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아들)가 어려서부터 가만히 있지 않고, 말도 많고, 고집도 세더니
이제 초등4학년 되는데, 여전히 말 잘 안듣고, 남 생각 잘 안하고,
키우기다 넘 힘들어서 하소연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육아서를 몇 권 읽어봤는데, 저희 아이는 기질적으로 the difficult child라고
까다로운 아이라네요.
아직은 어려서 제가 강하게 나가면 시키는 일을 하기는 하는데, 조금 더 커서 사춘기 되면
제 말이 먹히지 않을테니 걱정이 됩니다.
어른이 한마디하면, 수긍하고 듣는 것이 아니라, 말대꾸 하고(자기 나름대로 논리와 이유가 있음),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공감능력', '역지사지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본인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만 중요해서 정작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해요.
본인이 가장 큰 것을 먹어야 하고, 하기 싫은 것은 너무나도 하기 싫어합니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말고, '남'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라고 누누히 이야기 하는데,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네요.
가끔 좀 눈치가 없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도 들고요.
잘 모르는 주변분들은 아이가 똑똑하다, 똑부러지게 말 잘한다.(자기가 좋은 것, 싫은 것 분명하고, 나름 말이 되는 이유를 대가며 주장하니까)면서 놀랍다는 반응인데, 엄마인 저는 키우기가 참 힘들거든요.
눈치라는 것은 타고나는 것이 클 텐데 저희 아이는 자기 욕심이 먼저라 남 눈치 살피는 것은 생각도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감정표현이 거의 없는 가정분위기에서 자라서 무던하고 담담한 성격을 가졌어요.
좋게 말하면 차분한 성격이고, 나쁘게 말하면 좋아도 좋은 척 안하고, 기분 나빠도 그냥 넘기구요.
가부장적인 아빠, 그런 아빠에 주눅들어 사신 엄마 밑에서 장녀로 자랐고,
조그만 일에도 잔소리 하시는 엄마 때문에 정말 남에 눈에 띄는 행동 안하려고 조.용.히. 살았어요.
사춘기 이후부터 집에서 거의 말 안하고 산 것 같아요.
가족이 다함께 모여서 티비 시청한 기억도 없구요.(아빠가 드라마 같은 건 왜 보냐고 하셨거든요. 뉴스와 스포츠만 보심)
게임을 하거나 하다못해 윷놀이를 한다던지 함께 웃고 떠들고 했던 기억도 없어요.
제 감정이 메말라 제 아이도 감정이 모자란 것이 아닌가 싶고,
반면, 어찌보면 정상범주에 있는 아이인데 제가 너무 조.용.히. 자라와서 제 아이의 고집세고, 무난하지 못한 성격을 제가 못 참는 것이 아닌가도 싶구요.
이제 11살인데, 저희 아이를 도와주고 싶어요. 남들에게 사랑받고, 무엇보다 저희 아이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저희 아이 같은 자녀 두신 분들 안계신가요? 저 좀 도와주세요. 제가 변해야 아이도 변할텐데 어찌하면 될지 모르겠어요.
저와 제 아이가 과연 변할 수 있을까요? 꼭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