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랑 죽 살다가 새로 맞이한 둘째 때문에 마음고생 했던 집사입니다.
제목에 파양 같은 안 좋은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82님들에게 꾸지람도 많이 듣고
그 와중에 속상한 마음 알아주시고, 보듬어주신 많은 분들 리플에 도움도 받았습니다.
귀한 시간 쪼개서 답글달아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아무리 지쳤더라도 파양 같은 걸 고민했던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고,
경험담 올려주신 것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마음 다잡아 두 달이 지났어요..
사료는 두 녀석 그릇에 동일하게 부어 놓고 먹는 과정에 제가 일절 터치하지 않았구요
간식은..여전히 둘째 녀석이 독차지하려고 해서 첫째는 제 책상에 올려놓고 먹이고
둘째는 잠시 밀어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첫째가 다 먹고 둘째에게 간식 줄 때는 최대한 쓰담쓰담 해주면서 나름 메세지를 보내려고 해봤습니다.
너도 나한텐 소중한 고양이다..안 뺏어 가니까 천천히 먹어..
그렇게 했더니 허겁지겁 먹고 토하는 증세는 많이 없어진 거 같아요.
아직 간헐적으로 물거나 발톱 조절이 안 되는 문제는 있는데요..ㅠ.ㅠ
(타자 치는 제 왼손 손등에 발톱 박힌 자국이...^^;;)
그럴 때마다 쓰다듬거나 놀아주던 걸 완전히 중지하고 '나 화났어!'라고 어필했습니다.
그렇게 두 달 정도 지나니..
자기밖에 모르던 천덕꾸러기 둘째가 조금 얌전해졌네요..
예전에는 간식 퍼줄 때 테이블에 뛰어든다거나, 그릇을 들이받아서 엎어버린다거나 하지만
이제는 가늘게 울면서 절 바라보고 가만히 기다릴 줄 알게 되었네요.
그릇을 놓아주기 전에 덤벼들려고 하는 건 여전하지만,
전처럼 저를 물어버리려고 하는 것보다는 고르륵 거리면서 보챈다는 느낌이 강해졌어요.
예전엔 뭐가 마음에 안 들면 제 바지나 점퍼에 뛰어들어 발톱으로 할퀴어 놓기 일쑤였는데
그런 것도 많이 줄어든 편이구요.
이젠 컴퓨터하는 제 발등에 턱을 올려놓고 콜콜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제가 노력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