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31살되는 여자사람입니다.
올해로 대선 3번째이구요, 지금 많이 읽은 글에 올라 와있는
"미국 운전면허도 있는" 그분과 동갑인..
미국면허증 있는 분의 글을 보며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미국면허증도 있고 영어도 잘하니 그만이라고..
제 20대에 주위에서 절 볼 때 제가 이랬겠죠? 제 20대는 이분과 똑같았습니다.
허나 이분의 글을 보며 제가 얼마나 부끄럽게 살았는지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정치에 이제서야 관심을 갖고 많은 분들의 글을 보며 공감도 하고 뭐지? 하는 의문도 갖고.
대선 결과 발표 이후 많은 친구들과 페북에서 카톡에서 대화를 많이 나누며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욕하실분도 있을겁니다.
20대엔 정치에 눈감고 나만잘살면 그만이야 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이나라가 어찌 돌아가던말던 이통이 한미FTA를 추진할때도 4대강을 추진할때도 뭐어쩌라고.
하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네 지금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번 대선으로 정치에 눈을 뜨고 제가 생각을 잘못하고 잘못살아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년부터 나꼼수를 들으며 느낀점은 과연 진짜일까? 하는 생각과 들으며 시간때우기에 좋다. 라는 생각뿐
현정부를 비판하거나 다음 대선에 누가 통이 될까 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어요.
전 이통 대선에 선거를 하지 않았으니까요.
이번 대선.
저희 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 모두 박 지지자 였습니다.
친구들과 대선전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이번대선엔 나도 내 소중한 한표 행사하리라 마음을 먹었고
제 소망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와 할머니는 움직이지 못했으나 어머니의 마음은 움직였습니다.
(전 아직 미혼입니다.)
대선날 아침 어머니께 카톡을 보냈죠.
앞으로 딸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엄마의 손주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소중한 한표 내어 주시라고.
딸들이 결혼해 손주를 낳고 나와 내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이라고.
엄마아빠야 이제 은퇴하고 자식들 용돈 받으며 살면 그만이지만 이젠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할 세상이라고.
네, 우리 엄마 제 카톡 한마디로 마음 움직이셨어요.
박을 지지하며 꿈쩍도 않던 민주당은 빨갱이다 라는 인식이 완전 마음속에 깊게 파여있던 엄마가.
할머니와 아버지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어쩌겠어요.
고 육영부인을 보고 박을 지지하고 그 어머니 밑에서 배운게 많을것이라며 지지하셨던 두분.
안타깝습니다. 어쩔수 없습니다 이젠.
할머니 아버지껜 죄송하지만 딸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며 마음 아프시길 바랍니다.
글을 쓰며 왈칵하네요. 정치에는 문외한에 정치에 정자도 관심이 없던 제가 이런글을 쓰고 있고
테어나 처음으로 나라걱정을 해봅니다.
전 82쿡에 와서 문 지지자 분들의 글을볼때도 박 지지자 글을 볼때도 정치적이 색이 다르니 서로 비판하고 헐뜯고..
왜들저러나 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내가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저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비난받을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허나, 근거가 있는 비판은 이나라를 성장시키는데 있어 아주 좋은 예가 된다고 생각해요.
독재자 딸이어서 무조건 싫다.
빨갱이 당원이라 무조건 싫다.
가 아닌 그 후보를 왜 싫어하는지 마땅한 근거와 주제에 걸맞는 비판으로
게시판과 댓글들이 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좀 더 근거 있는 비판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세요.
제가 페북에 나라 걱정하는 글을 몇자 올렸다가
제 글에서 친구들끼리 댓글로 싸우는 것을 지켜보며 느꼈습니다.
우린 아직 젊고 깨어있는 친구들이 있기에 실낱같은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통이 되고 5년 언제가나 했는데 임기 끝났잖아요 이제.
(물론, 전 이통때는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욕도 하지 않아요. 자격이 없으니까요)
대선이 끝나고 이틀 지났습니다.
이틀동안 저에게 친구들의 대화는 정말 많은 깨우침을 주었으며
제 자신을 다시한번 부끄럽게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5년.
똥인지 된장인지 맛봐야 한다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십니다.
네. 맛봅시다.
똥이면 버리고 된장이면 먹으면 그만이에요
이왕지사 이리 된거 어쩌겠습니까.
저 이번엔 선거도 했고 내 소중한 한표 찍었습니다.
박당선자가 앞으로 어찌 하는지 지켜볼겁니다.
토론때 그러니까 대통령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이 말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고 본인은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의 독재 정치를 뼛속부터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이말이 제일 무섭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나라가 걱정됩니다.
제가 역사에 얼마나 무지했는지 정치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
제 자신을 꾸짖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쓰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라도 쓰고 나니 속이 좀 시원해 지네요..ㅠ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알렉시 드 도크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