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에 모여 노는 것도...

씁쓸 조회수 : 1,633
작성일 : 2013-02-06 11:22:02
아이 둘 키우는 전업주부에요.
취미로 소품 만드는 거 배우면서 비슷한 애기 엄마들이 생겼구요.
그 중에 한 엄마(a라고 할게요 )가 먼저 모임 주도하고 자주 약속 잡고 그래서 따로 만나 논 지도 2년이 넘어가요. 자주는 아니고 한달에 두번쯤요.
다들 배울 점도 많고, 다들 정말 생각 깊고 좋은 분들이에요.
전업주부 생활 10년 넘게 하면서 이렇게 좋고 잘 맞는 분들로만 모이기가 진짜 어려운 걸 잘 알기에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구요.
처음에는 밖에서 주로 만났는데, 모임 중 a를 포함한 두 명이 임신을 하고 둘째를 낳으면서 언제부터인가 집에서 돌아가며 모이고 있네요.
다들 서로 퍼주면 퍼줬지, 얻어먹으려는 얌체 비슷한 사람 하나 없구요. 모이면 집주인이 점심을 차려주거나 배달시켜주고 손님들은 케이크 과일 같은 거 들고 가서 나눠먹고 그러네요. 얘기도 잘 통하구요.
그런데 a네 집에서 모임을 가질 때마다... 힘이 드네요.
다른 집보다 제일 좁긴 하지만 그래도 방 세개짜리 아파트인데, 앉을 자리가 궁색해요. 어린 아기들 키우는 집이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더러워요. 온갖 물건이 쌓여있고.. 한번은 검은 바지 입고 간 적이 있는데 회색 바지가 되어서 나왔을 지경...
열린 문틈으로 안방을 본 적 있는데 온 식고 누워 자는 이부자리가 방바닥 가득 그대로 널부러져 있는 위에 코트니 뭐니 던져져 있고.. 나머지 두 방도 그집 애기가 문열고 뛰어다닐 때 보게 되었는데.. 그냥 창고였어요.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방이 아니구요. 망가진 물건이 빼곡하게 쌓여있는..
부엌은 정말 어찌 묘사하기가 힘들 정도인데, 거기서 음식을 내주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요. 믹스커피 한잔을 줘도 물이 흥건한 컵.. 한번은 어쩔 수 없이 저희 둘째를 데리고 갈 수밖에 없었는데, 애가 물을 달라고 하니 식탁위에 누가 먹던 컵을 들고 싱크대에 내용물을 휙 바리더니 거기에 그대로 물을 담아 애한테 주더라구요...
밖에서 만나면 좋은데 a의 아기가 아직 어려서 a가 집에서만 모이길 원하구요. 다른 집에서만 모이고 a네 집은 빼고 싶어도 이게 좀 껄끄러운 게, a가 제일 경제적으 형편이 안좋고 집이 좁거든요. 청소만 되어있다면야 방 세개짜리 아파트가 좁다는 게 말이 안되지만.. 여튼 문제가 간단치가 않네요.
그래서 전 a네 아기 어린이집이라도 갈 때까지 가끔만 만다도 될 것 같은데, a가 먼저 한주가 멀다하고 모임 주도해요. 그게 ㅓ로 시간이 안 맞아 격조 비슷하게 모이게 되지만요.
넌지시 청소 좀 신경 쓰라는 말 정말 힘들게 꺼낸 적 있는데, a는 인테리어에 신경쓰고 그런 걸 허례허식? 그런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난 인테리어 말구 기본적인 위생을 얘기한 건데..
여기 글 보면 시댁이 너무 더러워 기함한다.. 이런 글 가끔 올라오잖아요. 전 시댁 깨끗한데 a집 가보고 그런 글들 공감했어요.
a자체는 사람이 참 괜찮거든요. 밖에서만 만나는 사이였으면 좋았을 걸 후회돼요.


IP : 112.170.xxx.17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2.6 11:32 AM (112.149.xxx.161)

    그래도 집에 부르는게 힘든 일인데.. 열심히 부르시나봐요.. 아기 먹을 물같은거 물통에 챙겨가시고.. 음식은 가능한 시켜드시면 안될까요..
    봄 되면 밖에서 만나자고 하시구요.
    사람이 괜찮다고 하니 말이예요..

  • 2. 흠~
    '13.2.6 11:40 AM (182.209.xxx.113)

    이래서 인간관계는 거리감! 거리감이 중요한 듯...

  • 3. 네...
    '13.2.6 11:56 AM (112.170.xxx.177)

    밖에서만 가끔 보면 좋았을 걸.. 마음이 안좋아요.
    안 그래도 모임 중 다른 분이 정리컨설팅 아는 사람 있다고 말 꺼내셨는데, 단칼에 거절하더라구요. 자기는 자기 방식이 따 있다고...
    저도 처음에는 깜짝 놀란 한편 이 사람 성격 참 좋은가보다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요.

  • 4. a집 모임은
    '13.2.6 12:26 PM (211.63.xxx.199)

    요령껏 a 집 모이만 참석하지 마세요. 여러팀이 격주로 모이는거니 한번쯤 빠져도 상관없지ㅡ않나요?
    물론 첨엔 시간 된다고 해야죠. 당일만 펑크 내는거예요.
    아님 참석하더라도 식사시간을 피하거나, 식사시간전에 일이 있다고 급히 빠져나오든가요.
    그집에 갈때는 아이물과 원글님 커피는 테이크 아웃으로 사가시거요.
    a는 정리도 청소도 할 생각 없고, 꼭 집에서 모이려하고, 원글님을 그 모임에서 빠지고 싶지 않다면 살짝 요령을 피워야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5449 안재욱 여행자 보험 들엇을까요? 5 생강 2013/02/06 3,691
215448 직구관세 내셨으면 왠만하면 환불 안하시나요? 6 직구족 2013/02/06 1,400
215447 지방가야하는데 제사랑 생일 간격이 5일차이면 제사 챙기는게 맞나.. 4 제사 2013/02/06 852
215446 지점장 파워면 무리한 대출이 가능한가요?? 2 그런가 2013/02/06 1,437
215445 박근혜 10조 국채발행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걸까요? 7 2013/02/06 1,306
215444 졸업식 안갔네요 7 꽃다발 2013/02/06 1,691
215443 중학교 교복은 몇 벌을 8 cleo51.. 2013/02/06 1,960
215442 택배왔습니다~ 84 2013/02/06 16,312
215441 간단한 아침메뉴 책 알려주세요 1 배고파 2013/02/06 1,366
215440 '박근혜 아바타' 이한구, 유신의 부활 꿈꾸나? 1 샬랄라 2013/02/06 461
215439 조카 방학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14 저번에..... 2013/02/06 2,183
215438 마른새우 요리 설날 2013/02/06 830
215437 저희 올케도 대학원 준비한다는데요 32 ... 2013/02/06 5,427
215436 버릴까요? 2 장농프레임 2013/02/06 560
215435 꼬치전에 스팸햄 으로 하면 어때요? 5 코스모스 2013/02/06 1,453
215434 독일 분유 쓰면 좋나요? 5 daeton.. 2013/02/06 2,326
215433 새벽아침유정란 배달시켜 드시는 분 계세요? 3 아리송 2013/02/06 6,784
215432 연쇄살인범 클럽 2 릴리리 2013/02/06 721
215431 집에 모여 노는 것도... 4 씁쓸 2013/02/06 1,633
215430 예비초등한테 프레니나 제로니모 책 어려울까요? 3 .. 2013/02/06 734
215429 어머...안재욱 대수술.....어째요...지주막하출혈 13 뇌동맥류? 2013/02/06 12,799
215428 이유식 문의드려요.. 2 ^^ 2013/02/06 375
215427 소개팅남과의 데이트에 코디 좀 봐주세요.. 1 ... 2013/02/06 1,287
215426 남자같은 여자...조언 좀ㅠㅠ 2 정체성 2013/02/06 966
215425 남편을 보면....아직도 가슴 떨리시나요? 36 dream 2013/02/06 3,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