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보니 새끼 길냥이가 기침을 더 심하게 합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재채기를 심하게해요. 사실 이젠 그만하자고 생각했는데 눈 앞에서 어린게 아파하니 그냥 외면하기 힘들더군요. 게다가 이 녀석이 이제 제가 나쁜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도망도 안가고 나가면 박스안에 있다 쪼르르 나옵니다. 만지면 그릉그릉하구요.
오늘 아침 어차피 죠오지 보러 동물병원가야해서, 고생시키고 나중에 데리고 가느니 지금 데려가는게 낫겠다 싶어서 가는 김에 데려갔어요. 얼마나 얌전한지 잡아서 케이지에 넣을 때 발버둥도 안치고, 가는 내 내 한번 울지도 않아요..재채기만 하죠. 이런 냥이는 첨 봤습니다.
지니는 어제 전화도 하고 새벽 1시에도 이멜을 보내면서, 죠오지 때문에 울고있답니다. 눈에 안 보이는 상태니 더 걱정되고 또 미안한거겠죠. 여행 떠날때도 좀 이상했는데 그냥 떠난거니까요. 내일 죠오지에게 들리겠다고 하니, 얼마나 가족들이 널 사랑하는지..그리고 지금 떠나야만 한다면 우린 널 잊지 못할거라고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죠오지를 보니 기운은 없어 보였지만, 소변을 다 제거해서 그런지 많이 편안해 보였어요. 그제 밖에서 만났을땐 눈에 촛점도 거의 없는 듯 했고 무슨 약을 먹은 듯 의식이 없어 보였거든요. 그래서 전 처음에 이 녀석이 못 먹을 걸 어디서 먹고 그렇게 토하는 줄 알았거든요. 제가 죠오지야 아줌마 왔다 그러면서 만져주니까 알아보고 골골 댑니다. 못 알아 듣겠지만, 한국말로 말해줬어요. 지니가 전해 달라는 말과 함께 괜찮을 거고 아줌마가 또 올테니 걱정말라고.
문제는 이 녀석이 먹이를 먹지 않아요. 오늘 강제로 조금 먹였다는데 일단 뭘 먹어야 될 듯 싶어요. 그래도 위험한 고비를 넘겨서 다행이예요.
그리고 새끼 길냥이를 검사하는데..이 녀석이 다른 길냥이들이 그렇듯 귀가 벌레에 감염됐고 또 벼룩도 있고요.. 호흡기 감염이랍니다. 그래서 캔을 줘도 다른 땐 잘 먹었는데 어리버리 한 듯 하고 안 먹었거든요. 코가 막혀서 그렇답니다. 우리집 냥이들은 주사를 다 맞아서 새끼 고양이를 안에 집 안으로 데려와서 치료를 해 줘도 된다고 했는데 문제는...피 검사를 하니 류키미아, 그러니까 고양이 백혈병에 걸린걸로 나왔어요.
체력이 강하면 병과 싸워 살아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앓다가 죽는건데요.. 6주후에 다시 한번 검사해 봐야하고 그 때 음성반응이 나오면 괜찮은거래요. 지금 감기도 류키미아 때문일수도 있다네요.
밖이 일단 너무 춥기도 해서 며칠 병원에서 열심히 좀 치료받고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지금 저 상태로 데려와 밖에두면 호전 될 기미는 더더욱 보이지 않아서요. 전 이 녀석이 많이 어려 잘 입양이 될거같아, 기초적인 것만 해 주고 동물 보호소에 데려다 줄까 했는데, 류키미아 양성이면 가자마자 안락사라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의사 말로는 새끼고양이가 약 2-3개월 된 듯 하다고 해요.
그런데 꼬리잘린 길냥이 태비..이 녀석이 또 이 새끼 길냥이와 서로 의지하고 잠도자고 그런데, 새끼 길냥이가 류키미아면 전혀 백신도 맞지 않은 태비 길냥이도 감염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어쩌면 이 놈도 이미 감염일지도 모르고 FIV일지도 모르죠. 털이긴 페르시안 까만 냥이도 길냥이임에 틀림없는데..춥고 눈에 털이 계속 망가져서 볼수가 없는 상태로 밥먹으러 오고 있어요. 이 녀석이야 말로 목욕시키고 나면 너도 나도 데려가겠다고 할 지 모를 정도로 예쁜데 말이죠.
참..여기저기서 난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