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어떤 분이 남편분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글을 보고.. 저도 답답한 마음에 적어봅니다...
아직 결혼한 건 아닌 올해 36 여자입니다~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처음에는 저에게 사귀게 되었을 때, 나이차가 많아도.. 이 사람과 결혼할 수도 있겠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제 나이는 36살이고, 남친은 띠동갑.. 그러니까 48살입니다..)
결혼관에 대해 얘기하면서.. 많은 갈등이 생깁니다.. 남친은 저와 자녀관이 완전 다릅니다..
사귀면서.. 저는 자녀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그 쪽은 저를 이해 못하네요..
처음에는 자기는 애 10명 낳을 거라고.. --;
이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당연히 아이 갖고 싶은 거 아니냐며..
서로를 닮은 자식을 키우는 게 얼마나 좋냐... 뭐 이러는데... 전 생각만으로도 힘든데요.. ㅠㅠ
저는 지금 개 2마리 키우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제가 책임져야 하는 게..
저희 개 2마리 (둘 다 10살쯤 됩니다),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인데.. 저는 이 셋만으로도 힘듭니다...
강아지들도 앞으로 최소 5년씩은 더 같이 살건데..
결혼해 아이 생기고 그 감당을 해내야한다는 걸 생각만 하는 걸로도 전 답답해집니다..
저는 아이를 예뻐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남들이 아기들 보고.. "아~ 예뻐라.." 하는 것이 저는 없습니다..
나도 결혼해서 아이낳고 키우면서, 알콩달콩... 이런 생각이 안들고...
저는 그냥 지금 사는 거 유지하면서 조용히 지내다가 가야겠다... 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지금의 남친과 만나 사귀게 되었습니다...
아기를 낳아 키우는 것...
낳고나면 아기일 때.. 구체적으로 아이 목욕, 식사, 아프면 병원 데려가고.. 밤에 자다 깨서 보채는 것 돌보기...
좀 크면 교육 문제...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물리적으로 돌봐줘야 하는 일.. 경제적 뒷받침..
이런 것들이 떠오르고 생각만으로도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일마치면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쉬고만 싶은데... ㅠㅠ
이 나이에 애 낳아서.. 키우면서 경제적, 정신적, 신체적인 부담을 지고 싶지 않습니다..
남자 친구는 애 낳으면 너 혼자 키우는 거냐.. 같이 키우는 거다.. 하는데...
저는 지금도 일하고, 개들 돌보고 하는 걸로만도 일단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듭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는 쪼달리지는 않지만, 그렇게 풍족한 편도 아닌데..
애가 있다면 경제적인 것도 바둥바둥 하면서 살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의견차이는 결혼에 있어서 쌍방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서 헤어질 생각도 하고... 그러자고도 했었는데... 여차여차해서 지금까지 만나고는 있습니다..
남친은 애가 안생기면 모르는 거지만... 결혼해서 생기면 낳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낳기만 해라.. 내가 다 키운다.. 이러는데.. 이건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되잖아요~
그 사람은 주변에서 아이낳고 다 좋다고 하는데, 너는 왜 그러냐고 합니다...
위에 있는 얘기를 했는데도, 일단 낳고 나면 키우며 힘들더라도 기쁨도 있다... 이럽니다... ㅠㅠ
아기를 낳는 사람들은 쌍방이 자녀를 갖고 싶어서 낳는 거 아닌가요?
저는 애 돌보는 거 싫은데... 결혼이라는 것을 꼭 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한다면, 그냥 남편이랑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이 사람이 좋긴 하지만.. 그 사람을 위해 아기를 "낳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헤어지는 게 맞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