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의 체온으로 딸 살리고 그 아비는 죽어

.......... 조회수 : 851
작성일 : 2013-03-06 08:39:00

30m의 강풍을 타고 폭설이 몰아쳤다. 천지가 분간 안 되는 길 위에서 아버지는 어린 딸을 트럭에 태운 채 발이 묶였다. 구조를 요청했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걸어서 인근 집을 찾아가다가 눈 속에 파묻혔다. 아버지는 자신의 얇은 점퍼를 벗어 딸을 감싸고 숨진 채 발견됐다. 딸은 아버지의 품속에서 살아 울었다.며칠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일어난 비극이다.

늙은 아비는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어린 딸을 홀로 애틋하게 키웠다고 한다. 일찍이 여 시인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또한 애인이 된다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딸에 대한 아비의 사랑이 극진하다.

한국 사회의 각광받는 대중문화도 ‘딸 바보’ 아비들이다. 영화 ‘7번 방의 선물’은 여섯 살 지능의 바보 아버지가 딸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이야기다. 개봉 38일 만에 관객 1100만명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버지의 헌신적인 희생을 그린 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지난 주말 50%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과시하며 끝을 맺었다.

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에는 고개 숙인 아버지를 다룬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슈퍼 밀리언셀러로 각광받았다. 조창인의 ‘가시고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개정판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다시 부각됐다. 가시고기 수컷은 암컷이 알만 낳고 떠난 집을 지키면서 알이 상하지 않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기진해서 죽으면 새끼들이 몰려와 뜯어먹는 먹이가 되어준다.

아버지의 권위가 약화된 지는 오래다. 그렇다고 아버지들이 가장의 멍에로부터 자유로워진 것도 아니다.  이즈음 다시 아버지가, 그것도 ‘딸 바보’들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는  이즈음 아비들, 정말로 눈물겹다. 다시한번 이땅의 아비들에게

IP : 211.171.xxx.15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0855 삼생이 정말 재밌어요~!!!! 16 삼생이쪼아~.. 2013/03/20 1,984
    230854 괜찮겠죠~? 2 나영이와함께.. 2013/03/20 300
    230853 캘빈 이 가방 어떤가요?? 컴앞대기~~ 8 가방 2013/03/20 761
    230852 7개월아가 변비.. 유산균 먹여야하나 고민 3 마미 2013/03/20 1,307
    230851 교회에서 하는 결혼식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5 ... 2013/03/20 1,623
    230850 김미경강사 논문표절의혹 기사나오네요 19 ㅡㅡ?ㅡㅡ 2013/03/20 3,244
    230849 아픈곳에 소금뿌리는 글을 보니 생각이 납니다. 13 아직도.. 2013/03/20 2,393
    230848 예산 국수 참 맛있어요. 6 인나장 2013/03/20 1,820
    230847 82에서만 볼 수 있는 제목 문구 17 ... 2013/03/20 2,324
    230846 3월 20일 경향신문,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03/20 333
    230845 중학교 1학년 권장도서 2 흐림 2013/03/20 2,404
    230844 미역국 오래 끓인거 맛없어요 12 겨겨 2013/03/20 6,089
    230843 이성을 보는 '눈'만 괴이하게 점점 높아져 가는 ... 2013/03/20 485
    230842 요즘 팟케스트 뭐 들으세요? 17 solmam.. 2013/03/20 2,162
    230841 집에 냄비가 다 올스뎅? ㅇ인데 불닿는 부분이 타고 그을려요 어.. 9 ㅈ집에 2013/03/20 1,738
    230840 여자 많고 뒷담화 많은 직장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될까요? 직장인고민 2013/03/20 1,795
    230839 [퍼온글] 피겨의 신 5 무명씨 2013/03/20 2,099
    230838 외환은행 뉴스에나오는데 예금 놔둬도 될까요? 1 은행 2013/03/20 1,625
    230837 좋은 글 마이홈에 스크랩하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1 거북이~ 2013/03/20 612
    230836 애완견 매매하는 영업점이 없는 영국이 부러워요. 8 .. 2013/03/20 1,323
    230835 약쑥 끓이고 남은 물로 세정해도 될까요? .. 2013/03/20 386
    230834 포스텍 교수의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요? 1 000 2013/03/20 2,683
    230833 연아 좋아하는 분만 클릭 4 ... 2013/03/20 1,778
    230832 엄마사랑못받은 나.. 아기 잘키울수있을까요? 21 초보엄마 2013/03/20 3,901
    230831 현장시장실에 여러분을 모십니다 서울시 2013/03/20 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