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제법 떨어진 신도시에 삽니다.
지어진 지 5년 이내라 길도, 아파트도 번듯번듯... 적당히 낡은것도 없지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가들도 있고
암튼 모든 것이 새거라
편하게 삽니다. 보이는 사람들도 고만고만한 아파트 이웃들... 딱히 대단한 부자도 아니고 가난한 사람도 아니고...
일이 있어서 가끔 근처 수원역을 나가거나 하면 길에서 구걸하는 분들을 종종 봐요.
마음이 아파서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천원짜리 한장이라도 주고 와요.
오늘은 교대역을 갔는데
이 추운 날에 지하철 역 내려가는 계단입구에 백발의 할아버지가 구걸을 하고 계신거예요.
마음도 아팠지만 한편으론 화도 나요. 뭐에 화가 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급하게 지갑 털어 천원짜리 몇 장, 그리고 따뜻한 베지밀 하나 사드렸어요.
보면 마음 아프고 가끔은 안보고 사는 게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도 들어요.
저희 동네는 신도시라 폐지 줍는 분들, 유모차를 보행기 대신해서 겨우 겨울 걸어다니는 할머니들, 노숙자들, 구걸하시는 분들, 껌이나 잡화 파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보이지 않거든요.
모든 게 번듯번듯하기만 하지요.
이런 곳에서 지내다가 가끔 시내를 나가면 너무 이질적인 느낌이에요.
대통령이 바뀌면 이런 분들 좀 나아질까요?
정말 나아지길 빌면서 절대로 당선되어선 안될 사람 막기 위해 꼭 투표해야겠어요.
쓰다보니 일기같아졌네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