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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임용책 주고 붙었던 아이와 만났어요~

호호 조회수 : 6,171
작성일 : 2013-02-18 18:33:48

주말에 만나서 점심을 먹었네요.

그 친구, 아, 정말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는지 통통하고 뽀얗던 볼살이 다 빠져 있더라구요.

 

너무 반가워하며 맞아주길래

손을 꼭 잡고 축하한다고, 너무 잘됐다고 말해 줬지요.

어찌나 부끄러워 하던지.ㅎㅎ

 

본인이 알아둔 식당이 있다고 데려가더군요.

맛난 파스타 먹고 차도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했네요.

 

과목이 시수가 제일 많은 주요과목 중 하나인데

다른 과목에 비해 티오가 많이 나긴 하지만 그만큼 보는 인원이 몰려서 쉽지 않거든요.

이번에도 역시.... 서울은 20명 안팎의 인원을 뽑았고, 경쟁률은 엄청났겠죠.

시험문제가 뭐가 나왔었다는 이야기 하는데

아, 정말 아련돋는다는 표현이 딱이더라구요.ㅋ

시험 봤던 기억도 나고, 도서관서 혼자 공부하면서 도시락까먹던 기억도 나고..

열람실서 음악듣다가 혼자 울기도 하고 그랬었죠.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내 인생에 그런 날들이 다시 올까생각하니 정말 아련해 지더라구요.

 

일단 서울에 합격할 정도면

열심히 공부한거 뻔히 알거 같은데

본인은 계속 기적인것 같다고, 운이 좋았던 거라고 극구 부인하더군요.ㅋㅋ

제 서브노트 덕에 다른 전공서는 거의 보지 않았고, 개정된 교과서와 해설서 위주로 공부했다는

옛날 옛적 수석 합격생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3차 끝내고 나오면서 집까지 울면서 왔답니다. 합격 소식 듣고 엄마랑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고 해요.

저 한테 이야기 하면서도 눈물이 그렁그렁..ㅠ

 

전 그 친구한테 책 다 주고

집 정리 싹 하고나서 하려던 일이 잘 되기 시작했어요.

제가 교사를 하려던건 아주 솔직히는 가르치는게 좋아서라기보단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한 밥벌이? 정년이 보장된 평생직장의 개념이 더 컸거든요.

하고 싶던 일에만 몰두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어요.

-도대체 왜 그랬던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앞에선, 잘할 수 있을지 의심만 커지는 걸까요.

 

두번째 시험을 보고, 2차에서 낙방한 것을 확인하자, 이게 아닌거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시작한 거거든요.

주변에선 한번 더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했지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이미 너무 지쳐있었고, 어느순간부턴 시험이 되도 별로 행복하지 않을것 같았구요.

돈이야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지겠지, 이러면서요.

 

 

서로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사람에겐 자기 길이라는게 있는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죠.

서로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살면서 분기마다 한번씩은 만나기로 결의! 했죠.

- 그도 그럴게 그 친구와 저는 나이 차이는 꽤 있지만;; 공통의 관심사가 참 많더라구요.ㅋ

  심지어 둘 다 일본 모 아이돌의 팬..ㅋㅋㅋㅋ

 

 

학교에서 쓸 작은 선물을 했는데 -정말 별거아닌 작은 선물;;;;

너무 고마워 하더군요. ㅠ 

 

어쨌거나, 이렇게 또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네요.

예전에 댓글에서 본 선순환이라는 단어,

저와 그 친구의 관계가 선순환이 되고 좋은 기가 되어

서로 하는일에 좋은 영향을 주고, 또 더 좋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그렇게 선한 기를 함께 나누게 되면

아주 최소한이라도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친구가 정말 좋은 사람이어서,

그리고 하필이면 교사!!를 하게 된 사람이어서

전 너무 기쁩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의 좋은 기를 나누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IP : 1.231.xxx.158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2.18 6:39 PM (211.244.xxx.42)

    왜이렇게 눈물이 나죠,,,,

    이런 글 읽어보면 비우면 채워지는 것이 맞는것같네요^^

  • 2. ......
    '13.2.18 6:40 PM (112.144.xxx.184)

    아..,,,.예쁜 인연이네요 ^^

  • 3. 우왕...
    '13.2.18 6:40 PM (211.234.xxx.109)

    전에 쓰신 글 봤어요. 두분 서로 좋은 사람 만났다 샹각되시고 행복하실것 같아요. 제가 다 기분 좋네요 ㅎㅎ

  • 4. 스뎅
    '13.2.18 6:43 PM (124.216.xxx.225)

    저번에도 느꼈지만 원글님도 그 분도 너무 선하고 좋은 분들 이세요 좋은 에너지가 저한테 까지 오는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해요^^

  • 5. 대운을
    '13.2.18 6:44 PM (180.67.xxx.2)

    만났네요. 그 학생.. 울딸도 사범대 합격해 오늘부터 오티 들어 갔는데,
    사실 반신반의하고 있습니다. 티오가 잘 안나는 사회과목이라.....
    죽어라 공부했는데, 본인이 전공하고자 하는 법학과는 대학원으로 전화되어 마땅히 갈데가 없어
    사범계열로 (안되면 임용이라도 하는 심정으로 )가자 해서 지원했는데,
    심란합니다. 임용이 어렵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티오가 안나는지 몰랐어요.

    그 학생이나 원글님..인생에 좋은 인연이네요. 서로 윈윈되는 인연은 쉽지 않은데...
    울딸도 안되면 한학기 보내고 반수해서 교대로 방향전환 해야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울딸도 원글님같은 인연만나 인생을 잘 펼쳤으면 좋겠어요.임용합격한 학생..축하하고 원글님
    앞날도 활짝 피길 바랍니다.

  • 6. 부럽
    '13.2.18 6:51 PM (175.223.xxx.55)

    선순환 이라‥ 인생을 살면서 아무댓가 없이 남을 도와주었더니 그것이 내게로 돌아왔다는 원글님~~
    그런 좋은일을 하셨기에 복을 받으신게지요
    앞전의 글을 읽은터라 반가워 댓글달러 왔어요
    항상 좋은일들이 많이 생기길 빌어요~~

  • 7. ^^
    '13.2.18 6:56 PM (175.207.xxx.131)

    두 분 다 '참 좋은 사람들' 입니다. 좋은 일 가득하세요!

  • 8. 쓸개코
    '13.2.18 7:00 PM (122.36.xxx.111)

    원글님 정말 좋은일 많이 생기시길 바래요. 그래야먄 하고요^^

  • 9. ...
    '13.2.18 7:16 PM (211.179.xxx.254)

    원글님,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 10. ㅁㄴㅇ
    '13.2.18 7:28 PM (59.2.xxx.134)

    저도 본받겠습니다. 선순환의 인연.

  • 11. ..
    '13.2.18 8:06 PM (39.7.xxx.74)

    와~
    너무너무 멋진 인연입니다.
    인생에서 몇번 없을 부러운 인연이네요.
    잘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 12. 지나모
    '13.2.18 8:41 PM (211.36.xxx.39)

    잔잔한 감동을 주는 두 분이세요
    살아가면서 이렇게 좋은 인연을 만날수 있다는것이
    부럽기도 하네요

  • 13. 뒷북
    '13.2.18 9:38 PM (121.131.xxx.225)

    고맙습니다, 선순환의 좋은 기를 많이 뿌려주셔서.
    지난 번 글 읽고도 무척 기분 좋았거든요.
    가끔 그 친구 만난 이야기 전해주세요. ^^

  • 14. 마그네슘
    '13.2.18 9:59 PM (49.1.xxx.197)

    두 분 사연에 제가 다 감사하고 행복하네요.
    원글님도, 예비 선생님도,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15. 이쁜분들
    '13.2.18 10:05 PM (211.203.xxx.70)

    모두 복받으세요 울딸래미 지난해임용치고 올해 포기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것도 힘들었어요 원글님처럼 또다른 길이있으리라 믿어봅니다 윗댓글중 사범대오티갔다는 딸래미두신분 저희아이도 사회전공입니다 사회 티오 정말힘들어요 교대 졸업한 아이친구들 초등교사지금 합니다 거의졸업후 임용통과하구요 댓글보니 남일같지 않아 한마디 보탭니다

  • 16. ..
    '13.2.18 10:23 PM (1.229.xxx.246) - 삭제된댓글

    따뜻합니다.. ^^
    이런 일들이 나비효과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17. ^^
    '13.2.18 10:27 PM (119.70.xxx.81)

    두사람 모두를 응원합니다.
    원글님, 새내기 선생님 두분다 멋지십니다.

  • 18. 11
    '13.2.18 10:41 PM (218.155.xxx.186)

    저번 글도 참 감동하며 읽었어요. 원글님 심성이 정말 너무 좋으세요! 앞으로도 하시는 일 다 잘 풀리실 거에요^^

  • 19. 국어과목이시죠
    '13.2.18 11:17 PM (211.36.xxx.22)

    저도 국어과 장수생이었어요
    지금은 임고 접어두고 다른일 하고 있구요
    그 마음, 잘 알죠^^
    힘냅시다!!

  • 20. ..
    '13.2.19 12:34 AM (211.201.xxx.202)

    아름다워요. 힐링됩니다. ^^

  • 21. 저도
    '13.2.19 10:08 AM (218.157.xxx.9)

    코끝 찡~ 눈물 핑~
    사람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름답다는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 22. 천개의바람
    '13.2.19 11:33 AM (211.114.xxx.74)

    원글님 마음이 너무 예쁘네요.배우고 싶어요.소중한 인연도 알아보는 사람에게만 찾아오는것이지요.

  • 23. ^^
    '13.2.19 4:53 PM (125.177.xxx.190)

    그런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이 교사가 돼서 정말 다행이네요.
    지난 번 글도 감동깊게 읽었어요.
    원글님 하시는 일도 계속 잘되시길 바래요~~

  • 24. 매사감사
    '13.2.19 6:04 PM (203.142.xxx.231)

    두분 다 너무 영화같은 느낌예요.. 주위에서 그런일이 안일어 나는지라...^^
    이쁘게 만나세요~

  • 25. 으흠...
    '13.2.19 6:24 PM (210.180.xxx.200)

    저는 원글님이 지금 하고 계시는 일이 너무 궁금해요!

    임용을 포기할 만큼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 그게 뭘까 부러워요...

    교직에 들어서면 정말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하루가 바쁘게 바쁘게 흘러가거든요.

    뭔지 가르쳐 주세요~

  • 26. 후기
    '13.2.19 6:29 PM (112.171.xxx.81)

    감사드려요^^
    그 글 읽고 기분이 참 좋았는데 이 글 역시 읽으면서 내내 기분이 좋네요.
    두 분 앞으로도 좋은 인연 유지하시길 바라고,
    각자 하시는 일 역시 잘 풀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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