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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패권주의

정의가 강물처럼 조회수 : 989
작성일 : 2012-12-22 11:15:33

퍼온 글입니다.

 

"이 고장은 신라 천 년의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는 고장이지만
이 긍지를 잇는 이 고장의 임금은 여태껏 한 사람도 없었다.
박 후보는 신라 임금의 자랑스러운 후손이다.
이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이 고장 사람을 천 년만의 임금으로 모시자."

1963년, 제 5대 대통령 선거.
대구 수성천변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장에서
박정희의 최측근인 국회의장 '이효상'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효상은 '지역분열주의자' 였습니다.

이효상은 이후에도 총선이나 대선 등 선거 유세때마다

"경상도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우리 영남인은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된다"
라며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숱한 망언을 양산해 냈습니다.

제 5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

박정희 46.6%, 윤보선 45.1%. 15만표차
윤보선은 '송요찬'과의 후보통합으로 이익을 얻기는 커녕,
송요찬의 후보사퇴가 제대로 보도되지 않으면서
투표지에 송요찬이 그대로 인쇄된 채 투표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송요찬이 얻어낸 60만표가 그대로 무효표 처리 됨으로써
석패를 하고 맙니다.

당시, 지역판세는 '여촌야도' 라고 해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도시지역은 윤보선이 강세.
영남과 호남은 박정희가 강세.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가까운 충청지역은 윤보선의 약보합강세 정도 였습니다.

박정희는 호남에서도 완승을 거뒀고
그 중, 전남지역의 표차는 32만표 차이로
박정희가 57% 윤보선은 35%를 얻었습니다.

전북지역에서도 박정희의 득표율은 49%였고,
윤보선은 41%였습니다.

조선 말엽, 고종때의 경상도 인구는 152만명,
전라도의 인구는 108만명이었습니다.

일제시대 초기, 1910년의 경상도의 인구는 295만명, 전라도는 250만명
일제시대 중기. 1920년의 경상도 인구는 380만명, 전라도는 315만명 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슨일이 생겼는지 1925년의 경상도 인구는 350만명으로 줄고
전라도의 인구는 500만명으로 폭증합니다.

이때의 자료를 들고, 일제시대에는 전라도가 더 인구가 많았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틀린 것입니다.

당시의 인구증가율을 곱해서 추정하면
경상도지역에서 징용으로 고향을 떠나게 된 사람들은
적게는 수십만에서 많게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100만명에 이릅니다.

일제시대 말기, 1944년의 통계에서는
경상도 490만명, 전라도 335만명.

해방 직후인 1949년에는 경상도 634만명, 전라도 510만명.

6.25직후인 1955년 통계에서는 경상도 710만, 전라도 525만명이 됩니다.

대한민국을 강제 점령한 일제는 두가지의 식민지정책을 펼칩니다.
곡창지대인 전라도에서는 식량 수탈을
대륙진출의 발판이며 인구가 많은 경상도 지역에서는
징용과 회유책을 동시에 썼습니다.

경상도 사람들을 징용하여 함경도나 강원도, 전라도지방으로
또는 일본과 만주등 해외로 보냈습니다.

본격적인 수탈을 당하던 당시의 전라도는
당시 최고 부자들이 포진해 있었습니다.

조선의 세금 55%가 전라도에서 거둬졌다는 것은 그 증거입니다.

그렇게 넉넉한 살림살이를 가지고 있던
전라도 사람들은 일제의 수탈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당시 식량은 목숨보다 귀중한 것이었으니까요.

물론, 경상도지역의 징용도 극악무도한 일제의 만행이었지만,
동시에 회유책도 함께 쓰고 있었기 때문에
징용가면 밥은 준다고 생각했던 전라도 사람들의 불만은
사그라 들 줄 몰랐습니다.

불만 많은 전라도 사람들을 깽깽이.
식량이 없던 경상도 사람들을 보리문딩이 라고 부르게 된 것도
이때부터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일제 말엽, 일본이 전쟁에서 패할거라는 소문이 돌고,
조선에 대한 지배관리도 소홀해지면서 하나 둘씩
타지역으로 징용갔던 경상도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하고
드디어 해방, 남은 경상도 사람들도 대부분 고향을 찾아 되돌아 옵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미국 정부는 박정희에게
조속한 민정이양을 요구합니다.

1963년, 제 5대 대통령 선거.
마음속으로만 가지고 있던,
깽깽이 대 보리문딩이, 지역주의의 본격적인 태동은
수도권에서 윤보선에게 완전히 밀려버린 박정희의 지지율 때문이었습니다.

선거유세가 한창일때, 윤보선의 최측근 중 한명이
"경상도에 빨갱이가 많다" 는 이상한 말을 한 것이
경상도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역풍을 맞기 시작하고
그 틈을 타 박정희의 최측근인 대구출신 이효상이
본격적으로 지역색을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선거의 결과는 초박빙. 15만표차. 사상유래없는 근소한 차이로
박정희가 대한민국 5대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습니다.

서울과 경기에서의 엄청난 열세는
경북과 경남 전남과 전북에서 모두 완승하며 뒤집어집니다.

서울과 경기의 유권자 수. 310만명, 박정희 31%, 윤보선 62%.
영남의 유권자 수. 335만명 박정희 58% 윤보선 33%
호남의 유권자 수. 270만명 박정희 55% 윤보선 37%

호남 사람들은 경상도 지역이 이효상의 계략에 따라
지역색을 갖추기 시작할때마저도 큰 관심 없이
박정희를 지지합니다.

하지만, 이후 선거부터
공화당의 정치인들은 경상도의 63년 대선 대반전을
기억해냈고,

"박 대통령은 경상도 대통령 아이가."

"문둥이가 문둥이 안 찍으면 어쩔끼고."

"경상도 사람 쳐놓고 박 후보 안 찍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라."

"1천만 명에 가까운 경상도가 주동이 되고
단결만 하면 선거에 조금도 질 염려가 없다."

"경상도에서는 쌀밥에 뉘 섞이듯
야당표가 섞여 나오면 곤란하니 여당표 일색으로 통일하자."

"우리 지역이 단합하여 몰표를 밀어주지 않으면
저편에서 쏟아져 나올 상대방의 몰표를 당해낼 수 없다"

이런 망발을 공공연하게 선거에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망언들은 당시 박정희의 반공애국주의와 맞물려
전라도 지역을 빨갱이로 내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찾아온 한국의 산업화 시대.

박정희 정권은 재임 18년동안 전라도 출신의 관료는
단 한명도 기용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관료와 권력자들이 많은 경상도에
공장들이 차례대로 지어지지 시작했고,
당시 공장은 곧 발전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리고 혁명적인 정치가, 김대중이 등장하면서
박정희의 라이벌이 됩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자기네 출신인 박정희와
라이벌인 김대중을 동일선상에 놓기도 싫어했고,
또 다시 김대중을 빨갱이로 몰기 시작합니다.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고,
국토를 동서로 가르며 전라도를 교통오지로
경상도를 빠른 혁신 도시로 발전시킵니다.

1960년의 인구 통계..
경상도 820만, 전라도 590만으로 전체인구의
각각 32%와 24%를 차지하던 인구 비율은
1970년, 경상도 30%, 전라도 20%인 930만명 대 630만명이 됩니다.
경상도의 2% 와 전라도의 4%는 서울 및 경기로 대규모 이동을 시작합니다.

1971년, 제 7대 대통령 선거.

박정희와 김대중.
전체 득표율 54% 대 46%
김대중은 수도권과 전라도 지역에서
박정희는 경상도와 강원, 제주, 충청에서 승리합니다.

전라도에서 35.9% 대 66.1% 김대중 승
경상도에서 71.8% 대 28.2% 박정희 승

지금의 지역 몰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박정희가 죽고, 5.18 광주항쟁.

5.18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군부독재에 항거하다가 죽어갔는데,
이 몹쓸 지역주의는 도저히 넘으면 안되는 선을 넘어버립니다.

전두환은 5.18 간첩론을 유포하고
경상도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본격적으로 따돌리기 시작합니다.

억울하게 자식, 아버지, 친구, 이웃이 죽어간
전라도 사람들은 빨갱이라는 누명까지 뒤집어 쓴 채
폭도로 내몰립니다.

그리고 6월 항쟁.
다시 투표권은 국민에게 주어지고
87년 15대 대통령 선거.

노태우 36.64%
김영삼 28.03%
김대중 27.04%
김종필 8.06%

본격적인 3김 시대.

김대중은 광주를 비롯한 전라도 지역에서 90%의 득표를 보입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전라도 지역의 몰표를 보며
공산주의에서나 있을 수 있는 투표율이라고 혀를 내두릅니다.

하지만, 전라도 지역의 사람들은
이유없이 죽을 수 있다는 경험때문에 모두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농사짓는 할아버지부터 시장에서 행상을 하는 할머니까지.
모두 정치가 곧 삶임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전라도 지역의 높은 정치관심도는 5.18 광주 항쟁으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87년 대선에서 노태우와 김영삼, 김대중이
경상도 지역에서 얻어낸 득표율을 보면 각각
부산 32% ,56% ,9%
대구 70%, 24%, 2.5%
경북 66%, 28% 2.3%
경남 41%, 51%, 4.5%
를 얻어냅니다.

물론, 김대중은 전라도 지역에서 88.5%라는 기록적인 득표율을 보입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몰표를 준 전라도 지역이 공산당에서나 나올 법한
득표율이라고 손가락질 했던
경상도 사람들의 주장은 허구가 됩니다.

경상도 출신 노태우와 김영삼으로 표가 갈려서 나뉘어졌던 것이지
둘의 득표를 합치면 92.4%라는 기록적인 득표율이 되기 때문입니다.

87년 대선은 지역패권주의의 고착화 단계입니다.
이후로 92년,97년,2002년,2007년, 그리고 엊그제 2012년.

선거때마다 이미 고착화된 지역투표는
대한민국 타지역 국민들의 희망을 빼앗는
패악의 극단으로 치닿게 됩니다.

아무리 뛰어난 정치가가 등장해도
그 지역에서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아니면
절대 당선 될 수 없습니다.

왜냐?.

2010년의 경상도 인구는 1,300만,
수도권의 영남향우회 1,000만

보수적으로 잡아도 대한민국의 40%.
2000만명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2006년 5월 제4회 지방선거.

부산 금정구 구의원 선거에 한나라당의 모후보가
후보로 등록한 뒤
이상하게도 단 한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고 유세도 하지 않습니다.
민주당 후보자는 한나라당 후보자가 자만하다가는
큰 코 다칠꺼라며 열심히 선거 유세를 하고 다닙니다.
그러나, 결국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됩니다.
그런데, 또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당선된 후보가 당선 이후에도 한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사건의 내막은 충격적입니다.
후보의 부인이 실종된 남편을 대리등록 했고,
당선된 후보는 이미 후보등록 나흘전에
야산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유세를 펼쳐도
아무리 열심히 민심을 헤아리고
대의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해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뛰어다녀도...

그 지역 출신이 아니면,
그 지역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아니면
절대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
지역패권주의.

유시민은 그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진보의 집권은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2007년 유시민은 대구로 내려갑니다.
어차피 떨어질꺼라는 걸 알면서도
혹시,
그래도 혹시,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까.
사람들은 긴가민가 하기도 하고
손가락질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지역주의의 비밀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혹시나 하는 작은 기대를 걸어봅니다.

그가 깨주지 않을까...
혹시나 깨진다면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있어.

결과는 낙마.
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정치는 곧 삶이고
희망이자, 미래입니다.

대한민국의 정치를 골빈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는
이 몹쓸 지역패권주의의 시작은
삼국시대도 아니고, 조선시대부터도 아닙니다.

일제가 통치를 위해 두가지의 다른 정책을 편 것이
우리끼리 자중지란이 일어나 감정을 상하게 했고,

불과 50여년전인 1963년에 단 한명의 정치인
'이효상'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입니다.

이 지역패권주의는 민주주의의 꽃인
국민투표를 병들게 합니다.

원적자를 포함하여 대한민국 인구의 40%인 경상도.

결국, 경상도를 제외한 나머지 국민들은
경상도의 대표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들러리를 설 뿐입니다.

수도권 인구가 더 많지 않냐고요?
수도권에서 선방하면 이기지 않냐고요?
아닙니다.

수도권은 기반 자체가 없는 구조입니다.
서울, 경기의 2,000만은 원적자 비율이 20%도 되지 않습니다.

특히 서울은 원적자 비율이 5%도 안됩니다.

1,700~1,800여만명은 외지에서 이주해 온 이주민입니다.

97년 대선처럼, 이인제가 등장하여 표를 나눠 놓지 않는 이상,
2002년 대선처럼, 3위 인구비인 충청지역에 행정수도 이전같은
거대한 특혜공약을 나눠주지 않는 이상.

서울, 경기, 강원, 제주, 충청, 전라, 등의 지역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그저 경상도 나라의 대통령을 대신 뽑아주는 들러리를 설 뿐입니다.

경상도 분들도 이 불공평하고
모순덩어리인 상황 자체에 동의하기 싫으시겠죠?.

어차피 이기는 게임은 재미가 없지 않나요?

지역 패권주의의 처음 시작이 경상도 였듯이.

그 몹쓸 병을 치유할 유일한 지역도 경상도 입니다.

경상도가 내려놓지 않으면
경상도가 나서서 먼저 끝내지 않는다면
이 몹쓸 지역투표는 절대, 끝이 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모두를 미래에 대한 희망없이 멍들게 할 뿐입니다.

IP : 118.40.xxx.4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궁여인
    '12.12.22 12:11 PM (183.101.xxx.3)

    정리가 잘 되어있고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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