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저는 어릴때 부터 사회성이 꽝이었어요.
초등때는 항상 단짝 친구랑 둘이서만 다니고
둘이 다니면서도 저는 항상 '을'의 관계였죠. 질질 끌려다니면서 아무말도 못하고
꼬봉처럼 따라다니고 그랬던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속으로 스트레스는 엄청 받아서
집에 오면 엄마나 동생들한테 엄청 못됏게 하고 그렇게 찌질하게 살았었어요.
엄마는 그런 저를 항상 안타까워 하시면서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조언도 많이 해주셨지만
인간관계라는게 어떤 한가지 규칙이 있는게 아니잖아요.
결국은 기싸움, 눈치 이 두가지가 중요한데
저는 둘다 잘 안돼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서 기도 약하고 눈치도 없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의 초등시절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행복한 기억이 별로 없어요.
저의 성격 플러스 전학을 6번이나 다니는 상황이 더해져 더더욱 저는 움츠러 들고 항상 친구걱정 눈치보고
기쎈 친구들한테 항상 당하고 집에와서 억울해하고 이런일들의 연속이었네요.
맨날 뒤에 조용히 숨어서 인기많은 친구들을 동경하며 그들의 말투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어요.
따라해 보기도 하구요.
중학교에 올라가면 제발 나도 친구들이 많아지기를 나도 친구들앞에 앞장서서 큰소리도 쳐보고 즐겁게 학교생활 해보기를 너무나 간절히 바랬어요.
하지만 현실은 .....별로 다를바가 없었죠.
단짝 친구인 a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a가 나한테 참 모질게 했어요. a는 좀 여우과 거든요.
저는 병신같이 같이 싸우거나 다른친구를 사귀거나 하면 될것을 몇년을 그아이에게 질질 끌려다녔어요.
내잘못도 아닌데 항상 싸우면(사실 a가 일방적으로 성질부린거였죠) 미안하다 잘못했다 다시 친구하자 사과하는 쪽은 항상 저였구요. 엄마는 그런 저를 보시며 너무너무 답답하다며 a랑 놀지 말라며 항상 뭐라고 하셨죠.
그런데 저는 a가 없으면 친구가 하나도 없어질까봐 너무 두려웠어요. 혼자남겨질까봐.
그래서 집에오면 너무 억울하고 분하면서도 a의 비위를 맞춰주며 친구관계를 이어나갔어요. a는 그런 저의 두려움을 너무도 잘 간파하고 저를 아주 수족 부리듯이 하였죠. 있는성질 없는 성질 다 부려가며...
너무나 바보같이 그 이상한 친구관계를 끊지 못하고 a와 고등학교까지도 친하게 계속 지냈네요. ㅠㅠ
이렇게 비정상적인 교우관계가 성격형성에 악영향을 끼쳤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게 저는 고등학교때도 괴롭게 지내요. 겉으로는 억지로 노력해서 막 사람들도 웃기고 화통한척하면서 괜히 억지로 친구도 많이 사귀고 그랬어요.
그래도 초등,중등때 보다는 많~~~~~~~~~~~이 밝은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어느정도 친구관계에 자신감도 생기구요.
대학에 가면, 서른이 넘으면 이 괴로운 친구맺기 사람사이의 기싸움 이런게 끝날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는 사람 보는 눈이 없는지, 아니면 내가 기가 약해서 자꾸 꼴통들이 저한테 붙는지 단짝이라는 인간들이 정말 성격더럽고 저를 괴롭히는 스타일이 잘 붙어요.
제가 대학을 늦게가서 b라는 동생을 만나 단짝 처럼 지내게 되는데, a와 성격이 너무도 비슷했어요.
좋을 때는 막 간이라도 빼줄것 처럼 하다가 지 수틀리면 뭐같이 화내는 그런....종잡을 수 없는 이상한 성격들...
제가 교대를 나왔는데요. 교대 특성상 과사람 30명 정도가 4년 내내 붙어다녀요. 여자들 무리짓기 하는거 아시죠?
무리가 한번 형성되면 웬만해선 그 무리를 박차고 나오기도 다른 무리에 끼기도 힘들잖아요.
그렇게 저는 또 b의 만행을 견디며 대학생활을 이어나갑니다. ㅠㅠ
사람이 참 사악한게 한쪽이 계속 참아주면 다른 한쪽은 더욱더 포악해 지더라구요.
저는 3년을 참다가참다가 대학 4학년 때에는 정말 견딜수가 없어서 차라리 왕따가 낫겠다 싶어 그아이와 절연을 했어요. 어느날 갑자기 말도 안하고 인사도 안하고 그랬어요.
너무너무 미움이 커서 정말 꼴도 보기 싫고 눈도 마주치기 싫더라구요.
저는 너무 괴롭고 대인기피증같은게 생겨서 정신과를 가서 약을 복용하기도 했어요. 임용고시를 치러야 되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공부가 안되더라고요. 얼~~~마나 괴로웠으면 혼자다니는게 너무나 홀가분하고 기뻣어요. 밥도 혼자 먹어도 아무렇지도 않고요.
그러고 임용을 붙고 지금 교편을 잡은지 5년 정도 되었습니다. 학교가요. 여자 선생님들이 90%정도 되요.
직장에서도 암컷들의 무리짓기 , 신경전, 기부리기, 뒷담화는 계속 되더군요.
전요. 여자들 이러는거 너무너무 지겨워요. 그리고 기센 몇몇에 의해 분위기가 좌지우지되고 사람들이 아무말 못하는(저를포함) 상황도 너무 화가 나구요.
더욱더 화가 나는 것은요. 거짓말도 잘하고 기부리고 얼굴색 잘바꾸고 이빨 쎈 그런 부류들이 친구도 많고 심지어 애들도 훨씬 잘잡더라구요. 학생들 과의 관계도 인간관계니까 그런거 같아요. 밀당을 잘한다 랄까요.
지금 같은 학년에 그런 기쎈 선생이 하나 있어요. 저보다 나이가 어린데요. 자꾸 저한테 기를 부리네요.
전 또 너무 괴로워요. 한마디 하고 싶지만 그아이가 지금 학교 젊은 선생님들이랑 많이 친하거든요. 저는...별로 친한 사람이 없어요. 그런 친분을 이용해서 기를 부리더라구요. 자기 맘에 안들면 얼마나 얼마나 씹어대는지.
정말 몇년을 같은일(별것도 아닌일)을 가지고 사람 하나를 가루가 되도록 씹어요. 나랑 그 선생이랑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저한테 그런얘기를 몇번이나 털어놓을 정도면 온사방에 다 떠들고 다닌다고 봐야 하겠죠.
제가 한마디 하면 그 순간 그아이는 월척을 낚은것 마냥 또 저를 마구마구 씹어댈게 뻔해요.
그런 상황이 정말 싫어요. 그렇다고 아무말 안하자니 잠자리 들때 마다 그 선생한테 당한게 생각나서 분해서 미치겠어요.
이런거 저런거 다 초연해지고 좀 성숙해 지면 좋을텐데. 직장에서 맨날 보는 얼굴들이니 초연하기도 쉽지 않네요.
사람이 점점 싫어져요. 자신감도 떨어지구요. 그냥 다 놓고 싶어요. 친구고 뭐고 다 부질없어요.
저는 안되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