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군상들이 많지만,..
제가 유럽갔다가 만난 미용하던 언니인데요.
박준 이가자 같은 체인에서 일하다가 독립해서 미용실 차렸는데
꽤 쏠쏠하게 잘했었나봐요.
근데 왜 사업 잘되는거 그만두고 유럽와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냐니까
첨엔 뭐 영국서 비달사순(그 시절엔 비달사순이 짱 ㅋ) 컷트하는거 한번이라도 보는게 소원이고 어쩌고 블라블라..ㅋ
미용에 관한.. 운운 하다가
좀 친해지니까
가족들 봉노릇 그만하고 싶어서 그냥 다 접고 떠나왔다고 하더군요.
엄마랑 남동생이랑 세식구인데..
혼자서 미용일 하면서 집안건사 다하고
여섯살이나 어린동생 대학까지 보내고 뼈 빠지게 일하면서도
내 가족 내가 거둔다 생각하니 스스로도 참 뿌듯하면 뿌듯했지.. 가족이 짐이란 생각은 안해봤었는데..
그러다 서른넘고..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나서 연예도 하다 결혼할 생각에 가족한테 인사를 시켰답니다.
언니에 비하면 나름 조건도 괜찮고 성품도 차고 넘치게 좋은 남자였는데,
남자네 집은 "너가 사랑한다면 우린 다 좋으니 결혼해라.."
여자네 집은 그야말로 결사 반대를 했다네요.
왜 그렇게까지 반대를 하냐 물었더니..
이 어머니가 완전 본심을 뱉어내더랍니다.
너 시집가면 우린 뭘 먹고 사니.. 그냥 우리끼리 오손도손 살자..
어떻게 보면 별것아닌 짧은 그 한마디를 계기로 자신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보게 됐답니다.
가게 접고, 전세금 빼고.. 평소 영어의 영자도 한마디 모르던 언니가 바로 영국 날아가서
근근히 알바 뛰면서(영국은 페이가 꽤 쎄요 ㅎ 뭐 영국 물가도 비싼데 쓰기시작하면 감당 안되지만)
저가 할인항공 예약해서 유럽 이곳저곳 여행다니고 그러더군요.
한 이삼년 정도 그생활 계속하다가
한국가서 다시 시작할거라고요.
이후 어떻게 됐는진 모르겠지만,
엄마랑 남동생 연락끊고 땡전한푼 지원 안해줬단 얘기로봐선
누나(딸) 없이도 둘이서 나름 잘먹고 잘살았지 싶더군요.
연예인이건 누구건, 그야말로 사람은 누울자리 보고 다리뻗는단 말이 딱이다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