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있어요.
두명인데
한명은 아이 둘의 엄마(A)
한명은 미혼(B)
전 결혼은 했는데 아직 아이는 없어요.
학창시절엔 많이 붙어다녔는데 대학교 들어가고 지역이 흩어지는 바람에
전처럼은 못만났어요.
그치만 매년 여름에 바닷가인 우리집에 초대해서 놀고
시간 될때 틈틈히 만나서 반가워하며 놀다가 헤어지면 또 한동안 못보고..
그렇게 지냈어요.
근데 몇 년 전부터 그 두 명을 만나면 즐겁지 않고 기분이 나빠요.
뭐라고 시원하게 설명할 수는 없는데
대화가 즐겁지 않아요. 절 웃음거리로 만들고 둘이 깔깔 웃는 상황이 자주 생기고..
제가 취업준비하던 시절에 (그때 A는 전업, B는 대학원생) 취업이 안되서 우울증이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사람도 되도록 안 만나다가 얘네들 만나서 마음 터놓고 얘기 하는데
원서 30개 썼는데 다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창피를 무릅쓰고 ㅋ)
둘 다 깔깔 웃는거예요... 제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고민이 고민처럼 안들렸나? 뭐지?? 당황스러웠어요..
이런 상황에 제가 정색하면~
-아이 왜그래, 우리사이에...
-내 말투 원래 이런거 몰라?
-내 성격 원래 이렇잖아 나잖아 ㅋㅋㅋ
이런 식으로 둘이 저 한명을 장난을 다큐로 받는 사람으로 만들죠. ㅎㅎ
그 후에 취업하고 만나서 뭐 먹으러 갔을땐
-니가 내~원래 이런건 돈버는 사람이 사는거야
안그래도 저 혼자 돈 버니까 제가 내려고 간 건데 저렇게 말하니까 사면서도 기분 참..
제가 모태솔로인 B에게 소개팅을 많이 시켜줬었어요.
(원래 주선 안하는게 제 철칙인데 이 친구에게만은 예외였어요)
통틀어 6,7번 정도? 그때마다 잘 안됐죠.. 저야 뭐 친구 잘되면 좋으니까
앞으로도 좋은 사람이 보이면 쭉 해줄 생각이었는데 그러지 못하게 된게..
2년전쯤 회사 사람을 소개시켜 주고 둘이 만난 다음날
그 친구에게 어땠냐고 평소처럼 물어봤어요??
그 친구가 미친듯이.. 불 같이 화를 내면서
넌 날 어떻게 생각하냐고 어떻게 그런 아저씨를 소개시켜 줄 수가 있냐고..
니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았다고
사람 막 찍어붙이는거 아니라고..
기대하며 물어봤는데 난데없이 화를 내니까 저도 어이가 없어서
둘이 막 싸웠어요.
널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고 난 그 남자가 정말 괜찮은 것 같아서 소개시켜 준거다.
마음에 안들면 뭐 만나느라 버린 시간은 아깝지만 니가 돈 낸것도 아니고 그냥 밥 한끼 먹었다고
생각하면 안되냐....
그 친구의 요점은 날 그정도 수준으로 생각한 저에게 실망했다는 거였어요.
푸 같은 스타일이지만 못난 사람은 아닌데.. 내가 회사에만 있고 그 친구는 대학원생활 중이라서
아저씨같은 스타일에 내가 둔감해졌나.. 여러 생각을 했네요.
하지만 정말 사과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ㅠ
(지금 그 아저씨같다는 양반 이쁘고 착한 언니랑 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
그렇게 서로 화내고 몇 달을 연락도 안하고 지내다
또 어찌어찌 풀렸어요..
저 결혼식 끝나고 나서 신행 돌아와서 바로 잘다녀왔고 고마웠다고 연락했고
그 다다음주인가 다시 연락 했더니
넌 어떻게 신행 돌아와서 고맙다는 말도 없고 쌩이냐고 B가 퍼붓더라구요-_ -
저도 또 어이가 없어서 카톡 뒤져서 캡쳐해서 보내고...
그러니 그 애 말이 난 너처럼 결혼 안한다고.
난 남친 생기면 정식으로 니네 소개시켜주고 청첩장 직접 주고 그렇게 할거라고...
네.... 인사 못시킨거 맞지만.. A첫애 돌잔치때 만난 적은 있어요 ;
그리고 청첩장 직접 못준건 셋 다 다른 지역에 있어서..(특히 제가 좀 멀었어요)
만나기 힘들어서 그런건데 왜 그런걸 따지고 섭섭해하는지 제가 더 섭섭하더라구요.
(전 웬만하면 청첩장도 안받아요 모바일로 달라고.. 결혼 준비 중에 그런거 하나하나 번거로운거
잘 아니까... 만나서 밥 얻어먹고 청첩장 받는것도 별로 안좋아해요. 당사자에겐 부담이니까..)
그래.. 너 결혼할때 보자.. 꼭 그렇게 잘~~해라 하고 서로 응어리 간직한채
시간 지나 대충 묻혔구요..
에효..
쓰다보니 이 친구들에게 서운한거.. 마음에 담아뒀던거 기억나는대로 성토하는 글이 됐는데요 ㅎㅎ
최근에 인연까지 끊게 만든 계기는 친구 A의 한마디가 너무 서운해서예요.
A결혼식, 첫애 돌잔치 다 참석 했구요.. 그때마다 축의금에 선물에
돌잔치땐 남자친구 데려간게 미안해서(식대) 안면도 없는 남자친구의 축의금까지 제가 준비해서 냈어요.
얼마전 A 둘째 돌이었고 미리 연락을 줬더라구요.
당연히 가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시누이 애기 백일인거예요.
날짜 시간이 딱 겹쳤어요..
근데 어떻게 시조카 백일을 안갈 수 있나요.
못간다고 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축의금은 전달해달라고 B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엄청 서운하다고 하고... 자기가 선약이었다고 하고..
A는 옆에서 어떻게 안 올수가 있냐고 거들고...
단체 카톡으로 서로 장소 이야기 하길래 한번 더
00(둘째)이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못가서 미안하고 낼 돌잔치 잘해~ 라고 했는데
A가 '넌 빠져' 라고 한마디 쓴 뒤 다시 B랑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때 제 안에서 뭔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었고
불쾌감이 밀려왔어요.
길지 않은 며칠간 고민하다 결정을 했어요. 그만 하자고..
이런 저런 얘기 하면 또 한번 싸움 되고 둘이 한 편되어 절 몰아부치면 저만 더 스트레스 받겠다 싶어
암말 안하고 연락 끊었어요.
그렇게 두달 정도 지났네요.. 그동안 연락 없었구요
최근 제 생일에 B가 '생일축하해 다음주에 만날까?' 라고 문자가 왔는데 답장 안했고
어제 A에게 전화가 왔는데 안받았어요.
이제 안것 같아요.. 카톡 차단 됐다는거.. ㅎㅎ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생일때도 늘 작은거라도 보내고.. 못만나면 상품권이나 기프티콘이라도 보내며 챙겼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받은건 없네요.
넌 빠져 그 말 듣기 불과 며칠전에 카카오스토리에서 공주 옷 없어서 몸빼치마 같은걸
길게 늘어뜨려 입고 공주라고 좋아하는 A의 첫째 보고 짠해져서 공주옷 사서 보낸 며칠 후였거든요...
참 사람 마음 허무하게 만드네요..
인연 끊은건 후회 안해요.
근데 기분이 이상하네요.. 10년 인연인데...
인연도 인연 나름인가봐요..
속풀이 글이라 생각나는 대로 쭉 써서 제대로 읽히려나 모르겠어요.
요점도 없고 ㅎㅎ
위로 받으려고 썼는데 쓴소리도 좋고..
아는 사람에게 대놓고 욕하긴 싫고 그냥 누군가에게든 하소연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