉㅉ입니다

  • 7. 맞는얘기
    '13.5.11 2:34 PM (117.111.xxx.38)

    답답하네요.윤창중ㅠ

  • 8. ㅇㅇ
    '13.5.11 2:47 PM (203.226.xxx.88)

    변가가 떠오르는 글이네요

  • 9. 동감
    '13.5.11 2:51 PM (58.235.xxx.176)

    어쩌다 한번 색달라보여 수첩에 적으면 고위공직자가 되는 이 현실은
    인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인간이 뭇 인간들을 지휘한다는.....

  • 10. ...
    '13.5.11 2:57 PM (175.125.xxx.226) - 삭제된댓글

    와, 정말 딱이네요.
    주변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가 있는데
    임명하는 인물들이 이렇게 말썽많기도 쉽지 않을 거예요.
    그걸 보면 도덕성에 대한 관념이 약하고 법치를 주장하지만 그것은 자기와 측근들에게는 적용하려 들지 않고 통치를 위한 법치일 뿐이라는 반증이죠.
    더군다나 이렇게 여러 곳 기웃거렸지만 발탁되지 않은 인간을 자기 찬양하는 글 써주고
    자기 반대편 사람들에게 자기가 못하는 막말 해준다고
    여당에서조차 반대하는 사람을 고집부려 기용해 놓았으니
    임명한 사람의 인격 또한 알만 하네요.
    이 정권이 사고를 많이 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취임 100일도 안 되서 취임초기의 인사문제부터 비롯해서
    윤창중일까지 이렇게 버라이어티하게 사고를 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네요.

  • 11. ,,
    '13.5.11 2:59 PM (110.14.xxx.9)

    고로 결론은 앞으로 5년동안 계속 터질 사고들이란거죠

  • 12. ...
    '13.5.11 3:08 PM (175.125.xxx.226) - 삭제된댓글

    야당도 야당이지만 여당까지 반대할 정도면 알 만하죠.
    누군가가 tv에서 자기도 인사를 하는 입장이지만
    인사가 참 어렵다고...그래서 인사를 할 때는 기본적으로 그 사람의 평판을 보는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임명하려 들때 여러 곳에서 반대가 많은 사람은 사고 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여당은 그런 걸 우려해서 임명 당시 반대한 것 같은데
    그런 목소리까지 묵살해버리고 제 고집대로 하는 걸 보면
    참 주변사람들 말에 귀를 안 기울이는 독불장군스타일인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13. ///
    '13.5.11 3:14 PM (1.247.xxx.2)

    변씨의 목표도 정치인 이었군요
    정치인이 좋기는 한가봐요
    강용석이 조용히 변호사나 하고 있어도 밥은 먹고 살텐데
    다시 정치인 되고 싶어서 음흉한 속내를 감추고 가식적인 방송을 하는거 보면

  • 14.
    '13.5.11 3:27 PM (39.7.xxx.173)

    글 참 잘썼네요

  • 15. 윤남매
    '13.5.11 3:30 PM (122.37.xxx.51)

    자꾸 불길한 예감이..
    스트레스를 엉뚱한데로 풀려다..

  • 16. --
    '13.5.11 3:35 PM (211.108.xxx.38)

    어쩌다 한번 색달라보여 수첩에 적으면 고위공직자가 되는 이 현실은
    인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인간이 뭇 인간들을 지휘한다는 이야기여서
    이 황당한 사건을 보면서도 분노하기도 비웃기도 쉽지가 않다.

    -------------------------------
    이 마지막 세 줄이
    참으로 공감가면서도 이게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슬픕니다.

  • 17. 오늘
    '13.5.11 3:38 PM (61.102.xxx.206)

    최근 본 글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글이고
    넘 조리있고 논리적인 공감 가는 글입니다
    어는 언론사인지 모르지만 앞으로 구본무기자 글 관심있게 지켜볼께요

  • 18. 미안요
    '13.5.11 3:41 PM (61.102.xxx.206)

    윗글중 구본무기자 아니고 구본준입니다

  • 19. ㅇㅇ
    '13.5.11 3:52 PM (118.42.xxx.103)

    공감갑니다

    문제적 인물이
    주변인 눈에는 보이는데, 박근혜 눈에는 안보인다는게 가장 큰 문제네요

  • 20. ....
    '13.5.11 4:40 PM (121.142.xxx.14)

    "사람을 보는 기준은 그 사람이 몸담고 있는 `계'(界) 내에서의 평판이 가장 정확하다.
    외부에서 보면 괜찮아도 자기 계에서는 형편 없는 이들이 많다.
    적어도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한 사람은 그 분야 선수들 안에서 정확한 평가가 내려지는 법이다 "

    정말 공감이 가는 문구 입니다.

  • 21. 정말
    '13.5.11 5:26 PM (112.218.xxx.60)

    공감가네요.

    인사를 잘못한 책임을 박근혜가 져야죠.

    그나저나 수첩이 데스노트가 되네요. 여당, 야당 반대한 인사들 고집피워 임명하면, 하나씩 자폭하는 중이니...

  • 22. ...
    '13.5.11 10:53 PM (59.15.xxx.61)

    그네 발탁 인물 중에 한 두명이 낙마한게 아닙니다.
    그럼 뭔가 껴야느 할텐데...

  • 23. 한겨레 문화 기자
    '13.5.11 11:40 PM (218.238.xxx.184)

    건축을 많이 다루어 건축 전문 기자라는 말도 듣죠.

    한겨레가 진보라 불편하다는 분들에게도

    종교 조현 기자와 함께 글 참 좋은 분입니다.

  • 24. ...
    '13.5.12 12:37 AM (218.52.xxx.236)

    이런 사람이 중용되고 그 사람을 등용한 사람이 있네요

  • 25. ...
    '13.7.21 4:05 PM (211.197.xxx.103)

    구본준이 분석한 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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