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겨운 시어머니 얘기 입니다. 글이 길어 휴대폰 대신 컴퓨터를 켰습니다.
저는 결혼 10년차입니다. 아니 반대하는 결혼(제가 남편보다 5살 연상입니다)으로 둘째 임신을
하고서야 결혼식을 올렸으니 결혼 5년차라 해야 하나요..??
오늘은 둘째의 재롱잔치날이었습니다. 해마다 시댁 식구들을 모시고 갔는데 올해는 사정상
식구들 끼리만 갔네요. 가는 도중에 시어머니 전화가 왔습니다. 사실 같이 못가면 섭섭해 하실터라
재롱잔치날을 말씀도 못 드렸구요.
1월1일에 신년인사로 통화하고 2일에 찾아뵙고 나서는 처음 통화하는 거였습니다..
평소에 1주일에 한번은 안부전화를 하기 때문에 아침에 남편에게 시댁에 전화한지가 오래 되서
신경쓰인다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만큼 아직도 시댁이 편하지 않다는 뜻이지요..
시어머니의 예의없는 말에 상처받은 적도 많아요. 예를들면 여름에 감기 걸린 저에게 개도
안걸리는 감기를 걸리냐며 너는 개만도 못하냐는 말...어렸을때 변비가 심했던 첫딸을 보더니 니가
애낳는것 보다 힘들게 변을 본다는 말(저는 첫애가 역아라서 수술을 했어요)등등 본인은 그냥하는
말이지만 저에겐 상처되는 말들이 너무 많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전화 받는 순간 부터 본인은 첫째만 보고 싶다면서 바꾸라며 냉냉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더니 저에게 너는 왜이리 전화를 안하냐부터 시작하면서 너는 내가 죽었다해도 전화를 안하니
모를꺼라고(시어머니는 올해 62입니다) 저에게 큰소리로 말씀을 하십니다.
(저 10년 맞벌이 하면서도 여태까지 1주일에 한번 꼬박 꼬박 전화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제가 핑 나사가 나갔습니다. 옆에 남편도 있었고 다른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말씀마시라며
실제로 그런일이 일어나면 어떡하느냐면서 저는 그런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면서 더 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더 어머니에게 따지 듯이 얘기했습니다.
저희 어머니 놀랬는지 아무말 못하다가 농담인데 자식에게 그런말도 못하냐고 하십니다.
어른이 지나가는 말로 하는 얘기를 따박 따박 대꾸한다고 합니다. 저보고 그렇게 말 잘하는지 몰랐다고
너는 많이 배워서 말도 그렇게 잘하냐더니 앞으로 상전모시겠다고 예~예~하면서 먼저 끊어 버립니다.
그이후로는 전화도 받지 않습니다. 남편은 너무 좋습니다. 가정적이고 저에게도 잘하지만 또한 너무 효자입니다.
저도 그 이후로 마음이 편치 않아 가시방석이고 표현 하지 않지만 남편은 더욱 심난해보입니다.
저만 조금만 참았더라면 그전에 하듯이 예~예~하였다면 오늘밤도 편안한 하루가 되었을텐데..다른일로는
참을만 한데 가끔씩 말한마디 실수한다고 시어머니께 그럴 필요까지 있었을까 ..자책감도 듭니다.
시어머니가 그렇게 싫은건 아니었는데 이일로 돌이킬수 없는 실수를 한 것 같아 저또한 마음이 심난하구요..
올해 마흔이 되었는데 왜이리 현명하게 행동하기 어려운지요.. ?? 감정을 추스리고 어머니께 조신하게 말씀
드렸다면 이 사단까지 나지는 않았을텐데...
무엇보다 남편에게 미안해서 마음이 더욱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