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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아이를 좋은 사람으로 키울자신이 없습니다

힘들다... 조회수 : 1,739
작성일 : 2013-04-24 23:09:15
7세 큰애..아들...
쉽게 말해 수다가 너무너무 심합니다. 
어제 정기 상담때도 유치원선생님께서도 아이가 남자아이지만 섬세하고 표현력이 탁월해서
조잘조잘 와서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편이라고..
칭찬해주시는 의도였지만 저는 당혹스럽고 죄송스러웠구요...

외국에 있는 이모와 친척누나(초딩들..)한테..정말 하루에도 여러번 전화걸어(필 받는 기간이 있어요..)
수다떨고... 

그 수다의 내용은
일상에 대한 수다..자신의 감정..이런것 보다는...
자기 머릿속에 있는 궁금증.. 과학이나 기계의 원리(이렇게 쓰니 대단해뵈고 천재같네요;;; 그건 아니구요..) 이런것들
혼자만의 생각들.... 그게 왜그런지..그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고 묻는 그런 작업들
..
여기까지 쓰니 제가 제3자라도 우와~ 이런 아이 좋겠다~ 할수도 있겠.으.나요..
네..제가 좋은 엄마가 아닌게 원인이라고 진심 생각하구요..
초심을 잃은지는 꽤 되어서;;; 진짜 예전엔.. 아이의 질문이 왜 귀찮지???그게 다 성장해나가는 과정인데 그걸 다 받아줘야지.. 난 정말 아이를 잘 키울거야..등등등 시건방...

암튼암튼.... 
대꾸해주기가.... 너무너무 성가시고 귀찮고 .... 네..짜증납니다. 아...ㅠ.ㅠ
차라리 질문이 제가 이해하기라도 쉽거나 질문이 쉽거나 둘중 하나라면 
어찌어찌 인내심을 발휘해서 질문이 10개면 10개모두 답해주는 날도 있는데
질문의 십중팔구는 도저히 질문의요지 자체가 이해가 안되거나
걔가 질문하는 질문 자체도 제가 유추하고 확인하고 발견하고
그 질문에 또 다시 답을 해야하는.. 그런 과정.
그 질문의 유추 수준이 어느정도이냐하면..
... 엄마.. 그.. 박스 있잖아....길에 박스가 있어.... 어딜 갈려면 돈이 들어...그게 뭐지????


.... 인터체인지? => 어어 맞어!!!  (ㅡ,.ㅡ 제가 맞추고도 신기합니다..어떻게맞췄지;;;)
                            그..그 인터체인지가... 왜 거기 있어? 왜 사람이 들어가 있어?? (->이건 쉬운 질문)

이런식이예요...
차라리 이렇게 답을 맞추면 다행이지만 정말정말 아무리 머리 굴려도 무슨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를때가 태반이라
컨디션 안좋을땐 정말 샷다마우스!!!! 외치고 싶은데..(슬금..외친적도 있는듯;;;) 암튼 그 울컥하는 짜증의 빈도가
점점 잦아지네요...

특히 이런 수다는
아침 저녁... 밥먹을때...
빨리 먹어야하는데.. 안그래도 애기때부터 잘 안먹어서 식사시간되면 전 긴장 게이지 엄청 높아지는 때구요...
밥 한숟깔도 안뜨고 혼자 생각에 잠겨있고
먹어라먹어라 하면 억지로 한술 뜨고는 이런 수다 시작....

정말 지치네요...
다 받아줘야하는데...
어제는 아주 진지하게.. 너 이렇게 밥먹을때마다 질문하는거... 너무너무 힘들어... 고만말해..  라고 말해버렸어요.

그제는 지가 공부하고 싶다고 백만년만에 폼잡길래 예전에 심심풀이로 가르쳐주던 산수 덧셈... 
다시 제가 나름 설정?한 이야기 포맷으로 가르쳐주는데
넙쭉넙쭉 잘 따라오는가 싶어 신나려던찰나
너무 어이없는 문제에서... 아..이제까지 얘가 내게 줬떤건 그저 희망고문이었구나...임을 증명해 보여주시고...
순간 분노 폭발...
연필로 아이 머리 치고 연필던졌음을...... 고백합니다.....

순한 애였는데 동생한테 가끔 엉뚱한 상황에서 소리지르는 모양새..
딱 저 빼닮았고.... 저한테 배운거죠......
제가... 그냥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
뒤돌아보니 불행했던 유년기와 불안한 정서에 미성숙한 인격의 나...
..결혼은 그렇다쳐도 아이는 낳지 말았어야 했지... 싶네요..

사실은..
참 징글징글 오래 여러가지 생각하다 
그래도 어쨋든 제가 엄마고 다른 답 없음으로 결론 짓고
이런저런 생각들 다 접고
그냥 월 170짜리 시터. 딱 그정도까지 기대치를 두고 닥치고 일단 살아가보자...
이런생각으로 갈음했었었거든요..

..그냥 제 마음은 그렇네요.... 
아.. 진짜 잘 키우고 싶었는데.... 순하고 조금 머리도 있는 아이로... 너무나 감사하게도 제가 줄수있는것보다 낫게 나온것 같아서... 이 씨앗 정말 한번 잘 키워보고 싶었는데....
그냥..
다만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아이를 좋은 사람으로 키우지 못하겠구나..........


정말 괴롭습니다. 
죄송합니다. 

IP : 220.72.xxx.13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3.4.24 11:16 PM (211.212.xxx.122)

    엄마들 마음은 다 비슷한가봐요.제 아들도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하고 좋은 마음으로 답해주다 폭발하고...애 한테 내가 독을 주는 엄마라는 생각에 괴롭고. 전에 격대교육에 대해 나왔는데 외국서 공부하는 수재였어요. 그 분 인터뷰가 인상적이었어요. 할아버지가 자신이 어렸을 때 했던 무한반복ㅈ질문에도 다 성실히 답해주셔서 그 덕에 오늘날 자신이 있다고 한거요. 노인들이 호르몬 영향을 덜 받아 감정변화가 적다지만 그거 보고 많이 반성 했어요. 그래도 자주 폭발 하지만요. 우리 기운 내요~~

  • 2. 진28
    '13.4.24 11:32 PM (58.231.xxx.253)

    으흐흐흐흐 너무자책하지마세요^^

    돈받고가르치는사람인저도가끔그럴때가있답니다;;;;; 오해하실라~건성건성들어서10번넘게설명해줘도

    엉뚱한소리할때소리지른다는겁니다...

    곧 몇 년 이내에 입닫으면서 인상 쓰면서 네 또는 아니오만 눈꼽만한 목소리로 할때가 옵니다~

    힘드시겠지만 즐겁게 받아주세요~ 꾹 참으면서~ 영재교육비 번다는 생각으로 ㅎㅎㅎ

  • 3. 음..
    '13.4.25 1:03 AM (180.70.xxx.27)

    아..울큰애 8살 아들래미랑 너무 비슷합니다..밑도끝도 없는 질문에 매번 답해야 하는 엄마는 너무 힘듭니다.

  • 4. 뜻대로하자
    '13.4.25 1:15 AM (223.33.xxx.101)

    울집 7살아들도 밑도 끝도 없는 질문합니다. 잘못알아들어서 물어보면 왜 못알아듣고 자꾸 물어보냐고 성질내고.. 내 새끼라서 적당히 참습니다. 다들 그런 나인가봐요.. 저도 그런 죄책감에 힘든날 많아도 이또한 지나가리니 백번 중얼거려봅니다. 말배울땐 저리 물어보는것도 신기한 날이있었잖아요... 힘내세요~ 다 똑같아요~~^^

  • 5. 하.....
    '13.4.25 1:15 AM (220.72.xxx.137)

    저만의 고민은 아니었군요...
    다들 괴로우시군요....
    위로와 공유 감사드립니다.
    그럼에도..참.... 과제네요 과제...... 이럴땐 정말 부처님같은 엄마가 아님이 미안해져요.. 그래도 아주아주 조금은 댓글들 기억하며 고쳐지겠죠?

  • 6. ㅎㅎㅎ
    '13.4.25 7:55 AM (218.232.xxx.66)

    지금은 많이 커서, 고딩 ㅠ 정말 말 많았어요
    너무 힘들 때는 제가 자 우리 10분간 명상의 시간을 갖자 침묵의 시간
    뭐 어쩌고 하면서 눈 감고 쉬었어요 뭐 물론 조금 있다 바로 질문
    그럼 시계보면서 웃고 다시 좀 침묵... 그러면서 아이도 엄마를 배려하는
    마음도 들고 그러는 거 같았어요 그리고 아이가 호김심이 많은 건 늘 칭찬해줬어요

  • 7. 쯧쯧
    '13.4.25 8:23 AM (119.203.xxx.233)

    아이가 자폐라서 입 딱 다물고 말 안하는 경우를 상상해보세요.
    엄마가 꼭 아이 질문에 정답을 말해줘야 하나요?
    엄마가 해줄 수 있는건 꼭 좋은 유치원, 좋은 학교, 좋은 옷 입히는게 아니랍니다.
    지금 해줄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한거지요.
    "와, 00야, 00 머리가 마구마구 자라고 있나봐.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네. 엄마가 따라가기 힘든데?"
    엉뚱한 질문은 아이들만의 특권이자 보석같은거예요.
    안타깝네요.

  • 8. 무슨말씀이세요
    '13.4.25 9:42 AM (220.86.xxx.151)

    베이비시터 200만원 주며 옆에 두는것 보다
    아무것도 안해주는 엄마 옆에 있어만 주는게 백만배 아이에게 나아요.
    저는 예전에 너무 좋은 시터분이 아이를 거의 백퍼센트 가깝게 돌봐주시고
    정서적으로도 넘넘 좋았는데도
    잠깐 휴직해서 엄마랑 있는 아이가
    아무것도 놀아주지도 못하고 그냥 늘어져 있는데도
    엄마랑 있으니 너무 좋다고 했어요
    그냥 암것도 안해도 된대요.
    엄마는 그 존재만으로 엄마에요.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아이들은 그걸 알아요
    최악의 엄마도 최고급 도우미와 비교 불가능하단걸..

  • 9. 그렇게믿고싶어요
    '13.4.25 10:02 AM (220.72.xxx.137)

    네... 낳았다는 이유로... 저절로 엄마란 이름까지 얻게되도 되는건지..늘 그 이름앞에 부끄러운 저 예요..
    "와, 00야, 00 머리가 마구마구 자라고 있나봐.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네. 엄마가 따라가기 힘든데?" => 네 맞아요.. 이렇게 좋은 대꾸도 있는데.. 아마도 제 창의력 부족때문인것 같단 생각도 많아요.
    무언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말을 해주면서 떼워?가도 조금은 나을텐데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재치있는 말이 없어요..그래서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못한 학생처럼 머릿속이 하얘지고....
    그리고 이녀석은 정식으로, 제대로..자기가 생각하기에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듯하거나 아이의 언어로 완전히 소화시킨 설명이 아니어서 자기가 이해하지 못했으면 끝까지 계속 물어봐요.. 재치있는 임기응변이라도 답으로 인정안해준답니다...야속한것!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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