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세상사가 부질없네요...

쩜쩜 조회수 : 1,917
작성일 : 2013-03-25 22:35:08
2년동안 다니던 주말농장..
농사에 필이 꽂히기도 했었지만
정말 정많고 좋으신 밭 주인 내외분 덕분에 더욱 정을 붙이고 열심히 다녔어요.
올해는 이사가고 못하게 되어 밭정리하고 인사드리러 갔는데

사모님이 검은 옷을 입고 어딜 다녀 오시네요..
반갑게 인사드리고 올해는 못 하게 되어 죄송하단 말씀드리고
어디 다녀오셨냐구.. 사장님은 어디 가셨냐구 여쭸더니..

지난 달에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올해 75세..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젊으셨고
가면 항상 반갑고 정겹게 맞아주시고
항상 밭에서 뭔가를 부지런히 하고 계셨고

전이라도 하나 부쳐서 막걸리와 함께
넉넉한 모습으로 주말농장 회원들을 맞아 주시고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도 너무 이뻐해 주시고..
친정아버지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정이 들었던 분인데..

같은 성씨시라 농장에 가면 '*여사님 오셨습니까~'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시고..
'우리 *씨 여자들이 똑똑하고 재주가 좋아~
배추도 이리 잘 키우잖아~'
하시며 초보 농부 칭찬해 주시고..

재작년엔 사모님 고희연을 준비하시면서
손수 마당 하나하나를 정성껏 손질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하시면서 건강해 보이셨는데..
위암이셨다고 하네요...
매년 건강검진하셨는데도 발견했을 때는 뼈까지 전이되어 손을 쓸 수 없었다 합니다..
암이 오신지 4달 만에 그렇게 황망하게 가셨다고 하네요...

어쩐지 배추 키우느라 한참 바쁘던 작년 가을겨울..
잘 보이지 않으신다고 했어요..
워낙 찾아오시는 분도 많고 하셔서 그냥 바쁘신가보다 했었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그렇게 가셨네요..

사모님과 정말 사이좋으셨는데..
사장님~원장님 서로 존중해 주시며..
사모님 혼자 계신 모습에 제가 적응이 되지 않네요..
얼마나 마음 아프실까요..

연배가 비슷하신 친정 부모님, 시부모님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네요.
항상 웃으며 맞아주시는 우리 부모님들..
항상 그 자리에 계실 것 같은...
어느 날 이렇게 황망히 가버리실 수 있는 거군요...

오늘 밤은 좋은 곳에 가시게 해 달라고 기도드려야겠습니다..
자꾸 눈물이 나네요..
IP : 112.170.xxx.24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콩이큰언니
    '13.3.25 10:49 PM (219.255.xxx.208)

    저는 얼마전에 이제 29살 된 그런 친구를 보냈답니다.
    아마도 심장마비라나봐요.
    장례도 짧게 끝내버려서 한밤중에 남양주까지 달려갔다 왔습니다.
    아주 친했던것도 아니고 늘 투닥거렸던 기억...그 목소리가 너무 생생한데...
    장례식장을 가는 도중에는 이게 현실인가? 이러면서 갔고 다녀오고는 잠이 안오더라구요.
    일주일을 넘게 잠도 제대로 못자고...결국 코피까지 나더라구요.
    지금도...생각하면 황망하네요.
    편한 곳 가셔서 자유로우실 거라고....그리 믿고 싶어요. 원글님도 그리 믿어주세요.

  • 2. ㅠㅠ
    '13.3.25 10:54 PM (222.237.xxx.150)

    왜이렇게 좋은분들은 빨리 데려가시는 건지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마그네슘
    '13.3.25 11:51 PM (49.1.xxx.69)

    에구...어르신께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래 보네요.

  • 4. 삼가 고인의
    '13.3.26 12:24 AM (61.33.xxx.76)

    명복을 빕니다 아주머님 또 찾아 뵙는건 어떨까요 혼자 계시는거 안 좋은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9462 라텍스 토퍼. 여름에 덥지 않을까요? 1 2013/06/03 2,701
259461 다이어트중 허리싸이즈잴때 어떻게 재는게 맞는건가요? 3 다이어트중 .. 2013/06/03 791
259460 소화기내과선생님추천해주세요.. 분당제생병원.. 2013/06/03 515
259459 한달도 안신은 로퍼 굽이 다 닳았어요.. 5 ㅜㅜ 2013/06/03 2,052
259458 평일 제사 다녀오고 몸 회복이 안되네요 5 .. 2013/06/03 1,006
259457 서울이사... 82에서 좀 도와주세요~ 8 그때그때 2013/06/03 1,190
259456 쓰레기봉투에 버리는거죠? 5 초등실내화 2013/06/03 1,222
259455 '성매매 교사' 범죄 숨기고 미리 퇴직 논란 샬랄라 2013/06/03 669
259454 윤석화 씨, 정말 유감이네요. 31 라라 2013/06/03 11,786
259453 몸에서 좋은냄새가 나는법?? 6 복덩이엄마 2013/06/03 4,114
259452 따돌림 당하는 아이.. 도와주세요.. 21 .. 2013/06/03 4,240
259451 살다보니 아줌마들의 극성도 필요하다는 생각 3 리나인버스 2013/06/03 1,488
259450 82자게에서 대저토마토 맛있단 얘기 듣고.. 14 글쎄 2013/06/03 2,824
259449 6월말에 중국 황산가는데 뭘준비해서 가야하나요? 1 많이더울까요.. 2013/06/03 683
259448 검찰-법무부, 원세훈·김용판 구속여부 놓고 갈등 外 세우실 2013/06/03 770
259447 실외기를 베란다에 두면 베란다가 물바다가 되나요? 3 실외기타령 2013/06/03 2,077
259446 월하준비(?) 이렇게 해봤네요 7 더위 2013/06/03 1,434
259445 이니스프리 데이 언제예요? 2 마스크팩 2013/06/03 1,189
259444 가사도우미 이용하려는데요 어떤 업체가 좋은지요 클리너 2013/06/03 581
259443 이번연휴에 횡성가는데 횡성5일장 어떤가요,,? 4 횡성 2013/06/03 2,212
259442 항히스타민제와 임신 2 바다짱 2013/06/03 1,428
259441 조세피난처의 한국인들 4번째 - 전두환 아들 전재국 관련 7 유채꽃 2013/06/03 1,338
259440 tv 살려고 하는데 32평에 몇인치 사면 좋을까요? 11 티비 2013/06/03 3,305
259439 코스트코..외계인... 2 82공감 2013/06/03 1,312
259438 자궁근종이 있거나 수술 받으신 분~ 7 자궁 2013/06/03 1,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