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님이 오셔서 행복해요..

콩다방 조회수 : 3,388
작성일 : 2013-03-16 12:09:46

KTX로 두시간 반 걸리는 거리에 사시는 시어머님...

어제 올라오셔서 저희집에서 며칠 묵으실 예정이에요.

 

저는 세돌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야말로 엄마 껌딱지이거든요.

엄마 설거지도 못하게 하고, 엄마엄마엄마 꽁무니 쫓아다니며

이야기해달라, 자동차경주하자, 무슨무슨 놀이하자, 달리기 시합하자, 뭐하자 뭐하자

예쁘고 귀엽긴 하지만 가끔 숨이 막힐 때가 있답니다.

화장실이라도 갈 때면 맘이 조마조마하거든요.

주말에 아빠가 있을 땐 아빠랑 좀 놀면 좋으련만,

이 게으른 남편은 내가 봐도 정말 재미없게 놀아줘요.

놀아줘도 맥시멈 오분 십분? ㅜㅜ

애 퍼즐 시켜놓고 앞에서 졸고 있고... 책 읽어주라그러면 책 읽다가 또 졸고 있고...

블럭놀이하라그러면 블럭 쥐고 있는 애 누워서 바라만 보고 있고,

대체 사람인지 와상인지 -_-;;;

 

그러면 아이는 아빠랑 놀라고 좀 떼어놓은지 십분만에 쪼르르...

엄마랑 놀래, 엄마랑 할래. 으악으악으악.

친정부모님도 손자가 정말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바라보실줄만 알지, 놀아주시는 법은 모릅니다. 그냥 보면서 허허허 웃으시는 정도.

 

그런 저희 집에 우리 어머님 등장.

저희 아들 삼십분 째 엄마 안찾고 할머니랑 자~알 놀고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 핵폭탄 발사! 너랑 나랑 누구 로켓이 더 튼튼한지 한 번 해볼래? 슝! 퓽퓽! 슁!

놀이방에서 들려오는 저 알흠다운 목소리.

눈물나려고 하네요.

어머님 사랑해요 알라뷰 쏘머취

 

IP : 175.211.xxx.18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3.3.16 12:11 PM (1.232.xxx.21)

    행복합니다.
    오랜만에 이런 글 봐서.............

  • 2. 님 보다 몇배로
    '13.3.16 12:56 PM (175.198.xxx.154)

    어머님이 더 행복하실겁니다.

  • 3. 저도 이런글 좋아요~^^
    '13.3.16 1:00 PM (211.234.xxx.169)

    원글님 마음씨도 예쁘고,
    손주와 시간보내주시는 시어머님도 좋습니다.
    짧은 시간이시겠지만, 간만에 얻어진 귀한 시간
    행복하게 보내세요.

  • 4. ㅇㅇ
    '13.3.16 1:02 PM (211.217.xxx.240)

    ㅋㅋㅋ 그림이 그려지네요.

  • 5. ..
    '13.3.16 1:08 PM (218.50.xxx.223)

    제목 보고 이런 글 좀 읽고 싶어서 일부러
    들어왔어요.
    저 역시 시부모님과 그리 잘 지내지
    못하지만 행복한 모습만 보고싶어요.
    원글님.행복하세요^^

  • 6. 시어머니
    '13.3.16 1:14 PM (110.15.xxx.132)

    자기 입맛에 맞게 해주면 나에게 좋은 사람이죠

  • 7. 보기 드문
    '13.3.16 1:17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시어머님 반기는 글이네요. ㅎㅎㅎㅎ
    읽는 사람도 흐믓합니다.

  • 8. 저녁에
    '13.3.16 1:30 PM (14.52.xxx.59)

    맛있는거 드시고 주무시고 오래 계시다 가라고 하세요
    월요일엔 혼자 나가셔서 어머님 조끼라도 한번 사다드리고
    님은 커피마시고 분위기 좀 잡아보시구요
    서로서로 필요한 시간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9. 귀여웡
    '13.3.16 2:07 PM (175.125.xxx.38)

    어머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젊은 어머니신가봐요. 핵폭탄발사까지 하시고.^^
    좋아하는 며느리도 귀엽고 이뻐요~.

  • 10. 나나
    '13.3.16 9:31 PM (110.70.xxx.145)

    궁금해요.
    이런 어머니 아래서 자란 남편님은 또 어떤 분이실지. ?
    꼭!!! 알려주세요^^

  • 11. Torch
    '13.3.17 12:57 AM (220.118.xxx.3)

    울 애는 저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고 아빠보다는 할머니를 더 좋아합니다. 울 시어머니 위생관념이랑 아이에게 간식 아무거나 먹이시는 건 옛날 분이라 그런가보다 하지만 애랑 놀아주는 건 정말 베테랑이에요...

  • 12.
    '19.4.12 8:19 AM (58.146.xxx.232)

    글을 읽다보니 저까지 행복하네요ㆍ
    원글님 앞으로도 더 많이 행복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5146 저 많은 삶은계란 어찌하오리까? 20 성당 부활절.. 2013/04/01 4,425
235145 엄마가 너무 좋으신 분들.. 4 ㅇㅇ 2013/04/01 1,695
235144 (방사능)어린이집, 유치원 방사능급식대책은 무방비 4 녹색 2013/04/01 1,059
235143 악!! 어떡해요!!! 그릇이 붙었어요 5 회원 2013/04/01 1,195
235142 라쿤 보이스 떨어질때 부른 노래 뭔지 혹시 기억나시는 분요 2 혹시 2013/04/01 406
235141 강아지 맡아주고 있는데 사료가 떨어졌어요~~ 15 이모야 2013/04/01 1,875
235140 이번에 김연아선수 세선 각국 동영상을 보며 느낀 공통점 5 팬질 2013/04/01 2,580
235139 답정너가 무슨 말이죠? 10 ㅇㅇㅇ 2013/04/01 2,379
235138 항공권 결제 어떻게 하는게 조금이라도 이득일까요.. 3 음... 2013/04/01 932
235137 5세 남자아이 사이즈 문의 3 올리브 2013/04/01 1,174
235136 자녀 입시 치루신 선배님들~! 대학입시 설명회 16 고3맘 2013/04/01 2,174
235135 밴드에 음악어찌올리나요? 꽁알엄마 2013/04/01 2,657
235134 지퍼 장지갑 좋나요? 6 지갑 2013/04/01 2,404
235133 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13 외로움 2013/04/01 2,133
235132 단어 찾을 때 발음기호 읽는법은 따로 책을 사야 할까요? 2 영어사전 2013/04/01 682
235131 요즘 마치 바람막이(검정비닐수준)천으로 만든 트렌치가 많더라구요.. 2 아주 얇은 .. 2013/04/01 1,233
235130 초등5학년 남자아이인데 유치가 아직까지 있어요. 9 유치 2013/04/01 1,637
235129 홍콩- 마카오 여행 다녀오신 분들 여쭤볼께요~~ 5 여행 2013/04/01 1,902
235128 영화 웜바디스봤는데요.. 2 jc6148.. 2013/04/01 1,052
235127 “마녀사냥에 낙마“ 김종훈, WP에 격정 기고 14 세우실 2013/04/01 2,135
235126 시어머니가 하루종일 집에계서서그냥나왔어요 55 사는게뭔지 2013/04/01 15,778
235125 돌잔치 갔다가 좀..놀랬어요. 2 엊그제 2013/04/01 2,574
235124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함 1 묘안 2013/04/01 493
235123 900정도 뭐 살까요? 6 쇼핑고민 2013/04/01 2,337
235122 유기견 입양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9 강아지 2013/04/01 1,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