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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간사 번민도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삼 조회수 : 2,961
작성일 : 2013-04-28 09:01:54

요즘 힘드신 분들 많으시죠?

얼마 전부터 왜 이리 안 좋은 맘이 맘속에 가득한지.........살고 싶지 않단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그냥 한가하고 무료하다 느꼈던 시절들은 지나고 보니 무척이나 행복한 시절이었더군요.

 

종교는 없지만 여기서 얼마 전 불교대학 추천해주신 분 덕분에 관련 내용도 좀 찾아보고

생전 집 밖으로 안나가고 폐인처럼 살다 (온라인으로 택배 시킴 먹고 사는 덴 지장 없으니)

우울한 기분에 좋다니 오랜만에 걷기도 해봤는데 봄 햇살이 새삼 좋게 느껴지더군요.

 

하늘이 내게 어찌 살라고 이리 맘고생을 줄기차게 시키실까? 그런 생각까지 했는데

오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왜 나는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만 원망하고 내가 처한 환경 속에 장점을 찾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고요.

왜 그리 우울한 기억을 움켜쥔 채 신세 한탄만 하고 산건지....새삼 한심하더라고요.

 

맘을 다잡아도 해결 안 되는 부분은 여전히 있지만

그래도 맘이 훨씬 더 홀가분하네요. 사실 얼마 전까진 정신과 상담도 고려해 봤는데

친정엄마 수 십 년 간 정신과 약 드셔도 전혀 해결 안 되는 모습 봐오면서

나는 저리 살지 말아야겠단 생각 했거든요.

 

어릴 때 인상 깊었던 기억이, 어느날 엄마가 무슨 속상한 일인지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당신 이름을 부르며 불쌍해서 어떡하냐고 울부짖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본인이 다른 데서 화나는 일이 있으면 잔인하게 딸인 제게 그 화풀이를 풀곤 하셨죠.

그 강도는 무엇을 상상하시든 그 상상을 뛰어넘을 겁니다.

식칼을 휘둘러서 그게 팔뚝에 스쳐 터졌는데 장판이 그 뚝뚝 흘러내리는 피로 물들였더랬죠.

 

 

사실 힘든 세상사 만만한 딸이 화풀이 대상이 됐던 것까진 이해해드릴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요.

하지만 사과는 하셨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그렇게 악다구니를 써가면 피 안 닦는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를게 아니라요.

그때 당시 제가 초등학생이었는데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학교생활도 제법 잘했는데

뭔 죽을죄를 졌다고 식칼로 팔뚝까지 베었어야 했는지.

 

설사 그런 일을 했더라도 내가 사는 게 힘들어서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 보다. 미안하다 요 얘기만 해줬어도

부모 자식 간인데 용서 못 할게 뭐 있습니까? 그냥 없던 일로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친정엄마가 식칼로 손톱을 깎아주신 적이 몇 번 있는데 (상상이 가시나요? 식칼로 손톱 깍아주는 엄마..)

그때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사실 위에 사례는 제가 가진 아픔의 1%도 안 되지만 (그냥 사소한 걸 예로 들었습니다.)

문제는 현실이 조금이라도 힘들어지면 간신히 눌러놨던 저 어릴 적 기억들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온단 사실입니다.

사실 결혼 후 제가 겪는 맘고생이나 속상함, 주위를 둘러보면 더 힘든 사람들도 많은데 말입니다.

작은 게 터져도 묻어뒀던 과거가 튀어나오면서 제 맘속이 갈기갈기 찢어져 버리곤 하거든요.

그게 바로 마음을 아무리 다 잡아도 해결 안 되는 부분이었고 제가 늘 힘들어하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제가 이 얘기를 드리는 이유는

설마 저리 심하신 분들은 없으시겠지만 작게라도 만만하다고

자식한테 화풀이하고 사시는 분은 없으셨으면 하는 바램 때문입니다.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베풀 줄 안다고, 이리 얘기하는 저도 그게 잘 안돼서 여러 번 제 아이를 속상하게 했습니다.

하잖은 거라 할런지 몰라도 제 자신이 용서가 안될 때는 어린 자식 앞에서 무릎도 꿇어봤구요.

나로 인해 혹여 작은 상처라도 받아 그걸로 오래오래 그 아이의 맘을 괴롭히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요.

또한 충분히 긍정적으로 살아 갈수 있는 인생에 사소한 어려움에도

금세 좌절하고 절망하는 저처럼 살아가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 때문에요.

 

슬프게도 친정엄마는 여전하십니다.

절대 사과란 바랄 수도 없고 심지어 기억력은 여전히 좋으심에도 과거에 저지른, 당신이 생각해도

부끄러웠던 행동들은 통째로 죄다 부정하시지요.

저는 이제 그 부분에서 맘을 비우려고 합니다. 아니 그러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앞으로 남은 제 인생의 행복을 위해서요.^^

 

 

 

PS.저희 외할머니께서 지금 같은 서울 아래 사시는데 (1918년생이니 올해 연세가 90이 넘으셨습니다.)

도대체 어디 사시는지 알려달라고 (십 년 전부터 물어보는데 안 가르쳐주시네요)

돌아가시기 전에 한번 뵙고 싶다고 여쭤봤다가

식칼로 제 목을 찔러 죽여버린다고 고래고래 악다구니를 쓰셨는데( 그 전화 음성이 환청처럼 아직도 생생하네요.)

역시나 저희 친정어머님은 식칼을 너무 너무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새삼~^^ (이젠 그저 웃으려구요.ㅎㅎ)

IP : 211.206.xxx.18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휴..
    '13.4.28 9:10 AM (219.249.xxx.235)

    저도 만만찮은 가정사의 주인공인데요...원글님글 읽으니...참
    저는 정말 독한 성격의 새엄마밑에 자랐는데..아버지랑 다투거나 화나거나 하면 항상 하는말이..
    자기는 도마위에 생선과 같다고..그런데 죽으면 자기혼자 죽지 않겟다고 ..눈주위가 유독 거무스름 하고 눈 흰자위는 또 하얘서..희번덕 거리며 저말 독사처럼 내뱉으면 저는 진짜 새엄마가 무슨일 저지를까 우리를 혹시 죽일까 어린 마음에 너무 무서웟어요.
    다행히 실제 폭력행사한적은 없엇지만요...
    원글님은 친엄만데..식칼이라니..아..진짜 할말이 없네요.

  • 2. 님이
    '13.4.28 9:13 AM (58.143.xxx.60)

    동사무소에 가서 의뢰함 알려줄텐데요.
    부모 자식간에 가족관계부상에 따로 되있으신가요?

  • 3. 새삼
    '13.4.28 9:15 AM (211.206.xxx.184)

    ㅎㅎ 저건 정말 사소한걸 예로 든겁니다. 82분들 놀래실까봐.....^^

    그리고 제가 어릴때 정말 이러다 미칠거 같아서 맘속에서 마인드컨트롤을 했는데
    그게 뭔줄 아세요? 저 사람은 내 생모가 아니다. 계모다.ㅎㅎㅎ
    (제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저렇게 끔찍한 사람이 생모라는 사실이었습니다.)

  • 4. 님 어머니는 환자세요
    '13.4.28 9:17 AM (116.120.xxx.241)

    이미 뇌의 어느 부분에서 변형이 왔을지 몰라요
    정상적인 교류를 기대하지 않으시는게 맞는 듯 해요
    사과를 바란다든지...그런 헛된 기대 말이에요

    일부분 정상적으로 보이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정상인이라고 착각하시면 안 돼요
    저도 주변에 환자가 있는데 점점 심해지면 심해졌지 개선되는 방향으로는 안 가요
    체념 하신 와중에도 기대하는 마음이 보여서 안타까워 글 남겨요

  • 5. 새삼
    '13.4.28 9:33 AM (211.206.xxx.184)

    님이님~ 동사무소 가서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런지요? 혹시 아시면 자세히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희 할머니 저 어릴때 먹을것도 챙겨서 일부러 찾아오시고 좀 따스한 구석은 부족 하지만
    성품이 나쁜 분은 절대 아니거든요.

    다만 엄마가 할머니를 싫어하는 이유는 큰 삼촌이 젊어서 사업하다 집안 재산을 대부분 날려서
    자기 몫으로 받은 게 없어서라는데 전 솔직히 좀 이해가..... 저는 언감생심 엄마 재산 꿈도 안꾸거든요. 물려줄 분도 아닌지라.

  • 6. 새삼
    '13.4.28 9:33 AM (211.206.xxx.184)

    네. 저 어릴때 나 좀 사랑해주면 안되냐고 울며 매달린적도 있긴 한데 이젠 아예 기대 안하고 살려구요.
    좋은 충고 감사합니다.^^

    글 내용이 무거워서 아무도 안 달아주실줄 알았는데 무척 고맙네요.
    지금 컴 끄고 할 일이 생겼는데 (중학생인 딸아이가 다음 주 시험인지라 아침 먹여야 해서 식사 준비로)
    나중에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7. 힘내세요
    '13.4.28 9:51 AM (221.141.xxx.115)

    원글님은 제가 상상도 못할 끔직한 어린시절을 보내셨네요.
    그럼에도 상처를 딛고 잘 성장하신 것 같아요.
    어머님은 병이 깊은 환자이니 치료를 받으셔야 겠네요.

  • 8. 아휴....
    '13.4.28 10:19 AM (121.175.xxx.222)

    대단한 고통을 승화하고 사시는 분 같아서 마음이 안스럽네요.

    그래도 님 마음은 부처님 같으신가봐요.

    님의 어머님은 환자이고, 불완전한 인간이니 님이 용서하고 봐드려야지 어쩌겠어요

    저도 요즘 유튜브에서 법륜스님 말씀 찾아듣고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있어요.

    님...따님도 있으시니, 사랑 듬뿍 주시고 따님의 사랑도 받으시면서 어릴 때 결핍과 상처를 치유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9. ㅇㅇ
    '13.4.28 10:36 AM (118.148.xxx.176) - 삭제된댓글

    부모로부터의 아동폭력으로인한 피해자이신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시려고하는 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요하는건지..주위에서 보고 압니다.

  • 10. 독이 되는 부모
    '13.4.28 10:44 AM (221.145.xxx.242)

    네요. 저는 아버지 때문에 늘 괴로운 사람입니다.
    이것을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독이 되는 부모'라는 책도 읽고
    강의도 많이 들었으면 남편과 이야기도 많이 했지만
    당대에 재벌이 되는 것만큼 어려운게 모델이 없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입니다.

    속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르고 소리소리 지르지만
    속으로만 그러고 실제로는 이성을 잃지 않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몰라요.

    그런 노력덕분인지 아이들이 신뢰를 하고는 있지만
    이게 노력이 아닌 진짜 그런게 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아버지때문에 제 동생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그 때문에 제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항상 동생이 자살 힐 까봐 조마조마합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저는 다짐을 했습니다.

    원글님 안아드려요. 그런 환경속에서 잘 크셨어요.
    어머님 한테 잘 해드리려 노력하지도 자학하지도 마세요.
    그저 원글님 마음가는데로 맡겨두세요. 제가 응원할께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 11. ..
    '13.4.28 10:49 AM (121.124.xxx.239)

    과거 일이라고 속으로만 감추지 마시구요.자꾸 꺼내세요. 그래야 진짜 없어져요. 저도 매를 안맞는 날이 거의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은 절대 매를 대지 않았어요. 제가 매 맞으면서 느낀게 내가 잘못 해서가 아니라 저 사람이 내게 화풀이하는 거구나에요. 직장 다니느라 애 양육을 엄마가 해주셔서 아직도 엄마랑 같이 살고 있는데요. 지금도 가끔 엄마와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 져요. 엄마가 제게 잘해 준 것도 엄청 많은데두요. 저는 엄마한테 사과 받았어요. 그렇다고 눈 녹듯이 과거 일이 사라지진 않아요. 가슴이 뭔가 답답하다 싶을 때마다 그 느낌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기억들을 끄집어 내어 양지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어요. 그런 엄마 밑에서 님 너무 훌륭하게 자라신 거에요. 박수 쳐 드려요.

  • 12. 그런데요
    '13.4.28 10:55 AM (1.234.xxx.236)

    원글님 엄마도 가정폭력이라든지,외할머니의 폭력에 가까운 양육에 의한 피해자일거라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원글님이 외할머니 소식을 묻자 그렇게 난리치셨다는 글 보니,
    원글님 엄마도 본인의 엄마(=외할머니)에 대한 감정이 굉장한 것 같은데요.
    만약 엄마가 그런 피해자라면 원글님이 굳이 외할머니를 찾아나서야 되나 싶습니다.
    입장 바꿔서 원글님이 지금 이렇게 엄마에 대한 마음이 지옥인데
    딸이 외할머니는 나에겐 잘했었다. 보고 싶다라면서 연락처 알아내려고 하고 만나려고 한다면
    원글님 기분은 어떻겠어요.
    지금은 그냥 공부하는 아이들.그리고 남편에게 에너지 집중시키면서
    원글님 가정에만 충실하는 게 좋을것 같아요.
    아이들에게서 어느정도 해방되는 시기가 오면
    그때부터 원글님과 엄마 외할머니..이 세 사람의 인연과 삶과 운명에 대해
    생각하고 부딪히고 하면서 에너지를 써도 될 것 같아요.

  • 13. Sunshine
    '13.4.28 11:08 AM (39.115.xxx.134)

    저는 친자식한테 식칼 휘두르는 사람은 저희 집밖에 없는 줄 알았어요
    사과는 커녕 자기가 잘못한 건 절대 인정 안 하고 잡아 떼는 것까지 똑같네요
    그런 와중에도 저는 나름 잘 컸다고 생각하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어린 시절 기억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와 더 힘들어지는 것..
    저 정말 이해해요
    어린 시절 상처라는 게.. 사람의 마음을 마치 밑빠진 독처럼 만들어 버리는 것이더라구요
    저는 심리상담으로 많은 도움 받았어요
    혼자서 극복해내기는 아무래도 힘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외할머니 문제는..
    아마도 외할머니도 어머니께 똑같이 하셨을 가능성이 있어요
    저희 집도 완전히 의절을 하고 소식왕래도 없이 사는데
    외할머니가 손녀인 저에게는 좋은 분이었지만
    알고 보니 본인 딸에게는 매타작을 그렇게 하셨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다른 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려요
    자식에게 화풀이는 하지 말아 주세요
    자식 인생 밑빠진 독으로 만들고자 하는 게 아니시라면..
    그래도 원글님은 결혼도 하신 것 같지만
    저는 혹시라도 닮을까 무서워서 결혼이나 자식은 생각도 않고 삽니다..

  • 14. 새삼
    '13.4.28 12:22 PM (211.206.xxx.184)

    에구~ 여러분들이 힘이 되는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해봐도
    제 자신이 그렇게 좋은 사람이란 생각은 안든답니다. 아빠를 닮아 정은 많지만 그 부분 빼면 모난 구석도 아주 많구요.

    그런데요님~ 너무 앞서 나가신듯 합니다. 외할머니는 폭력을 행사할 분이 못되세요.
    그리고 제게 잘해주신 건 없습니다. 다만 엄마를 보러 오셨던거 뿐이지.

    이렇게 말하면 이해를 못하시겠지만 엄마는 남자들에겐 관대하지만 여자 자체를 싫어하셨습니다.
    드라마를 봐도 여자는 요물이다를 입에 달고 사셨고 바람기가 대단해 세집 살림 하신 큰아버지는 그 까탈스런 성격에도 굉장히
    따랐지만 착하디 착한 우리 큰어머니는 그러니 남자가 바람나서 세집살림하지 라고 욕하시던 분입니다.

    제가 저희 엄마를 조금은 이해의 맘으로 바라 본 계기가
    초등때 18살 아래의 막내 삼촌 집에 갔다가 두 분이 대판 싸우신 적이 있습니다.
    막내삼촌 성격이 형제 중 가장 엄마랑 닮았는데 (그러니 18살 위 누나랑 싸우지요)
    갑자기 엄마가 그 화살을 옆에 앉아 있던 외숙모한테 돌리는거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초등인 제 눈엔도 황당할 만큼 갑자기 엄한 사람 붙잡고 트집을 잡더군요. 니가 옆에서 꼬드겼지 어쩌구 하면서요.
    어린 맘에도 어찌나 안쓰럽던지....벼락같이 당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던 외숙모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제가 그렇게 늘 당하고 살았거든요. 딸이라는 이유로.

    할머니가 만약에 그런 식으로 엄마를 학대했다면 그걸 암말 없이 그냥 지냈을 엄마가 아닙니다.
    한살위 언니가 딸아이(저한텐 사촌언니) 결혼식을 엄마랑 관련 있는 날짜에 잡았다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이모년이란 소리를 입에 달고 어젯밤에 꿈에 나왔다고 재수없다 진저리를 치신 분입니다.
    아무 잘못 없는 할머니가 같은 취급 당하는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그 옛날 시대에도 혼자 그 많은 자식들 다 키우면서
    우리 엄마, 대학까지 보내주신 분인데...(그리고 두분 사이 왕래가 끊긴건 아닙니다.자식한테 어딘지 안알려줄 뿐이지)

    Sunshine님.......잡아떼는 이유는 본인이 생각해도 챙피하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그냥 그리 생각하고 있답니다. 님도 토닥 토닥 해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결혼 꼭 하세요. 저도 쉽진 않았지만 딸아이랑 너무 너무 잘 지내고 있어요.
    다른 부분은 어려운 일들이 있지만 딸하나만 생각하면 기운나고 진심 행복합니다.

  • 15. 마그네슘
    '13.4.28 12:51 PM (49.1.xxx.134)

    속에서 치고 올라올 때 억지로 누르지 마셔요. 가능한 방법으로 최대한 쏟아내시고 비우세요.
    이게 한번으로는 안 되고 여러 번 반복해야 돼요. 인간사 마음먹기 나름이지만, 그것은 이성적인 판단이구요
    원글님의 무의식 깊은 곳에는 아직도 상처받은 스스로의 모습이 존재해요. 그 모습이 불쑥 올라올 때가 있는데 그걸 억지로 누르면
    어린시절로 자꾸 퇴행하게 됩니다. 그 올라오는 걸 털어내고 비워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감정도 물과 같아서 밀물 썰물처럼 내 의식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그걸 알아차리면 될 거에요.
    자식에게 화풀이하는 부모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자식들은 그걸 평생 동안 낙인처럼 지고 살아요.
    그 아픔은 오로지 겪는 사람만 알죠. 얼마나 힘이 드세요? 그리고 부모님을 억지로 용서하지 않아도 돼요.
    부모님 이전에 상처받은 나 자신을 계속 안아주셔요. 항상 힘내셨으면 좋겠고, 하...정말 무슨 말을 써야 할지모르겠네요.
    고통을 정면으로 겪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이 독이 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요. 지금도 힘들게 스스로를 추스르며 지내실 텐데.
    따님과 언제나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 16. 새삼
    '13.4.29 11:15 AM (211.206.xxx.184)

    마그네슘님. 좋은 말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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