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좀 많이 무뚝뚝한 스타일이죠.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사리분별정확하고
반면 저는 감성적이고 이리저리 휘둘리기 딱 좋은 그런 스타일이에요. 덜렁대기도 하구요.
친정엄마가 장남인아버지와 결혼한후 첫딸인 저를 낳고 아들을 낳지 못했단 이유로
5년내내 구박과 설움을 견디시다가 결국 아들인 남동생을 낳고 빛을 보셨다고하시더라구요.
그래서제가 미웠데요. 너때문에 너만아니었으면 이혼했을텐데.. 혹은 너만아니었어도
내가 이렇게 살진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으로요.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때는 딱히 뭐 절 돌봐준다는 사람이 없었어요. 엄마는 쪼들리는 살림때문에
맞벌이를 하셔야 했고 엄마아빠 두분다 각자 맞벌이하시는데 저녁에 출근하고 아침에 오시느라
늘 남동생은제가 돌봐야 했죠. 머리도 엉망으로 묶고 가고 (나름대로 묶은건데..초등학교 3학년이
야무져봐야 얼마나 야무졌겠어요.) 씻기도 제대로 못하고가고 게다가 피죽한그릇 못먹은아이처럼
삐쩍 꼴아서 그렇게 살았었죠.
고등학교 되서 조금 살림이 나아졌죠. 하지만 저는 공부자체에 대해 취미도 없었고 그냥 학교가고
집에오고 특별히 말썽을 부렸다거나 그런거 없이 살았던것 같아요.
대학갈만큼 공부를 잘했던건 아닌데 어떻게든 대학은 가야한다는 부모님 말씀때문에 어줍잖은 지방대
들어갔었죠. 그때 차비가 6천원이었는데 한달에 15만원용돈받으면서 살았어요.
점심값도 없어서 화장실에서 울기도 했고 친구들이 mt다 여행간다 할때 저는 돈 없이 그냥 부러워만했고
술자리나 뒷풀이같은건 끼기도 힘들었어요. 그렇게 졸업을 했죠.
근데 어느순간 남동생이 크면서 차별하는걸 더욱 느끼게 되더라구요. 남동생이 고등학교때 중요한 시기라면서
엄마는 일을 그만두고 남동생 뒷바라지를 했어요. 먹는거 입는것 신경쓰고 고3때는 제방밖에 에어컨을 설치할수
없다면서 방을 바꾸라고 해서 저는 방을 바꾸어줬구요. 공부하는데 더우면 안된다구요.
그렇게 그 결과에 부흥하여 서울에있는 대학이지만 캠퍼스는 지방인곳에 들어갔죠.
남동생은 저보다 더 많은 용돈을 탔어요. 50만원씩. 그러다 집에오게되면 엄마가 옷이며 먹는거며
정말 잘 챙겨주더라구요. 그시기에 저는 어린나이에 사고를치고 시집을 오게 되었죠.
시어머님 처음엔 좋았어요. 지금도 좋아요. 물론 트러블이 아예 없는건 아니에요. 하지만 잔정이 많아서
어느날 전화하셔서 " 얘 이 청바지 너무이쁘다 하나 사다줄까?"라고 이야기도 하시고 지나가다가 맛있는
과자 있다면서 먹으라고 가져다주시구요. 제가 신발이 다떨어져가는걸 보시고는 백화점가서 신발도 좋은걸로
사주셨어요. 동대문에 놀러가면 신랑옷은 쳐다도 안보고 제옷만 골라주시고 아니면 딸아이 옷 사주시구요.
어딜 데려가도 맛있는거 많이 먹으라고 밥좀 챙겨먹으라고 (어렸을땐 비쩍꼴았는데 지금은 신랑보다 등치가 더좋아요)
암튼 잔정이 많아서 이것저것 챙겨주는게 많은반면 친정엄마는 그런 소소한건 잘 못해주셨어요.
제가 제일 서러웠던건 대학교 다닐때 엄마가 공부도 못하는게 집에있는게 꼴보기 싫다면서 나가라고 구박했거든요.
그래서 도서관에 가있던가 아니면 친구자취방에서 머물러 있었어요. 친구자취방가는것도 하루이틀이지 갈곳없이
그냥 허송세월하면서 있었던것 같아요. 또 저희가 제가 대학교2학년떄 멀리 이사를 가게되었는데 왕복 7시간정도
걸렸어요. 아침 5시 30분에 나가야 10시강의에 도착가능한 거리.
그때 제가 한학기만 자취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돈없다고 무시당했구요. 남동생은 그렇게 먼거리도 아니고 학교버스가
근처까지 오는데도 자취시켜주시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매번 무시당하고 차별대우 받았던것 같아요.
또하나 있었던게 딸아이를 낳고 이제 아이가 사리분별이 어느정도 가능했던 나이가 되었을때 남동생이 자꾸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서 애를 놀래키더라구요. 애가 놀래서 제뒤에 숨으니까 하지말라고 하는데 엄마아빠도
무시하는 저니 남동생이 제말을 듣기나하겠어요. 아예 대꾸도안하고 엄마랑 둘이서 말하더라구요.
울컥하는 마음에 하지말라고 이야기하는데도 들은척도안하다가 밥상에 앉았을떄 한소리 했습니다.
애가 놀래니까 다음부터 하지말라고 했더니 남동생이 젓가락을 집어던지면서 그만좀하라고 하고 소리지르고
지방에 들어가니까 아빠가 저보고 막 뭐라고 하더라구요. 한번 말했음 됐지 왜 자꾸 말하냐고..
그길로 집에 돌아왔어요. 신랑은 제 마음을 아니까 그냥 위로만 해주었죠.
그래도 가족이라서 잘해줄떈 잘해주는것 같으니 연락하고 왕래도 했었죠. 근데 그렇게 자주가진 않았어요.
오죽하면 그 가까운 거리에 친정이 있는데 넌 왜 친정을 안가냐고 시어머님이 하실정도로요.;;
이번에도 서운한 일이 생겼네요. 30주년 결혼기념으로 여행을 가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정말 좋아했어요. 제가 형편이 좋은건 아니니까 돈은 못보태드려도 잘다녀오시라구요. 근데 알고보니
남동생도 같이 유럽으로 간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뒤늦게 알았어요.
저는 해외로 여행을 가본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대학때 졸업여행때 돈없다고 가지말라해서 못갔고
사회나와서 제가 번돈으로 일본간다하니까 돈이 뭐그렇게 많이 드냐고 가지말라고 뭐라고 하셔서 못갔구요.
제가 서운한티를 좀 냈더니 남동생이 장학금타서 그돈으로 가는거니 너는 자격없다는식으로 말하는데
그래도 서운하더라구요. 뭐 제가 돈보탤 입장도 아니니 할말도 없는게 맞지만 또 딸아이가 있으니
못가는게 당연하지만 그냥 왕따같아서.. 나는 이 가족의 구성원이 아니다 싶기도 하고..
가끔 한번씩 설겆이를 하다가 예전에 차별받았던 기억때문에 울컥하는날도 있고 나도 모르게 주저앉아 우는날도
있어요. 그나마 제편이되주는 신랑, 매번 볼때마다 자꾸용돈주시는 시아버지, 내생각난다며 전화도 하시고
맛있는거 사주시고 고생많았다고 하시는 시어머님, 엄마가 최고라는 딸아이가 있으니까 이정도인데 정말
어떤날은 나도모르게 뛰어내려버리고 싶고.. 그냥 자꾸 그래요.
얼마전에는 딸아이가 장염으로 입원하게 되어서 그동안 모았던 비상금을 털었었어요.
그런데 새로들어간 유치원에 목돈으로 3개월치만 미리 내주십사 하더라구요. 다들 아무소리도 안하길래
왠지 그렇게 내야할것같은데 딸아이 입원비로 다쓴지라 돈이 한푼도 없었어요.
친정아버지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는데 단칼에 거절당했구요. 빌리는건데도 안된다고 짜증을 내시더라구요.
그냥 50만원정도였어요. 갚을수 있는 돈인데 신랑이 일을 안하는것도 아니구요. 시부모님이 내주셨어요.
시부모님은 잘 사시거든요. 그래도 사실 그런돈까지 꾸기가 미안하고 송구스러워서 말씀 안드렸는데...
물론 바로 드렸어요. 딸아이 보험금 나온걸로 3일만에 바로 드렸네요.
이것말고도 서운한게 한도 끝도 없지만.. 그냥 털어놓고 싶었어요.
오늘 친정부모님 남동생 유럽여행에서 오는날이거든요.
저는 딸아이 유치원에 보내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글을쓰고 있네요.
딸아이 돌되자마자 시어머님이 1년봐주셔서 그때부터 맞벌이하다가 작년 11월에 그만두었는데..
이렇게 한가해지니 별 쓸데없는 생각이 드나봅니다.
그냥 주절거려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