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 결혼예물. 죄책감 토스하기.
by poroll 2013/05/08 19:43 poroll.egloos.com/1111185 덧글수 : 53친구가 물어왔다. 결혼할 때 샤넬백 받고 싶다고. 어떻게 하면 받냐고. (트랙백)
남이 명품을 구입하는 것은 비판은 커녕 신경쓸 대상도 아니다. 한국 사회는 이중적이다. 속으로는 수수한 차림새의 인물을 시덥잖게 보면서 겉으로는 근검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돈 잘 버는 변호사였던 노무현이 개인 요트를 구입해 즐겼던, 손녀가 버버리를 입었건 신경 안 쓴다. 마찬가지로 수백억 자산가인 MB 와이프가 에르메스를 들건 손녀가 몽클레르를 입건 알 바 아니다.
넉넉치 않은 이가 몇달치 월급을 모아 명품백을 산대도 '낫 마이 오운 비즈니스'다. 그럴 형편인지 아닌지는 자기가 판단할 바고, 강도질이나 절도가 아닌 바에야 무슨 오지랖을 펼치겠다는 것인가.
자기는 하루 한갑씩 십여년간 담배 피고 친구들 술값 쏘고 하면서, 명품 지갑 명품백 된장질 운운하는 남자들을 보면 우습다. 일년 담뱃값 술값이나 명품백 12개월 할부값이나.. 백은 수중에 남기라도 한다.
오지랖이 무척 싫지만 명품 소유(희망)자에 대해 그게 발동할 때가 있다. 자기가 안 사고 남에게 받으려는 이들이다. 그럴 경제적 상황이 결코 아니며, 자신은 남친에게 그 절반도 지출을 안 하면서 막무가내로 사달라는 소수(최소한 내 주변엔 거의 없었음)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그건 그냥 철이 안 든 거니까. 남자들은 괜한 한국여성 혐오증으로 발전시키지 말고, 정 싫으면 그 여친이랑 헤어지면 될일이다. 안 헤어지는건 자기도 먼가 반대급부로 얻고 있는게 있어서 그런거 아닌가? 그럴 거면 욕하지를 말고.
서론이 길었다.
여기서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 하나가 추가된다. 결혼 예물로 사는 명품백이다. 여기에 대해선 '철없다' 까지는 아니지만 다소 비판적으로 본다. '평생에 한번', '남들도 받는데', '내가 그 정도 자격은 되는데' 라는 말 속에는 한 가지가 숨어 있다. 바로 '죄책감 넘겨주기'다.
모든 쇼핑에는 이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있다. '이거 살 돈이면 XXX를 하는데' 같은.
명품을 비롯한 고가품 구입에는 여기서 심화된 한 가지가 더해진다. 바로 죄책감이다. 이게 내 몇달치 월급인데, 저축도 얼마 못했는데, 부모님 여행도 못 보내드렸는데 등등. 경제적으로 꽤 넉넉한 계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들이 명품백을 사려할 때 만나는 마음의 장애물이다.
결혼은 중산층 이하가 이 죄책감을 피할 인생에 몇 안되는 찬스다. 그런 면에서 '지금 안 사면 평생 못산다'는 말은 진실을 담고 있다. 일단 한국의 결혼 자체가 예단이니 혼수니 하는 쌍방 돈지랄이기 때문에.. 웬만한 지출도 튀지 않고 묻어갈 수 있다. 결혼 이후 여자가 자신에게 쓰는 돈의 규모가 대폭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남녀 모두 그렇게 되는데, 거의 모두가 여자 쪽의 축소 폭이 더 크다. 그런 사후의 억울함(?) 내지는 희생을 미리 상쇄하겠다는 마인드일 게다. 여자가 결혼하면 나도 다양한 욕구가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남편에게 다소, 시댁에게 깡그리 무시받을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문제는 돈지랄(표현 죄송;; 그러나 가장 적합한듯)의 쌍방 합의가 안됐을 때다. 어느 한 쪽이 '내 돈으론 지랄 못해도 니돈으론 지랄 좀 해야겠다'고 나올 때 분란이 일어난다. 대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두 여자간의 문제다. 여기에 남편이나 시부 성격이 강한 경우, 집 문제, 분가, 맞벌이 등의 요소가 추가되면 계산은 꽤 복잡해진다.
피할 수 없는 진실이 있다. 모든 돈지랄에는 대가가 따른다. 지랄이 풍년이라고 개별 지랄의 결과가 덮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700~800짜리 샤넬백 들 형편이 원래 아니라면, 평소에 내 돈으로 못 사는 거라면, '일생에 한번이라서'로는 익스큐즈가 되지 않는다. 내가 맘먹지 못할 샤넬백인데 예물로 받겠다는 건 죄책감을 남에게 토스하는 행위일 뿐이다.
트랙백한 글에 나온 사례에 대해 언급해보자.
결혼 전 1억 모았으며 샤넬백 가질 자격이 있지 않냐는 말에 어느 정도 수긍도 한다. 그만큼 모으기 쉽지 않다. 딴 여자들 월급 모아 샤넬 살 때 자긴 참았다는 거겠지. 고생 많이 하셨다.
하지만 그게 꼭 '샤넬백을 받을 자격'이 돼야 하는건 아니다. 샤넬백을 살 자격.. 이면 안되나? 젊은 날에 돈 모으느라 고생한 내가 대견했다면 그냥 1억 모은 거 중에서 백 사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난 9천 해간다' 고 하면 되지 않나. 그 결혼에 시댁 예단이나 혼수, 예물이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몰라서 종합적 평가가 어렵긴 하나 내 생각은 그렇다.
'여자 마음은 그게 아니다' 라는 말은 안했으면 좋겠다. 그 마음 아닌 여자도 많다. 그냥 '내 마음은 그게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신랑을 이해시키는 게 정직한 거라고 생각한다. 안 그럼 남편한테 '남자는 원래 그래' 라는 말 듣고 빡쳐도 '이건 종족 문제가 아니라 니 문제' 라고 받아칠 수가 없다.
'나는 이것을 원한다'는 것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눌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내 돈으로 사는 건 무효고, 샤넬백과 티파니 다이아를 받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다'.. 라는 입장이라면.
이렇게 말하기는 미안하나 자존감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씀드리고 싶다. 왜 내 가치가 그런 걸로 정해지나? 그렇담 샤넬을 고를 때가 아니라 멘탈을 치료할 때다.
이 주제만 나오면 들고 일어나는.. 적기도 불쾌한 '김치녀' 등의 얘기는 가장 저급하다. 착각하지 마라. 차 없어서 연애 못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매너 없고 배려할 줄 모르고 자기관리는 안 돼 있는 주제에 노력과 정성 없이 이성에게서 정서적 육체적 만족을 누리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이 여자들 눈에 빤히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아파트 없어서 결혼 못하는게 아니라 장만한 건 없는 주제에 부모님의 부당한 요구는 커트해주지 못하고 중요한 사항은 여친보다 엄마와 먼저 의논해 결정해버리며 책임감과 신뢰는 못 주면서 빨리 내 뒷바라지 해줄 여자 들어앉히고 싶다는 욕구만 앞세워서 여자가 정을 떼게 만든 것은 아닐까?
지금 집 없어도 남자 됨됨이와 성실함, 장래성 보고 충분히 사랑하고 결혼하는 여자들 내 주위에 많기만 하다. 차 얘기 집 얘기 하면서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직시하지 않는 것은 비겁하다.
다시 샤넬 얘기로 돌아가서, 죄책감 넘겨주기의 번외 케이스로 '샤테크' 운운하는 이들이 있다. 샤넬백 가격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이왕 살 거면 빨리 사는게 낫고, 나중에 중고로 팔아도 본전을 빼다는 것이다. 용례로는 생활 수준에 안 맞게 구입해놓고는 '샤테크했어요~' '샤테크이니 괜찮아요' 라고 말하는 식이다.
나는 고깝게 본다. 왜냐. 논리에 안 맞다. 어차피 오르니까 지금 사는 게 이득이다? 프레임 조작이다. 명품 구입은 '사냐, 안 사냐'의 선택인데 '지금 사냐, 나중에 사냐'의 선택인 것처럼 스스로를 속인 거다.
결정적으로. 중고 시장에서 본전 이상 못 받는다. 제대로 매매하려면 당연히 보증서와 영수증을 보관해야 하는데 여기에 구입일이 적혀 있다. 제품에 찍힌 넘버로도 구입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구입가가 얼추 계산되는데, 나 빼고 세상 사람 다 바보가 아닌 이상 산값보다 비싸게 파는 건 말이 안 된다. 중고명품 전문샵에서도 다 감안해서 가격 매긴다.
'800만원 주고 사서 2~3년간 중요한 자리에 아껴 들다가 500에 내놓겠다'는 게 차라리 솔직하다. 몇 번 든 값, 혹은 '샤넬백 가진 여자'로 인식된 값으로 감가상각비 200~300을 치른다는 것을 최소한 인정은 하자는 거다.
'곱게 쓰고 딸에게 물려주겠다'는 건 조금 말 된다. 엄마가 쓰던 샤넬 물려받아 빈티지로 쓰는 사람들 종종 봤다. 나쁘지 않게 보였다. 근데 물려준다는 건 어디까지나 그런 활용도도 있다는 거지, 그걸 주 구입 목적으로 내세울 순 없어 보인다.
남이 명품을 구입하는 것은 비판은 커녕 신경쓸 대상도 아니다. 한국 사회는 이중적이다. 속으로는 수수한 차림새의 인물을 시덥잖게 보면서 겉으로는 근검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돈 잘 버는 변호사였던 노무현이 개인 요트를 구입해 즐겼던, 손녀가 버버리를 입었건 신경 안 쓴다. 마찬가지로 수백억 자산가인 MB 와이프가 에르메스를 들건 손녀가 몽클레르를 입건 알 바 아니다.
넉넉치 않은 이가 몇달치 월급을 모아 명품백을 산대도 '낫 마이 오운 비즈니스'다. 그럴 형편인지 아닌지는 자기가 판단할 바고, 강도질이나 절도가 아닌 바에야 무슨 오지랖을 펼치겠다는 것인가.
자기는 하루 한갑씩 십여년간 담배 피고 친구들 술값 쏘고 하면서, 명품 지갑 명품백 된장질 운운하는 남자들을 보면 우습다. 일년 담뱃값 술값이나 명품백 12개월 할부값이나.. 백은 수중에 남기라도 한다.
오지랖이 무척 싫지만 명품 소유(희망)자에 대해 그게 발동할 때가 있다. 자기가 안 사고 남에게 받으려는 이들이다. 그럴 경제적 상황이 결코 아니며, 자신은 남친에게 그 절반도 지출을 안 하면서 막무가내로 사달라는 소수(최소한 내 주변엔 거의 없었음)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그건 그냥 철이 안 든 거니까. 남자들은 괜한 한국여성 혐오증으로 발전시키지 말고, 정 싫으면 그 여친이랑 헤어지면 될일이다. 안 헤어지는건 자기도 먼가 반대급부로 얻고 있는게 있어서 그런거 아닌가? 그럴 거면 욕하지를 말고.
서론이 길었다.
여기서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 하나가 추가된다. 결혼 예물로 사는 명품백이다. 여기에 대해선 '철없다' 까지는 아니지만 다소 비판적으로 본다. '평생에 한번', '남들도 받는데', '내가 그 정도 자격은 되는데' 라는 말 속에는 한 가지가 숨어 있다. 바로 '죄책감 넘겨주기'다.
모든 쇼핑에는 이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있다. '이거 살 돈이면 XXX를 하는데' 같은.
명품을 비롯한 고가품 구입에는 여기서 심화된 한 가지가 더해진다. 바로 죄책감이다. 이게 내 몇달치 월급인데, 저축도 얼마 못했는데, 부모님 여행도 못 보내드렸는데 등등. 경제적으로 꽤 넉넉한 계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들이 명품백을 사려할 때 만나는 마음의 장애물이다.
결혼은 중산층 이하가 이 죄책감을 피할 인생에 몇 안되는 찬스다. 그런 면에서 '지금 안 사면 평생 못산다'는 말은 진실을 담고 있다. 일단 한국의 결혼 자체가 예단이니 혼수니 하는 쌍방 돈지랄이기 때문에.. 웬만한 지출도 튀지 않고 묻어갈 수 있다. 결혼 이후 여자가 자신에게 쓰는 돈의 규모가 대폭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남녀 모두 그렇게 되는데, 거의 모두가 여자 쪽의 축소 폭이 더 크다. 그런 사후의 억울함(?) 내지는 희생을 미리 상쇄하겠다는 마인드일 게다. 여자가 결혼하면 나도 다양한 욕구가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남편에게 다소, 시댁에게 깡그리 무시받을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문제는 돈지랄(표현 죄송;; 그러나 가장 적합한듯)의 쌍방 합의가 안됐을 때다. 어느 한 쪽이 '내 돈으론 지랄 못해도 니돈으론 지랄 좀 해야겠다'고 나올 때 분란이 일어난다. 대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두 여자간의 문제다. 여기에 남편이나 시부 성격이 강한 경우, 집 문제, 분가, 맞벌이 등의 요소가 추가되면 계산은 꽤 복잡해진다.
피할 수 없는 진실이 있다. 모든 돈지랄에는 대가가 따른다. 지랄이 풍년이라고 개별 지랄의 결과가 덮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700~800짜리 샤넬백 들 형편이 원래 아니라면, 평소에 내 돈으로 못 사는 거라면, '일생에 한번이라서'로는 익스큐즈가 되지 않는다. 내가 맘먹지 못할 샤넬백인데 예물로 받겠다는 건 죄책감을 남에게 토스하는 행위일 뿐이다.
트랙백한 글에 나온 사례에 대해 언급해보자.
결혼 전 1억 모았으며 샤넬백 가질 자격이 있지 않냐는 말에 어느 정도 수긍도 한다. 그만큼 모으기 쉽지 않다. 딴 여자들 월급 모아 샤넬 살 때 자긴 참았다는 거겠지. 고생 많이 하셨다.
하지만 그게 꼭 '샤넬백을 받을 자격'이 돼야 하는건 아니다. 샤넬백을 살 자격.. 이면 안되나? 젊은 날에 돈 모으느라 고생한 내가 대견했다면 그냥 1억 모은 거 중에서 백 사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난 9천 해간다' 고 하면 되지 않나. 그 결혼에 시댁 예단이나 혼수, 예물이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몰라서 종합적 평가가 어렵긴 하나 내 생각은 그렇다.
'여자 마음은 그게 아니다' 라는 말은 안했으면 좋겠다. 그 마음 아닌 여자도 많다. 그냥 '내 마음은 그게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신랑을 이해시키는 게 정직한 거라고 생각한다. 안 그럼 남편한테 '남자는 원래 그래' 라는 말 듣고 빡쳐도 '이건 종족 문제가 아니라 니 문제' 라고 받아칠 수가 없다.
'나는 이것을 원한다'는 것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눌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내 돈으로 사는 건 무효고, 샤넬백과 티파니 다이아를 받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다'.. 라는 입장이라면.
이렇게 말하기는 미안하나 자존감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씀드리고 싶다. 왜 내 가치가 그런 걸로 정해지나? 그렇담 샤넬을 고를 때가 아니라 멘탈을 치료할 때다.
이 주제만 나오면 들고 일어나는.. 적기도 불쾌한 '김치녀' 등의 얘기는 가장 저급하다. 착각하지 마라. 차 없어서 연애 못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매너 없고 배려할 줄 모르고 자기관리는 안 돼 있는 주제에 노력과 정성 없이 이성에게서 정서적 육체적 만족을 누리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이 여자들 눈에 빤히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아파트 없어서 결혼 못하는게 아니라 장만한 건 없는 주제에 부모님의 부당한 요구는 커트해주지 못하고 중요한 사항은 여친보다 엄마와 먼저 의논해 결정해버리며 책임감과 신뢰는 못 주면서 빨리 내 뒷바라지 해줄 여자 들어앉히고 싶다는 욕구만 앞세워서 여자가 정을 떼게 만든 것은 아닐까?
지금 집 없어도 남자 됨됨이와 성실함, 장래성 보고 충분히 사랑하고 결혼하는 여자들 내 주위에 많기만 하다. 차 얘기 집 얘기 하면서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직시하지 않는 것은 비겁하다.
다시 샤넬 얘기로 돌아가서, 죄책감 넘겨주기의 번외 케이스로 '샤테크' 운운하는 이들이 있다. 샤넬백 가격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이왕 살 거면 빨리 사는게 낫고, 나중에 중고로 팔아도 본전을 빼다는 것이다. 용례로는 생활 수준에 안 맞게 구입해놓고는 '샤테크했어요~' '샤테크이니 괜찮아요' 라고 말하는 식이다.
나는 고깝게 본다. 왜냐. 논리에 안 맞다. 어차피 오르니까 지금 사는 게 이득이다? 프레임 조작이다. 명품 구입은 '사냐, 안 사냐'의 선택인데 '지금 사냐, 나중에 사냐'의 선택인 것처럼 스스로를 속인 거다.
결정적으로. 중고 시장에서 본전 이상 못 받는다. 제대로 매매하려면 당연히 보증서와 영수증을 보관해야 하는데 여기에 구입일이 적혀 있다. 제품에 찍힌 넘버로도 구입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구입가가 얼추 계산되는데, 나 빼고 세상 사람 다 바보가 아닌 이상 산값보다 비싸게 파는 건 말이 안 된다. 중고명품 전문샵에서도 다 감안해서 가격 매긴다.
'800만원 주고 사서 2~3년간 중요한 자리에 아껴 들다가 500에 내놓겠다'는 게 차라리 솔직하다. 몇 번 든 값, 혹은 '샤넬백 가진 여자'로 인식된 값으로 감가상각비 200~300을 치른다는 것을 최소한 인정은 하자는 거다.
'곱게 쓰고 딸에게 물려주겠다'는 건 조금 말 된다. 엄마가 쓰던 샤넬 물려받아 빈티지로 쓰는 사람들 종종 봤다. 나쁘지 않게 보였다. 근데 물려준다는 건 어디까지나 그런 활용도도 있다는 거지, 그걸 주 구입 목적으로 내세울 순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