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십오년도 넘었네요
아주 어릴때부터 한눈에 좋았어요
여중 여고 밤열두시 집에 오다보니 몇년은 아예 훔쳐보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그 마음은 줄지 않더군요
어찌어찌 각고의 노력으로 스물이 넘어 연락이 닿았고
그는 여전히 그 매력 그대로였지만
결정적일 때 매번 실망스럽더라고요
말하자면 성의..적극성 같은 건데
한참 잘 얘기하다가도 저는 밤새 얘기해야지 싶은데
열시도 안되어 자야겠다..
밥만 먹었는데 차도 안마시고 집에 가야겠다..
여기까지만봐도 날 안좋아하는구나 혹은
나를 매번 실망하게만드는 그가 미워 오랜 짝사랑 그만하자싶어
모태솔로라는 그에게 건너건너 얼굴도 본적없는 사람 소개팅을 해주기도 했어요
(이 때도 그 사람이 한시간가까이 늦어 잘안됐고요 )
그 후로 일년에 한 두번 보다 저는 바로 취직했고
그 사람은 일년간 취업준비하는 통에 오히려 자주 연락할 수 있었어요
해봐야 한달에 한 두번--이겠지만 .
중간에 충분히 좋아하거나 아니구나 오해할만한 일이 몇번 있었고
( 그는 항상 저한테 남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했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건지, 아니다 라는 말할 기회도 없었어요 )
너무 늦지 않게 얘기를 좀 더 해보고 싶어 이번주 거의 반년만에
만났는데 그 사람은 이번에도 한시간반만에 다른 일정 있다며
가버렸고 저는 남아서 한참을 생각하다 집에 왔네요
정말 매번 내 맘 같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포기가 안되서 내 마음 전하고 싶어
물꼬를 트는 문자를 보냈는데 하루동안 답이 없어요
또...구나
전화번호부 삭제만 하면 뭐하나요
십오년전 핸폰 번호도 아직 기억하는데 ..
---- 핸드폰으로 쓰다 추가 --
저는 중간에 학교나 직장 사람중에 제가 좋다는 사람을 몇번 만나긴 했지만
소개팅 같은 만남 전에 이 사람을 정리하는 게 먼저다 싶어
지금껏 한번도 소개팅을 못했습니다.
그는 이런 적극성 부족이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여서인지
한번의 짧은 연애가 있었고요.
납득이 가질 않았어요. 우리 이렇게 잘 맞는데..
아니.. 이렇게 안맞는 건가.
내가 부담스럽나.
( 저는 sky .. 키167 에 전문직 이고 그는 지방대 .168에 영업직이예요
그래도 그 사람 집안환경이 부유한 편이라 주눅이 들꺼란 생각은 안하는데.)
그는 결혼 빨리 하고 싶다는 말만할 뿐 저에게 손을 뻗지 않네요.
스물에도 난 너랑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