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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직은 마음이 괴롭지만...(친정엄마 속풀이 했던 사람임)

착딸컴 조회수 : 1,704
작성일 : 2013-01-29 11:40:11
기억하시는 분 있으실지 모르겠는데, 2주 전쯤 친정엄마의 끝나지 않는 독설과
푸념에 지쳐서 괴롭다고 속풀이 했던 못난이입니다.
십여분의 진심담은 댓글에 힘입어, 정말 큰 용기를 내서 조언대로 실행했습니다.
모든것에 의존적이면서 무조건 남의탓하고 말 독하게 하는 사람은 
자기애도 강해서 자식이 들이받았다해서 당신몸 상하는 일 안하는법이니
걱정말고 이참에 맘 독하게 먹고 먼저 연락하지 말고 거리 두라는 말씀들이었죠.
서로 연락 없던 열흘여동안, 하루에도 열두번씩 혼자 쓰러져있는거 아닌가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 올때마다 혹시 병원응급실? 가슴 쿵쿵 뛰고...
오죽하면 종교를 갖고 있는 제가, 점을 다 봤습니다 ㅡ.ㅡ
아무일도 없을거라더군요. 점보는 사람 얘기에 그리 안도감을 느끼다니 참...
이것도 내 맘 편하자고 믿는거겠지만, 이런소리도 하더군요.
엄마 사주가 입열면 혀끝에서 칼이 나온다고...그러니 주위사람이 그 혀끝에
상처받을 수 밖에 없고, 엄마는 외로울 수 밖에 없는거라고.
안 다치려면 말 섞는 횟수를 줄이는거밖에 방법이 없다면서, 굿을해도 안될 일이래요.
실제로 다른 제 형제들 이미 엄마말에 상처받고 마음 다 돌린 상태고
저 하나 남았거든요. 어쩌면 제가 맹목적인 믿음을 드리며 살았어서 
니들 다 필요없다, 난 00만 있으면 된다...이런걸수도 있다 싶어서 더 책임감을 느꼈던듯..
의지를 하건 만만하게 생각을 하건 부려먹건, 엄마 살아계신동안 기꺼이 감수할 마음이었고
그럴 수 있었는데, 아무리 나는 있는힘껏 애를 써도 항상 부족한 부분만 찾아내서
불행해하고 불만스러워하고 서운해하다보니 저도 지쳤던거죠.
무소식으로 일주일이 지나면서, 문자가 오더군요. 서로 문자로 이메일로
속 얘기가 오갔습니다. 저도 이번엔 단단히 마음을 먹은지라 한마디도 죄송하다 잘못했다
안하고 담담히 나의 힘들었던 것들을 털어놨고 엄마는 꿈에도 내가 그리 힘들면서
내색 안하고 살았던걸 몰랐다며 배신감에 치를 떠시더군요.
내가 잘해주는걸 그저 딸이 엄마를 사랑해서 기꺼이 하는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냐면서..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느꼈고, 다시 연락없이 또 며칠이 지났어요.
전화가 왔습니다. 혼자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울며 기도했다고..어떻하는게 좋겠냐고.
담담히 말했어요. 여직껏 내가 엄마와의 충돌이 싫어서 혹은 두려워서 이건 아니다 싶을때도
나 하나 참고 넘어가면 조용할텐데...했던게 가장 큰 잘못이자 실수였으니, 엄마가
미안해할 일도 용서를 구할 일도 아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엄마도 나에게 요구할게 있으면 말로하고(그전엔 눈치껏 해야했어요)
나도 못할건 못하겠다 솔직하게 말하겠다. 속으론 원하면서 말로는 싫다하지도 말아달라,
싫다해서 더이상 권하지 않으면 삐지니, 싫다해도 정말 싫은건지 아닌지 눈치봐야하는
그런 상황이 너무 힘들고 싫었다...등등의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죠.
사람이, 더구나 노인(70대입니다)이 바뀔 수는 없다는거 압니다. 당장은 좀 조심하겠지만
그리 오래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이번 일도 그 많은 신세한탄 스토리 중 으뜸이 돼서 
돌아가시는 그 날까지 잊지 않고 되풀이하시겠죠. 
그냥 편하게 생각하려구요. 이런 일 없었어도 어차피  남의 딸들은 안그러더라~ 소리 듣는
딸이었는데 거기다 한가지 더 천하의 나쁜딸년이라는 닉네임 하나 더 얻는거다..이렇게요 후후..
이젠 엄마의 속마음까지 다 헤아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려는 제 능력이상의 짓은 안하려구요.
자상하지도 다정다감하지도 않은 주제에, 엄마에게만은 좀 그런딸 되보려 애쓰며 살다보니
전 저대로 힘만들고 엄만 엄마대로 만족스러워하지도 않는, 밑빠진 독에 물붓고 산 꼴이죠.
나이 오십이 다 된 나이에 참 일찍도 깨달았다, 스스로 우습기도하지만
어느 댓글님 말씀마따나 죽는거 나이대로 가는것도 아닌데 이제부터라도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여직껏 친정엄마 때문에 맘고생하는 마누라, 뭐라지도 못하고 불쌍하게 바라봐주며
가끔은 종로에서 뺨맞고와서 화풀이한다는거 뻔히 알면서도 받아주던 남편에게나
좀 더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예요. 초기엔 정말 이혼위기까지도 갔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덕에 억지로나마 넘어갔구나...싶구요.
그때 진심을 담아, 자신들 얘기까지 예로 들어주시면서 댓글 주셨던 분들께 경과보고도 할겸
감사인사 드리고 싶어 몇마디 쓰려던게 이리 길어졌네요 ^^
감사합니다 꾸우벅~!

 
IP : 121.165.xxx.18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9 12:03 PM (183.96.xxx.159)

    잘하셨습니다.

    제가 나이들어서 느낀 거는 어른도 사람이라는 거.
    어른이라도 모두 자식들한테 희생하며 사는 것은 아니고.
    이런 저런 실수하며 지낸다는 것이지요.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 아시지요?
    적당히 거리를 두셔야 좋은 사이 유지할 수 있습니다.

  • 2. 잘 하셨어요.
    '13.1.29 12:21 PM (114.205.xxx.48)

    지금이 제일 중요해요. 이미 들이받은 시점에서 다시 슬금슬금 엄마의 패에 말려들어가면 관계는
    이전보다 못한 관계가 됩니다. 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당분간 보지 마세요.
    명절때 한번 안가는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얘기 정말 이젠 내 맘대로 휘둘리지 않는구나...깨닫게 되거든요.

    자기애가 강한 노인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판단력이 흐려져서 점점 더 진상짓을 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자식 인생은 자식것" 이라는 관계를 재정립해놓지 않으면 죽을때까지 피 빨리는겁니다.

    그 피해가 원글님 하나로 끝나는게 아니라 원글님의 남편과 자식에게까지 큰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원글님이 가장 큰 죄를 짓고 사는거예요. 절대 흔들리지 말고, 몇년간은 남처럼 사세요.

  • 3. ....
    '13.1.29 12:51 PM (112.155.xxx.72)

    제가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전에도 단 것 같은데요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 안하고
    상대편이 알아서 돕게 만드는 인간들이 진짜 남을 이용해 먹는 인간들입니다.
    거지 근성도 있구요.

    명확하게 무슨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말하실 때까지는 어떤 도움도 드리지 마세요.

  • 4. ......
    '13.1.29 1:32 PM (109.63.xxx.42)

    짝 짝 짝~~~~~~

    수고하셨어요~~~~~

  • 5. ㅇㅇ
    '13.1.29 2:31 PM (211.115.xxx.79)

    더불어 저도 항상 경계합니다
    나도 내아이들에게 그러지않나하고
    내 아이들에게 똑같은 짓 되풀이되지 않게
    조심하고있어요

  • 6. 원글
    '13.1.30 12:33 PM (121.165.xxx.189)

    안그래도 차라리 독 나서 펄펄뛰고 소리지를땐 독한맘 먹기도 수월한데
    한풀꺾여 기운빠진 울음섞인 목소리 들으니 가슴아프고 내 자신이 미워지더라구요.
    다시한번 댓글에서 냉정을 되찾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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