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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 조회수 : 2,661
작성일 : 2013-01-23 14:30:11

저희 시어머니...

그냥 주변의 흔한 시어머니세요. 서운할 때도 있고, 감사할 때도 있고...

그런데 제가 아플 때면 꼭 친정 어머니 같이 느껴져요.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면 열 일 제치고 달려와서 간호해주시고,

음식 싸다 주시고, 수시로 전화해서 몸은 좀 괜찮냐 물어봐주시고,

무엇보다 손을... 제 손을 꼭 잡아주세요. 괜찮다, 금방 나을꺼다.. 그러시면서...

그러면 아프고 힘든 제 맘이 따뜻해지면서 눈물이 핑 돌아요.

 

친정어머니...

역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정 많고 따뜻한 친정어머니에요.

그런데 제가 아플 때면 꼭 시어머니 같아요.

병원에 있어도 문병 한 번 안오시고, 전화 한 통 없으세요.

(조카들 보고 있긴 하지만, 아침 저녁으론 시간이 있거든요)

저 만나서는 너무 걱정되서 잠을 못 잤다, 너 힘들까봐 전화 안했다,

애들때문에 병원을 갈 수 없었다 그러시고... 그러면 전 그랬겠지.. 그러고 넘어가요.

딱 한 번 문병 오신 적이 있는데 손님처럼 왔다가 손님처럼 가셨어요.

 

 

전 무척 건강한 편이지만, 이제껏 딱 두 번 죽을만큼 아파봤어요.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엄마 생각이 간절했지만, 엄마는 옆에 없었어요.

"몸은 좀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아, 치료받으니까 금방 낫겠지 뭐"하면

그 말 곧이곧대로 괜찮다고 안심해버리고, 병원에 갔으니까 낫겠지..

시어머니가 와계신다니 잘 돌봐주겠지... ㅇ서방 있으니까 잘 보살피겠지...

그러고 말아요.

 

애낳고 산부인과에 있을 때 피묻은 속옷을 갈아입혀주고, 빨래해주던 분도 시어머니고...

전신마취 수술 후 떨리는 몸으로 깼을 때 제 손을 꼭 잡아주며, 온몸을 주물러주던 분도 시어머니고...

퇴원하고 집에 가면 음식같은 거 하지 말라며, 일주일치 국과 반찬을 싸주신 분도 시어머니...

같이 병실에 있던 환자와 보호자들이 모두 친정어머니 참 대단하시다고 칭찬하다가

시어머니라고 하면 단체로 멘붕될 정도니 그 감사함 이루 다 말할 수 없네요...

 

그런데도 뭔가...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이 허전해요.

지금도 병실에 3일째 입원중인데(수술 후 회복 중)

시어머니는 열심히 밥이며 과일이며, 몸에 좋은 음식 해다 날라주시고,

와서 따뜻한 말과 함께 손도 꼭 잡아주시고, 집에 가 계실 때는 전화로 괜찮냐 물어보시는데

친정어머니는 수술 당일에도 전화 없길래 오늘 전화드렸더니

"걱정 많이 했다, 어젠 수술하고 힘들까봐 전화 안 했다,

시어머니 와계신다니 엄마가 안심이다, 얼른 끊고 쉬어라" 하시네요.

 

길게 쓰고도 뭔 말이 하고 싶은지 모르겠네요.

몸이 아프니까 마음까지 말랑말랑해져서 횡설수설하나봐요...ㅜㅜ

 

IP : 112.151.xxx.2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1.23 2:38 PM (112.153.xxx.16)

    심성이 달라서 그래요. 따뜻한 사람, 차가운 사람.
    친정 어머니가 사람이 나빠서 그런게 아닌줄은 아시는데 시어머니하고 너무 비교되니까 그러시죠?
    나도 차가운 사람에 속하는것 같아서 좀 찔리네요..

  • 2. 가족중에서도
    '13.1.23 2:41 PM (58.231.xxx.80)

    좋을때만 함께 할수 있는 사람이 있어요.
    나힘들고 아플때는 함께 할수 없는 사람이..

  • 3. ,,,,
    '13.1.23 2:41 PM (72.213.xxx.130)

    원글님 마음 뭔지 알 것 같아요. 제 친정엄마는 맞벌이 하시느라 좀 서먹함이 있어요. 같은 집에 살았어도 할머니가 더 챙겨주셨기 때문에 제 시어머님도원글님 시어머니와 비슷하세요. 따뜻하시고 진심으로 사랑해주시는 느낌 저도 받아요.
    그럼에도 엄마와는 다르죠. 사랑 충분히 표현하시는 엄마를 둔 남편은 행복했겠다 싶은 마음도 가끔 들어요.
    그리고 좋은 시부모님 만나서 참 행복하다 싶기도 하구요. 저희 시어머님도 맞벌이 셨는데 암튼

  • 4. ...
    '13.1.23 2:51 PM (39.7.xxx.212)

    날 그렇게 위해 주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이 좀 허할때가 있죠..
    꼭 친정엄마가 그래야 된다는 법은 아닌데..
    시어머니께 감사하지만 죄송해서..친정엄마는 이해되지만 섭섭하고..
    저도 그런 상황이라...시어머니께 넘 감사한 마음해도 살아도 짧은 인생이니 좋은게 좋은걸로 생각해야죠..

  • 5. 저희 친정 엄마도
    '13.1.23 3:07 PM (211.234.xxx.21)

    아프면 "어쩌냐" 이게 다예요.
    반면 저희 시어머니는 어쩌다 한 번 내려갔는데, 아픈 기운 보이면
    자리 보전하고 눕게 만들고, 이것저것 다 챙겨주세요.
    설에 내려가서 마트라도 가게 되면 꼭 마스크 하고 나가야 된다고,
    옷깃 여며주시고, 천성적으로 많이 따뜻한 분이세요.
    그나저나 빨리 나으셔야 할텐데요~쾌유하세요!!!

  • 6. 워니들
    '13.1.23 3:09 PM (125.129.xxx.97)

    시어머니 와 계셔서 그런신거 아닐까요?
    저희 엄마도 산후조리해주러 올라 오셨다가 시어머니 계신다니까 내려가시더라구요.
    손주들 보고 싶어 오실려다가도 집에 애들 봐주는 이모님만 계셔도 안오세요.
    서로 불편하다고....
    전 첨엔 너무 섭섭했는데 엄마 성격이신걸요...

  • 7. ...
    '13.1.23 3:13 PM (112.150.xxx.41)

    저랑 똑같아요
    전화도 먼저걸지않으면 절대로 안걸고
    그냥 맘에서 놨어요
    엄마라고 이해받고싶은거
    저도 먼저 전화안해요

  • 8. 그냥
    '13.1.23 3:56 PM (14.50.xxx.131)

    서운해도 엄마 그대로를 인정해야 내 마음이 편해요.
    울 엄마도 그러시는데 천성이라 어쩔수 없어요.
    그래도 시어머님 자상하시니 엄마 복이 없는건 아니네요.
    친정엄마에게 서운한 마음 훌훌 터고 얼른 쾌차하세요.

  • 9. 그냥
    '13.1.23 5:07 PM (61.35.xxx.131)

    성격이다른거겠죠. 저흰 시어머니가 꼭 딸들한테 저러세요. 저야 며늘이라 기대하는거 없구요. 근데 친정엄머라도 서운한건 서운한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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