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ㅂㄱㄴ 즐푸세...허망하게 날아가 버린 좌변기의 꿈

또 다시 허망 5년 조회수 : 2,132
작성일 : 2012-12-26 12:58:27
우리집은 이제 언제 비데로 바꾸나 ㅠㅠ

( 좌변기의 꿈 )

저 멀리 아프리카엔 가상의 나라 ‘누리공화국’이 있다.
인구 450만명의 조그만 나라인데,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누리공화국은 돈을 많이 버는 몇몇 기업 덕분에 비교적 높은 1인당 국민소득을 자랑한다. 안타까운 점은 국민소득의 절대다수를 몇몇 기업주와 부자들이 가져가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극빈층이라는 것. 부자들은 비데가 설치된 좌변기에서 안락하게 일을 보는 반면, 98%는 푸세식 화장실에서 일을 본다. 하체가 튼튼해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푸세식 변소의 결정적 단점은 기생충을 확산시키는 거였다. 열대국가답게 누리공화국은 강우량이 많은 편인데, 비가 오는 날이면 푸세식 변소에 쌓인 변이 밖으로 나와 거리에 뿌려진다. 그 변 안에는 온갖 종류의 기생충알이 들어 있어, 위생이 안 좋은 그 나라 사람들은 쉽게 기생충에 감염된다. 누리공화국에서 37년째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국밥을 아무리 맛있게 만들면 뭐하겠노? 기생충들이 다 먹어치우는데.”

누리공화국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일은 당연히 푸세식 변소를 좌변기로 바꾸는 것이다. 신기한 건 공화국 추장 선거 때마다 ‘전 가구 좌변기 교체’라는 공약을 내건 후보가 나서지만, 사람들이 그 후보를 뽑지 않는다는 거다. 오히려 그들은 ‘부자가 더 잘사는 나라’를 외치는 후보에게 투표한다. 누리공화국에서 37년째 국밥집을 운영하는 아까 그 할머니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말씀하신다. “선거 때만 되면 이상하게 변기 생각을 못하게 되더라고. 그것보단 이웃나라가 우리를 쳐들어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만 들어.” 몇몇 과학자들은 누리공화국에서 벌어지는 이 기현상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중 눈이 작은 과학자 한 명이 이유를 알아냈다. 자기 정체성과 반대로 투표하는 유권자들이 유시노이데스라는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었던 것.

유시노이데스는 보통의 기생충과 다른, 독특한 생활사를 영위한다. 대다수 기생충이 채소에 묻은 알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반면 유시노이데스는 각 가정에 배달되는 신문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된다. 유충 상태로 신문지에 묻어 있다가 신문을 보는 사람의 손가락 피부를 뚫고 들어간다는 게 학자들의 말. 사람 몸에 들어간 유시노이데스는 혈액을 타고 뇌로 가는데, 거기서 숙주가 죽을 때까지 평생을 잠복한다.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 않아 당사자는 기생충에 걸린 줄조차 모르지만, 최근 연구결과 이 기생충이 사람의 판단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유시노이데스에 걸리면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며, 이웃 나라에 대한 적개심이 증폭되는 묘한 현상이 발견됐다. 일상생활에는 별로 지장이 없지만, 추장을 뽑는 선거 때마다 증상이 심해져 좌변기의 꿈을 번번이 좌절시켜온 것. 지난 선거 때도 누리공화국 국민들은 ‘강바닥을 깊게 파놓을 테니 강물에다 용변을 보세요’라고 주장한 후보에게 아낌없이 표를 던졌고, 그 후보는 추장에 당선된 뒤 전 가구에 좌변기를 설치할 수 있는 돈으로 강바닥을 원없이 파댔다. 제 정신으로 돌아온 누리공화국 국민들은 “아이고, 저 돈이면 좌변기에 비데까지 달 수 있겠네”라고 안타까워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시간이 흘러 또다시 선거철이 다가왔다. 유시노이데스가 어김없이 활동을 개시한 덕분인지 이번에도 좌변기로 바꿔주겠다는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좌변기 타령은 그만하고 이제부턴 푸세식 화장실을 즐기라는, 소위 ‘즐푸세’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비데까지 달아 주겠다며 표심을 사로잡았던 후보가 사퇴해 양자대결이 되었건만, 민심은 돌아설 줄 모른다. 37년째 국밥집을 운영하는 아까 그 할머니에게 왜 그 후보를 지지하냐고 물었다. “변이야 어디서 본들 뭔 상관이겠소? 이웃나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그런 추장을 뽑는 게 중요하지.” 그 나라 국민들이 좌변기에서 일을 보려면 유시노이데스라는 기생충을 치료해야 하건만, 아쉽게도 뇌 속에 있는 기생충을 없애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더러운 신문을 끊고 깨끗한 신문을 보는 게 추가적인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다. 그 국밥집 할머니는 살아생전 좌변기에서 일을 볼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출처: 단국의대교수 서민(경향신문)
IP : 118.40.xxx.4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키리쿠
    '12.12.26 1:01 PM (218.238.xxx.157)

    재밌네요.
    링크해주심 좋겠어요.

  • 2. 부산아짐
    '12.12.26 1:04 PM (122.47.xxx.81)

    재미지네요.
    살아생전 좌변기에서 일을 볼 수 있을까ㅠ

  • 3. 원문
    '12.12.26 1:04 PM (118.40.xxx.4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2112122535

  • 4. ㅋㅋㅋ
    '12.12.26 1:26 PM (39.112.xxx.208)

    그러게요. 좌변기엔 평생 못 앉을수도 있겠네요. ㅎ

  • 5. 뒷북
    '12.12.26 1:30 PM (211.36.xxx.31)

    저 자들은 허구헌날 좌변기는 좌빨들이나 앉는거라고 그러잖아요.

  • 6. ㅋㅋ
    '12.12.26 1:35 PM (58.235.xxx.231)

    나 좌빨인가봐~~~

  • 7. 한국인들은
    '12.12.26 1:38 PM (110.32.xxx.20)

    한국인들은 좌변기에 앉아 비데 쓸 주제가 안 되는 국민들이옵니다 호갱님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1984 아이오페 선파우더요.. 부자 2013/01/28 677
211983 동탄사는 아짐....삼성 미워요. 47 ss 2013/01/28 16,081
211982 수미칩 좀 얇아지지 않았나요? 실망 2013/01/28 603
211981 너무 하향지원 ㅠ 1 2013/01/28 1,342
211980 정말 기분나쁜 전화를 받았어요. 24 오늘일 2013/01/28 10,402
211979 아 족욕기....한달째고민중 ㅠㅠ 10 ,,, 2013/01/28 6,011
211978 뭐가좋을까요? 1 명절선물 2013/01/28 359
211977 모터백이 생수를 마셨어요 우째요(도와주세요) 1 ㅠㅠ 2013/01/28 1,179
211976 이 정도 물건 드림하면 가져가실까요? 3 이사해요- 2013/01/28 1,184
211975 탑층은 다 저희집같이 춥나요? 15 꼭대기 2013/01/28 5,159
211974 교환학생의 수업료를 계산해야 됨돠~ 1 연말정산 2013/01/28 615
211973 만두 어떤가요 4 봉하마을 2013/01/28 968
211972 헉,왼쪽 배너에 수입산 쇠고기 광고인가요? 8 dma 2013/01/28 1,094
211971 나도 이제 모두 버리고 어딘가로 훌훌 떠나고 싶다. 세상만사 2013/01/28 967
211970 서울에 있는 레지던스 중에 혹시...공기좋은 곳 있을까요? 8 푸른콩 2013/01/28 2,322
211969 지금 케이블에서 걸어서 하늘까지 드라마하는데요 5 김혜선 2013/01/28 1,156
211968 이번달 가계부 공개해요 39 나도 쓰고 .. 2013/01/28 4,693
211967 모두투어 앙코르와트 패키지 가보신분 있나요? 9 여행사랑 2013/01/28 4,608
211966 성북구청에서 부모를 위한 강좌를 해서 알려드려요 성북구 2013/01/28 529
211965 대학교 3학년 아들은 집에서 어떤 존재인가요? 5 요플 2013/01/28 2,054
211964 시어머니와의 관계...내가 변해야한다?? 12 2013/01/28 4,416
211963 땜에 못살겠어요~어디서들 구매하시는지 팁좀 부탁해요~ 1 13살 딸래.. 2013/01/28 948
211962 나를 속이는 사람들 2 장사 2013/01/28 1,103
211961 평택에서 태백 가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1 눈꽃축제 2013/01/28 1,435
211960 입으로 숨을쉬고,맨발로 흙을밟고~ nnn 2013/01/28 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