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친정엄마가 제 아이 학교가는걸 챙겨주십니다. 근처 사셔서 출퇴근하십니다)
제가 옷을 막 입는데.. 엄마가 옆에 서시더니.. " ㅇㅇ 이는 애가 뭔가 어두워 보이고. 기가 죽어보이더라 왜 그러냐"
이러시네요. 그 ㅇㅇ이는 제 친정여동생의 아들입니다. 그러니까 엄마한테는 외손주죠
그 아이는 제 아이와 1년차이이고(초4). 제 여동생이 결혼하자마자 그 다음해에
제부가 갑자스럽게 간질병이 발병했어요(유전은 아니고. 스트레스성으로..)
그리고 나서 아이가 4학년이 되도록 제 여동생이 직장다녀서 생활을 꾸리고 있고
말그대로 집에 있습니다. 제부는
여동생네 시댁은 먹고사는덴 큰 걱정은 없는 집이고.. 그집에서도 제부가 유일한
아들이라서. 제 조카는 그쪽집에선 완전 왕자 대우받고. 애지중지 손자입니다만,
아무래도 자기 아버지가. 집에서. 투병중인게.. 아이한테도 힘든 일이겠지요
그래서 제아이보다 어리지만, 일찍 철들었고,, 볼때마다 안쓰러워요
6살때. 지 아빠랑 버스타고 가다가 지 아빠가 발작을 했을때. 지가 119 신고까지
하고.. 하여간 그러저러한 일이 아이가 자라면서 많이 있었어요.
저도 보면 짠하고,, 그런데 아이자체는 굉장히 잘 자랐거든요
어둡거나, 우울해 하거나. 이러지도 않고. 진짜 편견없이 보면. 평범한 아이인데요
어제 제 동생이.. 제부가 갑자기 심해져서,, 아무래도 입원을 시켜야 할것 같다고 하면서
조카가 시험보는 날인데. 밤새 아이도 잠을 못잤다.. 이렇게 카톡이 와서 한참 저랑
얘길했었고. 저녁때 집에가서 엄마한테.. 그 얘기를 하면서 걱정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 떡하니. 엄마가 저런식으로 얘기하니.. 갑자기 확 올라오더라구요
남들이 아빠가 그모양이라서 애가 어떻다..라고 말해도 막아줘야하고
무슨 소리냐. 우리 아이가 얼마나 밝게 잘 자라는데 그런 얘기는 하지도 말라..고 해야하는게
가족의 역할이지.
엄마가 먼저. 저한테 외손주 흉보는거.. 저 정말 싫고 화가 나더라구요.
어버이날이라 최대한 참고. 엄마는 그런 얘길 하면 안된다. 남들이 그래도 말려야 할 사람인데
할머니가 그런 뒷담화를 하는게 말이 되냐고. 실제로 아이가 기죽어하거나 어두운 성격도 아닌데
할머니가 나서서 그런 얘길 하는게 어딨냐고. 그냥 말하고 나왔네요.
친정엄마가 워낙에 말을 생각없이 하는 스타일이라.. 거기에 상처도 참 많이 받고 자랐는데
.. 우리 어려서는 저러시더니..
제 동생은 자기 아이.. 정말 구김없이 키우려고 너무너무 노력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