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생이었을때 시내에 있는 서점 아들 대학생 오빠를 짝사랑했었어요.
흰 피부에 청바지가 참 잘 어울렸던 오빠였는데 꼭 순정만화 청순한 반항아 같은 이미지였달까...?
짝사랑하는 마음을 안고 대학에 입학..
타 대학생이었던 그 오빠에 대한 마음을 친한 동기에게 술 먹고 횡성수설 말했더니..
동기가 신기해라하며 그 오빠 자기 사촌 오빠라고!!!!
엥?
아무리 지역 사회지만 이렇게나 좁을수 있을까 서로 신기해 하며 그 동기는 사촌오빠인 제 짝사랑 남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 놓고 그는 제가 아르바이트했던 커피점에 절 직접 만나러 오는 사단까지....
그런데 쑥맥이고 스킬 없던 당시의 저는 찾아온 그를 보고 당황해서 실성한 아이처럼 함부로 행동을 하고 말았죠.
그리고
그렇게 저의 3년의 짝사랑은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어요.
가끔 생각해봐요.
타임머신을 타고 그 때 그 시간 그 장소로 돌아가 절 찾아온 그에게 예쁘게 웃어주는 나를 말이죠.
얼마전 엄마 생신때문에 고향에 내려갔었어요.
시내의 그 서점은 이미 문을 닫은지 오래되었고 그 자리엔 커피체인점이 들어섰더군요.
뭐에 홀린듯 그 커피집 문을 열고 들어가 커피 한잔 마시면서 그냥 가만히 앉아서 잠깐 그를 생각해 보았어요. 그리고 순진하고 감정표현에 인색했던 어린 나를 생각도 해보고요.
지금 혼자 맥주잔 기울이며 불현듯 그때의 상황이 달랐다면 만약 그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던 어쨌든 지금의 후회는 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 씁쓸하면서도 풋풋한 그 시절이 생각나 슬프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