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제목을 잘못 지은거 같네요.
숙종, 그는 누구인가,
차라리 이게 나은듯.
기존 장희빈전이 아무래도 역사에서 승리한 서인입장의 시각이니까
요즘하는 장옥정과는 기본적으로 내용이 완전 다르죠.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힌 장희빈전이 아닌
숙종시대의 장희빈을 보여주는거라면 제목에서 장희빈을 뺏어야 했다고 봅니다.
장옥정 드라마가 나름 획기적인게
아주 현실적인거라는 겁니다.
누구는 애들한테 드라마가 교육상 안좋다는데
장옥정은 애들한테 현실감각을 길러주는데는 아주 그만이라고 봅니다.
인조반정이후 조선왕조의 권위가 아주 약했던 시점에 숙종이 세자로 있었고
해서 사대부들이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파벌을 만들고 요직을 차지해서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각종 잇권을 누리던 시대배경이 아주 현실적입니다.
단지 사대부뿐만이 아니고, 대비와 대왕대비,
하다못해 궁중 상궁이나 나인들까지 현실감각이 있어요.
장옥정이 입궐하기전 처해진 환경도 그렇고
때는 바야흐로 상업의 발달과 청과의 무역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터라
장옥정의 당숙같은 장사치도 막대한 재산을 배경으로 사회적 신분에 대한 욕구가 있을수 있겠죠.
하다못해 남대문 어물전에서 장사를 해도 시전이니 난전이니 정치권과의 끈이 필수였으니...
권세가 왜 탐이 안났겠습니까.
또 숙종아버지 현종도 눈길을 끄는데
자신은 인조반정이후 서인사대부들의 위세에 눌려 살았지만
마지막 죽어가면서 아들 숙종에게 남기는 유언이 참 인상적입니다.
아무도 믿지 마라, 오직 너 자신만을 믿어라...
서인사대부집안의 중전이 워낙 여장부스타일이라 그런지
살아생전에는 그냥 조용히 그들의 요구에 순응하는듯했는데
죽으면서 아들 숙종을 위해 유언장을 남깁니다.
이러저러하니 서인들은 물러나라고,,,
승냥이를 불러 늑대를 쫓아낸다고
남인의 거두를 고명대신으로 임명해서 서인의 거두 인현왕후 아버지를 물러나게했죠.
참 좋은 아버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비리비리하게 살았어도,
살아오면서 터득한 지혜를 죽기전에 아들한테 전해주고,
또 지혜뿐 아니라 길도 터줍니다.
선왕의 유언이라는 형식으로
서인사대부는 물러나라 했으니...
숙종의 엄마는 자신가문의 영달과 자신의 권세를 위해 살지만
그래도 그 엄마 입장에선 서인이 왕실을 지켜주니 서로 누이좋고 매부좋고라고 생각하겠죠.
근데 이런 중전의 입장과 국왕의 입장은 또 다르겠죠.
사대부의 힘이 지나치게 비대하면 백성에 대한 착취가 심해지니
적당히 약화시키는게 모두가 공존하는 길이라 생각한듯...
하여간 부모자식 관계를 보면 나름 좋은 아버지, 좋은 엄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