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몇 시간 전에 자유게시판에 글을 하나 올렸어요.
어떤 질문이었는데 .. 제가 첫아이를 키우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이야기를 썼고 이 경우 여러분이라면 어떤가?
라는 질문인데요. 지금은 지웠어요. 댓글때문에요.
전 사실 이 게시판을 누구나 볼 수 있고(혹 우리 선생님도 보실 수 있고) 더구나 어린이집에 대한 불평 불만을 써 놓은 것이 아니라 이러 이러한 사황인데 여러분은 어떻겠느냐?
(제 감정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고 상황만 나열.. 내가 이 일에 기분 나빠야 하냐 마냐는 질문이 아니라 이런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야 하나? 아님 좀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인가? 전혀 알 길이 없어서 남들이 보기엔 어떤지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올렸죠)
근데.. 몇개 달린 댓글 중에.. (제가 제 생각을 글로 쓰진 않았지만) 저 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 내가 생각하는게 일반적이구나.. 누군가의 동조를 얻는 것 같아 든든했고, 그 상황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글을 올리고 의견을 들은 후,
(상황에 대한 객관화->선생님에 대한 이해->앞으로 나의 행동) 순이였지
그것이 (상황에 대한 불만 감정이 여러 의견에 의해 맞다고 판명 -> 선생님 이상함 ->그 어린이집 싫다) 가 아니였는데..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았죠.
[~~~님은 그 어린이집에 불만이 가득한 상황이시네요. ~~~ 그 선생님이나 님의 아이나 정상입니다.]
라는 식의 댓글이요.
좀 고민하다 그 글을 지웠어요.
만약 우리 어린이집 선생님이 보시면 .. 제 글 자체가 기분 나쁜 글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생각해서 지운거죠. 이런식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 누구나 오해할 수도 있겠구나.. 해서..
근데 좀 기분이 이상해요.
제가 익명임에도 불구하고 넷상에서 글을 잘 안써요.
구구절절하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상황이나 생각, 의도를 잘 나타낼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이건 제 글만을 얘기 하는건 아니라, 대체로 자유게시판 글과 댓글들 보면요.
그냥 친구와 수다떨듯이.. 라지만 친구와는 나눌 수 없는 이야기들을 이런 82게시판의 여러 님들과 의견 교환 해보고 싶은데...
다 안다는 듯이 [이미 님은 불만이 가득하십니다.] 라던가.
예를 들면 남자친구와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할까요? 라는 질문에..[이미 님은 마음이 떠나셨는데 여기서 뭘 물어보나요.] 라던가.
--> 물론, 글 내용이 중요하겠지요. 근데 정말 제 3자가 보기에 상황에 대한 남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할 때!
불만이 있던, 마음이 떠나던.. 지금 그 걸 물어보는게 아니라
그건 글 쓴이 혼자 정리할 일이고..
글쓴이에 상황에 대한 자기 자신에 의견을 쓰신면 될 것을 글쓴이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 보는 듯이.. 나보다 내 마음을 잘 안다는 듯이 글을 쓰는 그 자신감은 대체 뭘까요?
(그게 그 사람 의견이야!! 라고 하시는 분들 있을지 모르겠네요.)
근데 그게 기분을 이상하게 만드네요.
어떤한 일에 대해 일반적인 사고가 있을지 몰라도, 정말 몇몇은 안 그렇다는 사실이.
그 몇몇이 몇명일지 또 내 주변에 누굴지 몰라서..
내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먼저 눈치보게 되는 내 자신이 싫어서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