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388
작성일 : 2013-04-09 08:12:08

_:*:_:*:_:*:_:*:_:*:_:*:_:*:_:*:_:*:_:*:_:*:_:*:_:*:_:*:_:*:_:*:_:*:_:*:_:*:_:*:_:*:_:*:_:*:_

어둠을 겹쳐 입고 날이 빠르게 어두워진다
가지 속에 웅크리고 있던 물방울이 흘러나와 더 자라지 않는,
고목나무 살갗에 여기저기 추억의 옹이를 만들어내는 시간
서로의 체온이 남아 있는 걸 확인하며 잎들이 무섭게 살아 있었다
천변의 소똥 냄새 맡으며 순한 눈빛이 떠도는 개가
어슬렁 어슬렁 낮아지는 저녁해에 나를 넣고
키 큰 옥수수밭 쪽으로 사라져 간다
퇴근하는 한 떼의 방위병이 부르는 군가 소리에 맞춰
피멍을 진 기억들을 잎으로 내민 사람을 닮은 풀들
낮게 어스름에 잠겨갈 때,
손자를 업고 나온 천변의 노인이 달걀 껍질을 벗기어
먹여 주는 갈퀴 같은 손끝이 두꺼운 마음을 조금씩 희고
부드러운 속살로 바꿔준다 저녁 공기에 익숙해질 때,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서로가 내뿜는 숨결로
호흡을 나누는 일 나는 기다려 본다
이제 사물의 말꼬리가 자꾸만 흐려져 간다
이 세계는 잠깐 저음의 음계로 떠는 사물들로 가득 찬다
저녁의 희디 흰 손가락들이 연주하는 강물로
미세한 추억을 나르는 모래들은 이밤에 시구를 하나 만들 것이다.
지붕에 널리 말린 생선들이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전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고,
용암(熔岩)처럼 흘러다니는 꿈들
점점 깊어지는 하늘의 상처 속에서 터져나온다
흉터로 굳은 자리, 새로운 별빛이 태어난다
그러나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허름한 가슴의 세간살이를 꺼내어 이제 저문 강물에 다 떠나보내련다
순한 개가 나의 육신을 남겨 놓고 눈 속에 넣고 간
나를, 수천만 개의 반짝이는 눈동자에 담고 있는
멀리 키 큰 옥수수밭이 서서히 눈꺼풀을 내릴 때


                 - 박형준,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4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4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4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1926.html

2013년 4월 9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4/h2013040905163475870.htm

 

 

 

결격 사유? 적격 사유? 어느 쪽을 생각하는 것이 빠를까?

 

 

 

 

―――――――――――――――――――――――――――――――――――――――――――――――――――――――――――――――――――――――――――――――――――――

백성이 가난하고 적게 가진 것을 근심하지 않고
처우가 고르지 못함을 근심하며
민심이 안정되지 못함을 걱정한다.

                 - 논어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8211 피부과 치료 많이 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발견했어요. 4 관심 2013/04/09 2,880
    238210 요즘 일어 강사 어떤가요? 4 일본어 2013/04/09 1,018
    238209 윗집 누수 관련 다은다혁맘 2013/04/09 544
    238208 언니들 남편 이상형이.. 5 35세 여자.. 2013/04/09 1,228
    238207 저 왜이러죠? 17 눈부신 아.. 2013/04/09 2,968
    238206 문장이 아름다운 문학소설 추천해주세요... 55 니모 2013/04/09 7,450
    238205 어제 안녕하세요 사유리 흰 블라우스 블라우스 2013/04/09 649
    238204 지갑에 돈이 자꾸 없어져요 현실적조언좀해주세요 17 중등 엄마 2013/04/09 5,306
    238203 롱부츠 굽 수선 해 보신분 도움글 부탁드려요^^ 부츠 수선 2013/04/09 870
    238202 경락마사지 ...효과 있을까요? 진솔된 후기 부탁드려요 7 담담 2013/04/09 71,294
    238201 4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04/09 388
    238200 태동이 너무 심해서 잠을 못자요 ㅠㅠ 정상인가요? 4 응삼이 2013/04/09 2,074
    238199 종이 서류 잘라서 티 안나게 붙이는 방법 있을까요? 2 서류 2013/04/09 1,829
    238198 고등학교 결석 13 표독이네 2013/04/09 6,708
    238197 서울에서 인천 연안부두 가는 대중교통 있을까요? 3 연안부두 2013/04/09 2,257
    238196 10개월 아기가 기침때문에 한시간 이상 잠을 못자요 2 간절 2013/04/09 4,010
    238195 학군이 좋으면 집값 안빠지나요? 2 세입자~ 2013/04/09 1,937
    238194 급질... 중고딩 남자아이 키우시는분 ㅜㅜ 5 .. 2013/04/09 1,625
    238193 스물아홉살 솔로 여성. 더 이상 내 삶에 기대가 없어요. 11 스물아홉. 2013/04/09 4,012
    238192 여성용 옷 허리 사이즈가 어느것이 맞나요. 2 리나인버스 2013/04/09 999
    238191 오~ 그래도 김태희 연기가 많이 늘긴 했네요. 11 장옥정 2013/04/09 2,950
    238190 급질)컴 갑짜기 느려지는 이유 어떻게 해야되은지..? 1 문외한 2013/04/09 524
    238189 허구헌날 또래애들한테 매맞고 다니는 아들 어찌해야 할까요?? 217 고민 2013/04/09 16,721
    238188 32살 취업못한 남동생때문에 걱정돼 죽겠습니다. 14 동생아~~제.. 2013/04/09 20,142
    238187 아이허브 추천인 질문좀 드려요. 5 .. 2013/04/09 1,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