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있으면 시어머니 칠순이예요.
삼남매 중 아들 둘은 결혼해서 초등 애들 두고 있고, 막내딸은 마흔 넘은 미혼이고요.
시댁 분위기는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서로들 성격이 안맞아 속으로는 좀 갈등이 있는 상태구요.
그래도 명절, 생신등 집안 행사에는 꼬박꼬박 모여 잘 지내고 있어요.
이런 분위기에서 이번 칠순에 1박2일 국내 여행을 온가족이 가기로 했어요.
맏며느리인 제가 결혼하고 16년동안 한번도 가족여행이 없었어요.
시어머니가 고집이 무척 세신데다 여행을 정말 안가시려고 해서요.
예약도 하고, 애들이 울어도 꿈쩍을 안 하시는 분이세요.
그러다 칠순을 맞아 간신히 어머니를 설득해서 1박만 하는 조건으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죠.
저는 시어머니와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평생 고생만 하셨고, 어쩌면 어머니와는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고, 시누이는 딸이니 말할 것도 없이 임하는 자세가
열심이구요.
그런데 둘째 아들인 시동생이 자영업을 하는데 우리는 모두 이 날 시동생이 당연히 가게문을 닫고
일찍 움직일 줄 알았는데 이 부부는 당연한듯이 가게문을 열고 점심까지 장사를 한 후 점심 먹고
출발 한다네요.
거리상 그 때 출발하면 저녁이 다되서 도착하겠지요.
겨울에 장사가 더 잘 되기는 하지만 만약 저라면 그래도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농사 지으시며
평생 힘드시게 삼남매 키워오신 어머니와의 처음이자 거의 마지막이 될 듯한 칠순 여행인데
하루는 문닫고 올 것 같거든요.
다음날인 일요일은 어차피 정기 휴일이구요.
제가 자영업 세계를 몰라 이러는 것 같기도 하다, 좀 못됐다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러네요.
돈이 절실한 상황은 아니구요.