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만 생각하면 답답합니다.
그리고 너무 걱정됩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도 읽어봐주세요
그리고 한마디 부탁드려요.
제겐 32살 남동생이 있습니다.
대학생일때 군대가면서 4년 까먹고(군대가기전 1년, 2년 군대, 다녀오고 1년)
편입한다고 1년 까먹고, 뭐 이러면서 29살 되던해에 대학교를 졸업했어요.
그때까지 집의 경제사정은 나날이 안좋아져서 힘들어 하고 있어도
용돈한번 스스로 벌어본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동생이 대학원진학을 원하더군요.
가족들 모두가 말렸습니다.
집안형편이 많이 나빠져서 대학원진학시 지원을 전혀 해줄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나이도 있으니 빨리 취업해서 돈을 버는게 좋겠다고 말렸어요.
저역시 엄마아빠 많이 힘들어하시니 우리 둘이 돈을 벌어서 도움도 드리고 효도하며 살자고 부탁했죠.
그래서 동생은 취업하기로 결심.
스펙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괜찮은 토익점수와 나쁘지 않는 학벌때문인지 취업을 바로 하더라구요.
그러고 1달뒤 바로 회사를 나왔습니다.
연봉도 맘에 안들고 하는 일도 자신에게 안맞고 맘에 안든다면서요
아빠, 엄마,저 할것없이 또 말렸습니다.
고액연봉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았고, 인지도도 괜찮은 큰 기업이었어요.
당시 취업난이 심했고 나이때문에 더 눈을 높이면 취업이 안될수도 있다고.
몇개월만 더 일해보면 안되냐고 사정했죠. 아빠는 눈물까지 흘리셨었죠.
그래도 본인은 도저히 안되겠다며 자기인생 아니냐며 다시 취업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부터는 뭐 최종면접까지 갔다가도 떨어지고, 그게 반복되다가.
30살이 되니 이젠 약대에 가고싶다고 하네요.
그때는 가족들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원하는대로 하라고....
멀리 봤을때 괜찮겠다 싶어서요~
그러는 중에 저는 결혼을 했고 ,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는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예전처럼 일을 하실수가 없어서 수입은 더 줄었습니다.
동생은 2년 공부했는데 결국엔 떨어졌고 32살이 됐습니다.
더 공부하겠다는 말은 안하더군요.
이젠 정말 취업해서 돈도 모으고 결혼을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했기에
어디든 취업만 하라고...대기업만 고집말고 중소기업에라도 취업하라고...
일단 무슨일이든 시작만 하라고.....가족들은 말했죠.
본인도 여기저기 넣고 있다는데 소식감감....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밤 11시가 되서야 들어옵니다.
나가서 뭘하는지 무슨 준비를 하고 있는지 가족들은 더이상 묻지도 않죠.
한번은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놀고 있는 동생을 보니 하도 답답해서
가리지말고 이력서 다 넣으라고, 기를 쓰고 좀 달려들라며 잔소리를 하게됐고,
자기가 대학원 가겠다는걸 말려서 이렇게 됐다고...
석사가 아니라서 취업이 안된다며 원망의 말을 하며 미친듯 달려들었어요
완전 대판 싸웠고, 싸우는 소리에 엄마 아빠 오셔서 말리셨는데
아빠가 혼을 내자 이젠 아빠한테 달려들고....
동생은 결국 아빠한테 몇대 맞았습니다.
그날 동생은 밤늦게 집을 나가 며칠뒤 들어왔어요.
제가 전화도 하고 미안하다는 문자도 보냈지만 답은없었죠.
한번도 그런 일이 없던 아이라 모두 놀랬고 그뒤로 어느 누구도 건드리지 않아요.
동생은 그 날 이후로 저를 보지 않습니다.
제 전화, 제 문자는 모두 무시. 제가 친정에 있으면 집에 들어왔다가도 다시 나갑니다.
이젠 저도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요
취업하고 나면 맘속의 앙금도 풀어지지 않겠나싶어 그냥 기다리고 있어요.
그런데 걱정이 정말 많이 됩니다.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지는 못할망정 언제까지 용돈받고 지낼런지.
영영 취업을 못하면 어쩌나..
사고치면 어떻하나..
32살이면 결혼도 준비해야하는데 여자는? 모아둔 돈도 없는데 집은 어떻게 구하고?
지금도 가족모임, 친척들 모임 다 불참. 제 결혼식에도 불참(그 시간에 공부하겠다고),
부모님 챙기는거 일체 없음. 이런걸 보면 부모님께 효도는 바래서도 안될꺼 같고.
효도는 내가 하면 되지만.
동생이 계속 자리를 못잡고 나이들어서도 헤매며 부모님께 또는 내게 부담줄까봐 벌써부터 걱정되고 그러는게..
내가 참 동생을 못믿고 있구나싶어 미안하다가도 또 걱정되고, 또 미안하고 걱정되고 그렇습니다.
동생만 자리 잡으면 더이상 바랄게 없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